일상의 알아차림 수행과 건강
문일수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의과대학 교수
어떻게 뇌 건강을 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까?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육체가 아무리 건강해도 치매와 같은 정신적 황폐가 오면 건실한 육체는 오히려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행복까지도 빼앗아가는 거추장스러운 몸뚱이가 될 뿐이다.
어떻게 뇌 건강을 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까? 다행히 뇌에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뇌신경세포 신생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바로 이…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 “매일 15분씩의 마음챙김 명상은 체력 훈련 못지않게 중요하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 1987~ )는 공격과 수비 양쪽의 기량이 모두 무결점으로 완벽하다고 평가받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완성형 선수이다. 지금까지 그랜드 슬램을 무려 21번 달성했고, 가장 오랫동안 세계 1위의 자리를 유지한 선수이기도 하다. 전성기가 지난 3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1년에는 연달아 세 개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해 나이를 초월한 건재함을 보여주었…
불교의 가르침, 정신분석의 빛이 되다
『불교와 정신분석』
내가 불교로부터 배운 최고의 가르침은 고통 속에서도 끝없이 ‘의미’를 발견하는 마음이다. 고통에 집착하고, 고통으로 인해 불현듯 비명을 지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고통 속에서도 뭔가 소중한 것을 배우며 깨닫고 싶어 하는 신기한 열정을 나는 불교로부터 배웠다. 과거에 붙들려 살지 않고, 허황된 미래를 꿈꾸지 않고, 오직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가짐도 불교의 눈부신 가르침이다.
이런 배움의 여정에서 『불교와 정신분석』은 커다란 영감을 준다. 이 책은 우리가 출신, 직업, 신분…
디지털 열반도 가능할까?
보일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메타버스가 불러온 새로운 인간 디지털 데이터 기술은 인간을 어디까지 변화시킬까?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호모데우스』에서 향후 기술 종교의 출현과 함께 인간의 욕망과 경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가 아닌 정보, 즉 데이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를 예견한다. 그 세계에서 모든 의미와 권위의 원천은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로 그 데이터로 구현된 세계가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이용하려는 인간이 메타버스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기 위해서는 자기 몸을 가상성에 적합한 …
서양의 마음챙김에 기반한 우울 치료 프로그램과 효과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릴 정도로 흔한 정서 장애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소홀히 다룰 경우 재발 위험성이 매우 높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매우 위험한 심리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 치료에서 최우선 치료법은 항우울제 요법과 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 CT)이다. 항우울제 요법은 복용 시에는 우울 기분의 감소 등 효과가 나타나나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률이 높으며, 항…
부처님이 된 아버지
박동성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박사 과정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 정호승의 시 「나팔꽃」 중
2018년 5월 21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는 심장이 칼로 긁히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날, 아버지의 사신(死身)은 나의 마음속 어두운 깊은 곳에 새빨간 상흔으로 새겨졌다.
그 핏빛 상처는 나의 마음을 갉아먹는 사신(邪神)이 되어 나를 어둠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가 죽어서 이 세상에 이미 없다는 슬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살아 있어서 이 세상의 어느 곳에서 계속 외롭게 떠돌고 있을 것 같다는 환각이 밤마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본 우울
최훈동 휴앤심명상상담연구소 소장
의학에서는 우울과 우울증을 구별한다. 이미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는 우울증과 조증을 구별해 기분이 들뜨면 조증, 가라앉으면 우울증이라 정의했다.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과는 구별된다. 정상적인 슬픔이나 우울한 정서와는 달리 2주 이상 지나도 회복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해 삶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우울증이라 진단한다. 인류의 15%(남성 5~12%, 여성 10~25%)가 우울을 앓는다고 하며 젊은 여성에 많고 전 연령기에서 발생한다. 정신과 진료실에서 불안증 …
환상에 빠지다
김태겸 수필가
코비드, 이름도 생소한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일상이 정지되었다. 강좌와 모임은 취소되고 지인들은 카톡방에서 연락을 주고받을 뿐이었다.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려웠다.
처음 몇 주는 집에 틀어박혀 흘러간 명화를 감상하거나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래 버티기 어려웠다. 몸과 마음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가벼운 우울 증세가 찾아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바깥 공기라도 쐬려고 마스크를 깊이 눌러쓰고 한강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아파트 단지에서 굴다리 밑을 지나 한강 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화엄의 사사무애(事事無碍)와 과학 이론
홍창성 미네소타주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山山水水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 문장은 당나라 임제 의현 선사의 선시(禪詩)의 한 부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성철 스님에 의해 잘 알려지게 된 멋진 구절이다. 세상사의 시시비비에 얽매이지 말고 산을 산으로 물을 물로 보면, 즉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면 그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는 가르침이다.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깊이를 뚫는 명료한 가르침에 철학의 논리 분석 방법론을 적용하려 시도한다면 선문(禪門)의 많은 분들이 뜨악해하겠지만…
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우울
권석만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우울이라는 심리적 상태 우리 인생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다. 뜻한 바가 좌절되었을 때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잃었을 때 상실의 아픔을 느낀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이 실패하면 좌절의 고통을 느낀다. 이처럼 상실과 실패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 우울(depression)이다. 불교 용어로 말하면, 우울은 사랑하는 대상과 헤어지는 애별리고(愛別離苦)와 추구한 것을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求不得苦)에 해당한다.
우울은 상실과 실패로…
산이 나를 평화롭게 하리라
신준환 동양대학교 산림비즈니스학과 교수
세상의 시비로 마음이 어지러운 날, 산에 올라 산수풍경을 바라본다. 이것저것 따지는 세상과 같이 여러 봉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고 산은 끝없이 흘러 아득한 경관을 펼친다. 그런 산봉우리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것이 높은 것 같다가 어떻게 보면 저것이 더 높은 것 같다. 내가 저 봉우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또 내가 얼마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는지에 따라 봉우리의 높낮이에 대한 느낌은 모두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것을 세상에서는 “내가 맞다”라고 서로 우긴다. …
나는 왜 불자인가
김성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수억 겁을 살아도 오늘 이 하루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오늘 이 하루는 세세생생 살아도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하루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하루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차 한잔을 하면서 TV 채널을 돌리다가 중국 드라마 <대명안찰사> 마지막 회 방영을 보게 되었다.
안찰사는 조선 시대 암행어사와 비슷한 직책이다. 황제의 명을 받고 절강성의 비리를 조사하러 갔다. 조사의 끝은 황제의 금위영을 이끄는 대장까지 이어진다. 안찰사와 금위영 대장은 동서지간이다. …
대승불교의 꽃, 돈오
수불 스님 안국선원 선원장
화두가 익어서 의심 덩어리[疑團]가 홀로 드러나 안팎이 한 덩어리가 되면, 단지 화두가 타파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시절 인연이 열리면 마른하늘에 벼락 치듯, 매미가 허물 벗듯,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홀연히 ‘댓돌 맞듯 맷돌 맞듯[築著磕著]’ 의심 덩어리를 타파하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마치 나무통을 맨 테가 ‘팍!’ 하고 터지는 것처럼 의심 덩어리가 깨져나간다. 그 통쾌함은 맛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가 훤히 밝아져서, 불조가 하신 말씀의 당처가 밝게 드러날 것이다…
발우 공양은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행동 양식
오충현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사찰림연구소 소장
야생동물이 살아가기 위해 일정한 서식처가 필요한 것처럼, 사람도 살아가는데 일정한 면적의 토지가 필요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토지 면적을 발자국에 비유해 만들어진 개념이 생태발자국이다. 생태발자국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2017년 글로벌 생태발자국네트워크라고 하는 단체가 생태발자국을 지구 차원에서 측정한 결과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지구가 1.7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인류는…
2022년 11월 화요 열린 강좌
장자를 통해 붓다를 만나다 - 장자와 붓다의 삶과 앎에 대한 통찰
저자 정용선(저술가)의 『장자, 붓다를 만나다』(빈빈책방 刊)
장자와 불법은 일면 구조적으로 유사한 구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법이 ‘부처의 눈(佛知見)’을 지향한다면 장자는 ‘하늘의 눈(照之于天)’을 권합니다. 장자를 통해 선불교를 만나고, 선불교에 매료되어 여러 조사의 다양한 어록들을 보며 공부하다가 불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저자를 초청해 불교 철학과 장자 철학을 엮어 철학적 논의를 진행하며 사유의 유사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
우울의 불교 철학적 이해
한자경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
일체개고, 우울하지 않은가? 우리는 늘 즐겁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늘 괴롭지만도 않다. 맑은 날도 있고 구름 낀 날도 있듯이 우리의 삶은 때론 즐겁고 때론 괴롭다. 삶이 피곤하니 괴롭고 배가 고프면 괴롭지만, 피곤하면 잘 수 있는 집이 있어 즐겁고, 배고프면 먹을 수 있는 밥이 있어 즐겁다. 내게 없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괴롭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은 말할 수 없이 즐겁다. 수년간 고생해서 이룩한 시험 합격도 즐겁고, 온갖 난관을 뚫고 얻어낸 취업 성공도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