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욕구의 경계
원빈 스님 송덕사 주지, 행복문화연구소 소장
분쟁의 뿌리, 소유와 탐욕의 갈등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고, 세계 각지에서는 국지전이 진행 중이며, 강대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영향을 받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간 사회는 늘 분쟁과 갈등 속에 있었다. 개인 간의 다툼부터 국가 간의 전쟁까지, 분노는 끊임없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현대 한국 사회는 ‘혐오 사회’로 불릴 만큼 분노가 만연해 있다. 이 사회적 분노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숨기거…
욕됨을 참기 어려운 이유
이필원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교양융합교육원 부교수
‘욕됨을 당했다’고 생각할 경우의 예, ‘석가족의 멸망’과 관련된 이야기잘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욕되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정의로는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럽다’라는 의미다. 사극과 같은 드라마에서 ‘욕을 보이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역시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전적 정의를 바탕으로 욕됨을 보게 되면, 그 의미가 세 가지임을 알 수 있다. 첫째 부끄러움, 둘째 치욕(수치와 모욕), 셋째 불명예다. 이 세 가지 의미 가운데, 첫째는 나…
인욕, 무엇을 왜 얼마나 참아야 하나
윤원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불교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 고치기 위해 온갖 수행 방편 고안 흔히 불교는 수행과 깨달음의 종교라고 일컫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행은 자기 자신의 잘못된 점들을 고쳐서 올바른 상태가 되도록 갈고닦는 것이다. 불교에서 진단하는 우리의 잘못된 점의 핵심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이다. 모든 문제가 궁극적으로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하고, 그 점을 고치기 위해 온갖 수행 방편을 고안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는…
식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
남효창 숲연구소 이사장
나무는 고통과 안락함 또는 편안함을 일원론(monism)으로 풀어간다 식물과 동물은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선조를 갖고, 같은 물질을 활용하며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는 방식이 달랐다. 식물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충당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반면 동물은 근육질의 단백질을 만들 어야 했고, 바쁘게 쫓고 쫓겨야 하는 삶의 방식에서 근육세포와 신경세포의 발달이 필수적이었다. 그렇다고 식물이 반응하지 못한다거나 자기표현을 하지 않는 생존자란 말은 아니다.
나무란 식…
대승불교에서 보는 식물에 대한 인식
한자경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
식물은 업의 산물이 아니므로 윤회하는 중생에서 제외된다 불교는 살아 있는 생명체를 중생(衆生) 또는 유정(有情)이라고 부른다. 윤회하면서 여러 생을 살기에 ‘무리 중(衆)’을 써서 ‘중생’이라고 부르고, 통각 등 감정을 느끼기에 정(情)이 있다는 뜻에서 ‘유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불교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가 다 윤회하는 중생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은 분명 생명체이지만, 윤회하는 중생에서 제외되고, 유정으로서의 감정도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생명체인 식물이 왜 윤…
초기 불교에서 보는 식물에 대한 인식
이자랑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한국불교인문학과 교수
경전에 따라 불교의 시각 차이 있지만 초기 내지 부파불교에서는 식물을 생명체로 보지 않는 듯 사계절을 거쳐 변화해가는 식물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이나 동물과는 달라도 그들 역시 생명을 지닌 존재처럼 느껴진다. 겨우내 죽은 듯 메말라 있던 나무와 땅에서 연둣빛 새싹이 머리를 내밀 때 느끼는 초봄의 감동을 어찌 잊을까. 그뿐인가. 식물은 때로는 식량으로 때로는 건축 재료 등으로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최고의 이타행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식물에 생…
불교적 관점에서 본 식물의 생명성
민태영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강사, 한국불교식물연구원 원장
식물이 무정이었던 이유 유정(有情)과 무정(無情)의 개념은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불교에서 유정은 인간, 동물, 아귀, 지옥 존재 등 감정과 의식이 있는 존재이며 무정은 식물, 돌, 물 등 의식이 없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존재를 의미한다.
식물은 계율 속에서 생초목을 해치면 죄가 되었으며 함부로 밟거나 깔고 앉지도 남용하지도 말라고 하면서 생명체로서 인식되기도 했지만 생명의 태어난 방법을 나누는 방식 속에도 윤회의…
식물에도 불성이 있는가?
탄공 스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초기 불교의 윤회와 불성 개념, 현대 생태학과 환경 위기의 심화로 재검토 필요성 제기 불성(佛性)은 모든 생명이 깨달음을 얻을 가능성을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불교 철학의 핵심 개념이다. 초기 불교는 불성을 인간과 동물과 같은 유정물(有情物)에게만 국한하며, 식물과 같은 무정물(無情物)에는 불성이 없다고 간주했다. 이는 불성이 의식적 수행과 자각을 통해 드러난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정의였다. 『열반경』에서는 무정물에는 불성이 없으며, 수행과 자각을 통해 깨달음을 실현할 수…
나의 염불 수행기
윤종훈 디지털대원아카데미 학생
아내의 임신 계기로 관세음보살 염불 기도 시작 염불(念佛) 수행이란, 불보살님의 명호를 지성껏 불러서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수행이다. 마치 배고픈 갓난아이가 자꾸 칭얼거려 어머니의 젖을 빨게 되듯이. 그래서 어쩌면 이 수행은 자연스럽고 본래적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간절함만 있다면….
결혼한 지 한 해가 가까워오는 어느 날 저녁,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직장에서 퇴근을 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아내의 수심에 찬 얼굴을 보고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선수행으로서의 염불선
이덕진 한국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자력 불교인 선종과 타력 불교인 정토종이 탄생한 이유 인도 불교와는 달리 국가 불교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 중국 불교는 불교 황금시대인 수·당대 이후 활발한 불교 활동이 차차 자취를 감추게 되면서 다만 선종과 정토종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기왕의 불교가 지나치게 이론 중심인 데다 가진 자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승 교학 경전인 『화엄경』이나 『법화경』 등은 글을 읽을 수 없었던 기층 민중에게는 그 교리에 접근하기도 그 교리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그렇지만…
염불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종류가 있나
원영상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
염불만큼 민주적인 신앙과 수행은 없을 것 염불만큼 민주적인 신앙과 수행은 없을 것이다. 국가와 인종, 시간과 장소, 사회적 지위 계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입과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게 되면 이생에서의 깨달음은 물론 사후에도 왕생극락하는 공덕을 쌓을 수 있다. 실제로 동아시아의 불교권은 조사들의 거봉 같은 가르침 아래 수많은 계곡과 골짜기에서는 민중의 염불을 동반하는 정토사상이 토대가 되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매일매일 삶의 환경이 극적으로…
염불이란 무엇인가
김호성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염불의 정의 염불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애매한 바 없지 않다. 개념 정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필자는 사전을 찾아보는 대신, 우리 불교계의 현실을 헤아려본다.
현재 우리 종단에는 여러 곳의 총림(叢林)이 존재한다. 8대 총림이 있는데, 해인총림, 조계총림 등이다. 총림에는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이 다 있는 것으로 안다. 총림을 종합 수도 도량이라 말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모든 총림이 다 염불원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 아마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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