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스님의 경전 이야기 / 『자비도량참법』
‘혐오 사회’의 근본, 원결(怨結) ‘혐오 사회’의 씨앗은 원결(원한으로 묶인 관계)입니다. 이 씨앗이 꽃 핀 것이 바로 혐오이고, 열매는 지옥입니다.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에서는 아귀와 축생 그리고 지옥이라는 삼악도(三惡道)가 만들어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업[탐진치(貪瞋癡)]을 지으면 삼악도의 과보를 받게 되고, 삼악도가 있게 된 것은 탐심, 진심, 치심의 삼독이 있는 탓입니다. 세 가지 악으로 항상 불타게 되니 입으로 악을 말하고,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문화재의 시선으로 보는 절집 이야기 / 의성 수정사 대광전 석조 아미타 삼존여래좌
막바지 여름비가 내려 계곡물이 불었다. 아마도 추석이 되면 금성산 아래 사하촌은 풍년의 노래를 부르리라. 나는 이 시기가 되면 그 사람 생각이 난다. 아무도 본 적은 없다고 하지만, 내가 본 그 사람.
한반도 최고(最古) 화산 – 죽음을 생명으로 만든 ‘금성산’ 여기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 내가 들어앉은 금성산은 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으로 불린다. 금성산은 화산활동을 멈춘 사화산(死火山)이다. 하지만 죽은 화산에 기품이 넘치는 것은 수만 년 수많…
[노년의 삶은 정신적 원숙함을 향한 여정이다]
초고령 사회 속 노년의 인식 대학생들로 붐비는 수원역에서 전철을 탔다. 전철이 수원역을 막 출발하려는데 자리에 앉아 있던 남학생 두 명이 벌떡 일어났다. 어르신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려는가 했더니 웬걸 매력적인 여학생 두 명을 위해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다. 경로석이란 ‘경건하게 앉아 노인을 생각하는 자리’요, ‘경우에 따라 노인이 앉으실 수 있는 자리’라는 학생들 농담을 엿듣자니 씁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미국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사람이 25세, 52세 그리고 73세 때 찍은 사…
공간이 마음을 움직인다
건봉사는 건봉산 건봉사가 아니라 금강산 건봉사다. 건봉산은 금강산 줄기 끝이니 금강산 건봉사로 불리는 게 어색하지 않다.
건봉산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물이 건봉사를 좌우로 가른다. 물길을 오른쪽에 끼고 오르면 불이문(不二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5호)이 나온다. 조선 4대 사찰 중 하나일 정도로 거찰이었던 건봉사이지만 한국전쟁 때 모든 건물이 파괴되어 정문이라 볼 수 있는 불이문만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이 문은 1920년에 건립한 네 개의 석주 위에 나무 기둥을 세워 지은 독특한 겹처마 팔작지붕이다. 현판은…
[진정한 기도는 끝내 이루어진다]
“가피가 있을까 봐 기도 않는다”는 말의 의미 “당첨될까 무서워 복권 안 산다”는 분이 있었다. 복권에 당첨되고 나면 그 뒤의 삶이 정상적일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정직하게 노력해 얻은 것이 아닌데 정말 갑자기 터무니없이 큰 운수가 터지면, 자연 삶이 그런 기대감을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삶 전체가 기형적이 되고 말 것이라는 말이었다. 과연 꼭 당첨된다는 보장이 있더라도 복권을 안 살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씀은 분명 타당한 점이 있지 않을까?
똑같은 논리로 “가피가 있…
- 불교 고문헌과 대장경을 찾아가는 20개 도서관을 중심으로
[세계의 불교 관련 도서관]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되었지만 불교의 오래된 문헌들은 오늘날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산스크리트어 불경은 인도와 네팔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도서관에 흩어져 있고, 돈황의 한문과 티베트어 사경은 베이징·런던·파리·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뉘어 있다. 티베트대장경은 티베트 밖의 인도·몽골·미국·일본에도 중요한 판본이 남아 있으며, 팔리어 불전은 태국과 스리랑카의 패엽경 속에서 보존되었다.따라서 세계의 불교문헌을 살피는 것은 단순히 ‘불교책이 가장 많은…
천년사찰 숲길 걷기명상|서울 경국사 쌍보리수길
일주문을 지나 절에 도착한
첫 길목에는 수백 년 묵은
보리수가 나그네를 반긴다.
‘서울 경국사 쌍보리수길’이라
이름 붙인 연유도 여기에 있다.예전 주지스님은 이 나무에서 나오는
열매로 108염주를 만들어
신도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극락보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며 기원해 본다.
‘항상 내 이웃을 부처님처럼 대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자.
내 주변에서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자’
서울 도심 숲속에 자리한 기억이 머무는 절, 경국사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
남효창 박사의 나무 이야기
바람, 물, 동물 - 이동을 발명한 생명들씨앗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걷지도, 뛰지도 못한다. 대신 그들은 지구가 가진 모든 ‘이동 수단’을 발명했다.바람, 물, 동물 — 이 세 가지는 씨앗이 선택한, 가장 오래된 교통망이다.바람을 타다민들레는 하늘을 아는 씨앗이다. 깃털처럼 가벼운 관모는 공기 저항을 최대한 늘려 멀리, 오래 떠 있게 한다. 단풍나무 씨앗은 회전하며 착지한다. 작은 프로펠러 같은 날개는 속도를 늦추고, 착지 각도를 조절한다. 이 설계는 새도, 곤충도 흉내 내기 어려운 정…
- 일대사인연 성취를 위한 최고의 교재
나아가는 삶과 쓸려가는 삶의 기준 삶은 여정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나아가는 길과 쓸려가는 길 중 어떤 길을 걷고 있나요? 두 길의 차이점은 목적의 유무입니다. 목적지가 없는 여정은 아무리 좋은 풍경을 보며 가더라도 결국 쓸려 다니는 것이기에 그 길 끝은 혼란뿐입니다.
모든 불자의 롤모델인 붓다께서는 삶의 목적이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에 있음을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에서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이를 확장해 해석하면 ‘만물이 존재하는 이유는 성불하기 위함이다’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중생은 알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