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선어록 / 백운어록
흰 구름은 티 없이 고요히 떠다니며 드넓은 하늘에서 출몰하고, 잔잔히 흐르는 물은 동쪽 바다 깊숙이 흘러든다.1) 물은 굽은 계곡을 만나면 돌아서 흐르고 곧은 계곡을 만나면 똑바로 흐를 뿐 저곳과 이곳을 구분하여 흐르지 않는다. 구름은 저절로 걷히고 저절로 펼쳐지거늘 무엇과 가깝고 무엇과 멀단 말인가?2) 만물은 본래 한가하여 스스로 푸르다거나 시들었다고 말하지 않건만, 사람들만이 스스로 시끄럽게 굴며 억지로 아름답다거나 추하다는 생각을 일으킬 뿐이다.3) 경계를 맞닥뜨리고도 마음이 구름이나 물의 뜻과…
사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있다 / 김천 청암사
최근 화제의 드라마 <멋진 신세계>의 여주인공 강단심(신서리) 캐릭터는 장희빈을 모티브로 삼았다. 조선시대 악녀가 갑자기 현대 사회로 떨어지게 되면 어떨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드라마에서 왕은 실제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안종’이고, 여주인공은 ‘강희빈’으로 등장하지만 궁에서 사약을 받는 장면이 등장하는 순간, 누가 보더라도 그녀가 ‘장희빈’을 모델로 했음을 알 수 있다.장희빈과 인현왕후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악녀의 대명사는 ‘장희빈’이다. 그리고 장희빈과 정반대…
[특집] '불이중도(不二中道)의 현실적 의의와 적용'… SNS 소통법부터 욕망 다스리는 법까지
"적당히 절충하는 것"을 중도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부처님이 말한 중도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구상진)이 월간 『불교문화』 2026년 7월호(통권 제311호)를 펴냈다. 이번 호 특집 '불이중도(不二中道)의 현실적 의의와 적용'은 정치권의 '중도 통합'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까지 저마다 다르게 쓰이는 그 단어의 진짜 의미를…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삶에 목적이 있을까?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얼마나 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일까? 그런 삶의 목적, 삶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데, 내가 그것을 못 찾고 있는 것일까?그렇지 않다. 삶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 당신 삶의 방향성은 전혀 정해져 있지 않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무유정법(無有定法), 정해진 것은 있지 않다.당신은 어디에서 왔거나, 또 어디로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언제나 …
나의 불교 이야기
전쟁 속에서 들려온 한마디, 불연의 시작부처님오신날에 어머니를 모시고 원찰인 경기 양주시 장흥면 오봉산 석굴암을 찾았다. 올해는 어머니 무릎이 편찮으셔서 처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절 계단을 오르셨다.우리 어머니는 1933년 계유(癸酉)생 이시니, 만으로 아흔 셋이 되셨다. 일제 강점기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정말 치열하게 온몸으로 헤쳐 나오셨다.어머니와 외할머니, 그리고 오봉산 석굴암의 인연은 1951년 6.25전쟁의 와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고를 갓 졸업한 어머니는 전쟁이 터지자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