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기도는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유정 다큐멘터리 작가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도량은 어디인가(圓覺道場何處)지금 그대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現今生死卽是)- 해인사 법보전 주련
어린 시절, 어머니의 『금강경』 독경 소리에 잠을 깨곤 했다. 어머니는 집 안에 불단을 마련하고 부엌에는 조왕신을 모셨다. 매일 아침밥을 지어 부처님과 조왕신께 올린 뒤에야 상을 차리셨다. 주택에 살던 시절엔 다락방에서 예불과 사경, 참선을 하셨고, 아파트로 이사한 뒤엔 드레스룸을 개조해 기도방을 만들었다. 어머니의 기도는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여행을 갈 때…
나를 위로하는 기도의 힘
홍유미화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지면 내가 밟고 있는 땅을 사랑하게 되고 내가 항상 보고 있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하늘을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공간을 사랑하게 되면 같이 이 공간을 누리는 사람도 함께 사랑하게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사랑하게 되고 그 관계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인연들을 함께 사랑하게 된다.이제 막 태어난 순수한 아기처럼. 우리는 달콤한 딸기가 흙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있다. 보드랍기만 한 복숭아도 전혀 다른 결일 것 같은 흙에서 거름을 먹으며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진정한 기도란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김혜정사경 작가
◦ 사람마다 불자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자기를 바로 보는 것, 그것이 기도
오래전 어느 가을, 조계사 법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법회 시간이 아닌데도 입시기도철이라 법당은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용히 염불을 하시거나, 108배, 또는 참선을 하시는 신도님들로 엄숙한 분위기가 법당을 가득 채우고 있던 그 순간, “쏴아!~ 또르르르~” 염주가 바닥으로 쏟아지는 소리. 108 염주를 들고 절을 하시던 어느 입시생 어머니의 염주가 줄이 뚝 끊어지면서 염주알이 법당 바닥에 쫘르르 흩어…
나는 신사홍서원으로 하루를 열고 닫는다
박영재 서강대 명예교수·선도회 법사
형편없는 마마보이로 성장한 필자는 방황하던 시기인 1975년 10월 선도회(현 선도성찰나눔실천회) 종달(宗達) 이희익 노사 문하로 입문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익힌 ‘사홍서원’은 새벽 6시 무렵 눈을 뜨자마자 다리를 틀고 앉아 하루를 여는 첫 기도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늘 이 기도문을 염송하기는 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 후 노사 입적 10주기 기념집을 편찬하며 간화선 수행을 위한 노사의 핵심 세 가풍이 ‘귀의삼사(歸依三師)’, …
서원은 스스로 차리는 최고의 밥상
조민기 작가, 제11차 여성 불자 108인
기도를 시작한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서원을 이루기 위한 기도를 했다면, 이제는 서원을 지키기 위한 기도가 필요한 것 같다. 나는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해주세요’라고 백천만 번을 빌면 어느 날 부처님이 내 앞에 밥상을 차려주시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처님께 기도하면서 나는 쌀 씻기, 밥 짓기, 반찬 하기, 차리기, 치우기를 배웠고 마침내 깨달았다. 기도는 내가 나를 위해 스스로 차리는 최고의 밥상이라는 것을.
◦ 참회는 허기진…
기도하는 마음이 쌓이면 그 소망대로 변화해간다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
◦ 기도, 자신의 본래 마음 자리로 나아가는 활동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는 바가 생기면 사람들은 저절로 기도를 하게 된다. 내 힘으로, 내 뜻대로 성취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직접 그 일을 행하지 기도를 하진 않을 것이다. 내 힘만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때,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소망하는 바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대학 합격이나 취업, 사업 성공, 가족의 건강 등 갖가지를 소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기도 내용도 다를 것이다. 국…
생각과 행동 사이 말이 있다
성원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강화 정수사 주지
◦ 말을 관찰하며 제어하는 일상이 우리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수행이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많은 단체에 소속된다. 능동적으로 가입하거나 귀속되는 단체도 있지만 저절로 엮이는 소속이 대부분이다. 종교는 어떨까? 우리는 능동적 소속 단체로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도 필연적 연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소위 모태신앙이란 표현과 조모, 부모님이 가진 종교화 활동을 따르며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출가했다. 20대 후반에…
다가서는 말, 다가오는 말
이은선 소설가
◦ 말은 삶의 도구이며 인연을 이어준다 “언어”에 관해서라면 내게는 두 가지의 장소가 있다.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던 스물네 살 때, 한국국제협력단의 일원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러 갔던 우즈베키스탄과 태어나 작가가 되었던 내 나라, 이 땅이다. 두 나라가 내게 전생의 무슨 인연이었을까. 그곳을 잇는 한 가지 언어, 바로 “한국말”은 나에게 소통의 근원이자 나라의 국경을 넘나들 수 있게 해주었던 소중한 ‘여권’이었다.
모국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게 몸에 배어 있던 ‘말’을 가지고 우즈…
존중을 담은 말이 아름다운 말이다
장수연 BBS불교방송 아나운서
◦ 과연 아름다운 말이란 무엇일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규모 배송 지연으로 안내 문자를 받은 일이 있었다.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는 상담원이 이미 지쳐 있었다. 애써 억누른 목소리엔 ‘당신은 또 내게 얼마나 악담을 퍼부을까?’ 하는 방어 심리와 분노가 무의식중에 깔려 있었다.
얼마나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을까. 어떻게든 업무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상대방이 측은하기도 하고 그의 잘못도 아닌데 싶어,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상냥한 목소리로 ‘사고에 대응하느라 많이 힘이 드시겠다.…
뭔가 다른 사람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유영만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 언어는 생각의 옷이다 “딴생각은 머리를 흔들어서가 아니라 몸의 경험으로 기존 언어를 부정할 때 생긴다.” 정희진의 『낯선 시선』에 나오는 말이다. 이전과 다른 생각을 잉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낯선 경험이다. 경험해본 만큼 생각도 바뀐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프랑스 작가 폴 브루제의 말이다. 하지만 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지만 사실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나의 생각은 지금까지 살…
아름다운 말은 부러 꾸미지 않는다 - 문학 작품 속에서 생각해보는 말의 무게
김병길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
◦ 말의 농간이 부른 참극 – 현진건의 『사립정신병원장』 W는 온순하고 낙천적인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백부의 집에 양자로 간 그는 집안의 몰락으로 처가살이하다가 못 견디고 살림을 따로 차려 나와 어렵사리 T은행의 임시고용직을 얻었다. 그러나 그마저 쫓겨나 대인공포증을 앓는 친구 P를 돌보게 된다. 병자의 보호를 겸해 말 상대가 되어주며 한 달에 쌀 한 가마니와 얼마의 돈을 받아 W와 그 가족은 겨우 굶주림을 …
말이 곧 인품이다
윤원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 인권은 절대적으로 평등하지만 인품은 똑같지 않다 사람으로 태어나면 일단 다 똑같은 사람이다. 모두가 각자 절대적으로 소중한 존재이며 동등한 인권을 가진다. 천부인권(天賦人權)이니 자연권(自然權)이니 하는 개념이 그런 의미이다. 아예 실정법에 명시되는 경우도 있으니, 대한민국 헌법도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언명한다. 사실 그것이 국…
무료 급식 봉사장에서 나누는 무주상 보시
허미숙 군포 송안초등학교 교장
◦ 나의 관세음보살님 우리 집 거실에는 커다란 수월관음도 액자가 걸려 있다. 대구에서 함께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후배들이 준 결혼 선물이다. 결혼 초 낯선 경기도에서의 외로움, 세 아이 육아와 학교 일로 힘겨웠던 날의 푸념과 기도를 관세음보살님은 온전히 받아주셨다. 그렇게 함께한 세월이 벌써 햇수로 34년이 되었다.
2010년 1월, 경추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가 진행되어 급하게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서너 명의 의료진이 곁에서 수술 준비를 하는데 문득 나를 위…
사찰에 가면 나를 만날 수 있다 - 영어 관광통역 안내사가 제안하는 함께 사찰로 가야 하는 이유
이윤미(이지) 영어 관광통역안내사
“제가 소개할 문화재 중에는 불교와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한반도의 5,000년 역사 중 불교는 약 1,700년 동안 전해졌으며, 그중 1,000년은 국교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해설에서 불교가 큰 비중을 차지할 텐데, 종교적 관점이 아닌 역사적 맥락에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어권 여행객들에게 안내를 시작하면서 하는 말이다. 한국 역사와 문화 속에서 불교는 빼놓을 수 없…
지구를 공경하는 불자가 되자 ‘자연의 권리를 생각하는 불자들의 모임’ 활동을 소개하며
정성운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필자가 활동하는 ‘자연의 권리를 생각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라는 이 작은 모임은 ‘가축 살처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20년 12월, 우리나라 전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하게 퍼졌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번지는 감염병인 AI는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에 처음 나타났다. 이후 2, 3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으며, 사람에게도 전파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례도 있어 방역 당국과 농가를 긴장시킨다. 그런데 유독…
지구를 닦는 마음 - 플로깅으로 세상 보는 눈을 바꾸고, 세상과도 연결한다
황승용 (사)지구닦는사람들 대표
◦ 600명 넘는 ‘닦원’들 매일 전국에서 쓰레기 주우며 ‘나를 둘러싼 자연과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 실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 거북이 코에 빨대가 낀 영상을 보고 느꼈던 불편함. 그리고 그 거북이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를 줍는 여덟 살 어린이를 보고 느낀 부끄러움. 이 두 가지 감정은 나를 하루아침에 쓰레기를 줍는 사람으로 바꾸었고, 지금도 ‘지구를 닦는 삶’을 사는 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동네 쓰…
우리, 명상으로 마음 운동할까요?
강혜영 마음운동장 대표
◦ 흔들리는 마음 달래고자 일심으로 모인 20~30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반, 합정역 인근 6명 남짓 들어가는 공간에 모여 우리는 함께 명상을 한다. 소모임을 개설한 지 3개월, 회원은 45명이다. 대부분 20~30대로 구성된 모임은 차담으로 시작해서 차드 멩 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와 같은 명상 관련 책을 바탕으로 명상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책에 나온 명상 방법을 함께 실습하며 소감을 나눈다. 때로는 인근 공원으로 나가 걷기 명상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