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픈 마음을 누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가족을 돌보고, 학생들을 챙기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정작 ‘나’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주거나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삶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고난과 마주쳤을 때 가장 힘든 것은 마음 때문이다. 슬픔, 상실, 고통, 우울 등의 정신적 위기는 우리가 외면할 때 더욱 악화되지만 반대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릴 때 치유가 시작된다.‘나의 아픈 마음을 누가, 어떻게, 도와줄 수…
더 보기 »슬기로운 수행생활 · 지견 스님 편
의심 없는 기도의 지혜달빛이 아름다운 절이라며 한 객스님이 이름 지어 준 ‘월명사’. 이 절의 주지인 지견 스님은 사찰음식 1호 명장인 선재 스님에 이어, 전국 비구니 스님들의 총본부인 ‘비구니회관’의 사찰음식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사찰음식 장인이다.음식을 대하는 스님의 태도는 법당에서의 기도만큼이나 엄격하다. 음식을 만드는 전 과정이 수행과 같기에, 공양간은 칼을 쥐고 불을 다루는 또 하나의 엄숙한 법당인 것이다. 그러기에 스님에게 음식을 만드는 것은 수행의 또 다른 행위이다. 한편 은사 스님…
― 고통을 재생하는 삶의 조건을 먼저 살펴야
재가자의 바라밀다
‘수행한다’는 말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수행(修行)’은 글자 그대로 ‘닦고 행한다’는 뜻이다. 불교와 무관하게 쓰이던 한자어가 불교에서 구도적 실천을 의미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초기불교에서 유사한 말을 굳이 찾아보자면 bhāvanā(계발), sikkhā(훈련), paṭipadā(수행의 길) 정도를 들 수 있다. 모두 법(法, Dhamma)을 익히고 실천하는 움직임이다.오늘날 수행은 명상이나 사띠(sati, 알아차리기)로 좁게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보는 수행의 …
- 마음의 천장에 매단 세 개의 연등 나의 불교 이야기
어린 시절 불교 인연이 삶의 길잡이가 되다어린 시절, 가족 나들이는 언제나 팔공산이었다. 부모님을 따라나서는 길은 어린 나에게 늘 벅차기만 했다. 아버지의 이끌림에 간신히 몇 계단을 오르다 이내 뒤처지기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바로 그즈음 탁 트인 시야 속으로 갓바위 부처님(석조여래좌상)께서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내셨다. 대구의 하늘을 등지고 묵묵히 중생을 굽어보시는 자비로운 모습은 어린 눈에도 한없이 크고 경이로웠다. 그때는 무엇을 발원해야 하는지도 모…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사라지지 않고 늘 있는 이것한 할머니가 하루는 투자대동 선사를 찾아와 질문한다.
'키우던 소를 잃어버렸습니다. 부디 스님께서 이 소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주십시오.'
그러자 투자대동 스님이 노파를 불렀다.
노파가 '예' 하고 대답했다.
투자가 말하길, '소가 아직 이렇게 있구나!'
노파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다.선에서 소는 불성, 본래면목, 자성, 마음, 법을 가리킨다. 옛날에는 이처럼 시골의 노파, 할머니들이 도를 깨쳐서 보임하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 절에…
나의 신행일지[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 수상작]
포교사로 시작된 『금강경』과의 인연, 마침내 금사모 출범 이어져
원 없이 기도해 보고 싶다는 갈증, 천일기도 총무 맡으며 해소
뇌출혈 후유증 남편, 풀리지 않는 아이들, 기도 통해 일상 찾아『금강경』과의 인연, 천일 기도로 이어지다『금강경』천일기도 입재 후 어느덧 4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사업장을 운영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금강경』을 세 번 독송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정진한 것은 아니다. 포교사가 되어 팀 활동을 시작하면서, 우리 팀이 맡은 소임…
명상,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생활 속 명상]
오디세우스의 귀향과 떠도는 마음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면서, 약 2,700년 전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수없이 읽히고 새롭게 해석되어 온 이야기가 오늘날 다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오디세이아』를 관통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는 노스토스(Nostos), 즉 귀향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오디세우스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고향…
불교는 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닌 건강한 욕망과 건강하지 못한 욕망을 구분한다 불교는 욕망을 완전히 제거하고 없애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불교에서 가르치는 바는 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욕망을 무엇인가를 하려는 의지로 보고, 삶이 지닌 에너지의 일부로 본다.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를 건강한 방식으로 일으키면 건강한 욕망이 일어나고,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일으키면 건강하지 못한 욕망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불교는 건강한 욕망과 건강하지 못한 욕망을 구분하고 있다.
건강하지 못한 욕망은 괴로움의 원인…
- 괴로움의 정체를 밝히다, 사성제 [다시 듣는 법문] 혜안 스님의 명상 이야기 (1)
명상에 대한 오해오늘 법회에서는 우리 마음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명상에 대해 공부하려고 합니다. 요즘 유튜브에서 '명상'을 검색하면 개울물 소리나 명상 음악을 들으며 고요히 앉아 있는 장면, 요가 자세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 있는 모습, 심지어 "복을 불러오는 명상", "돈을 끌어당기는 명상", 싱잉볼 소리를 듣는 명상 등 온갖 것이 다 나옵니다. 차명상, 향기명상, 뇌명상처럼 별의별 이름…
선재의 부엌 · 명상가 찰리 편
도봉산 언저리에서 채취해서 말린 허브는 제법 깊고 짙은 향을 품고 있었다. 선재가 뜨거운 물을 여러 차례 부어도 싱그러운 허브향이 그윽하게 살아났다. 선재는 그 차를 즐겨 마셨다. 어쩌면 그것은 어딘지 모를 공허를 채우기 위한 작은 위안 같은 것일 수도 있으나 선재는 그러한 습관을 고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무엇으로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것, 그래서 불안함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건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했거나 찾지 못했다는 것일 테니. 어릴 때 별명이…
나의 신행일지[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 수상작]
취직 못해 도서관 전전하던 일상, 낙산사 템플스테이 통해서 극복
절할 때마다 느끼는 나태심 직면하며 부족한 끈기와 인내력 길러
합격한 직장 대신 불교대학원…방황 청춘 위한 행복 포교사 서원취업 실패와 템플스테이의 시작“오늘도 불합격이네.”2023년 봄, 나는 열 번째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노트북 화면에 떠 있는 ‘귀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유독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스물다섯. 남들은 이미 직장생활 2년 차인 나이에 나는 여전히 도서관과 스터디카페를 전…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일체시 일체처에 이것 뿐운암담성(782~841) 선사가 한 비구니에게 물었다.
"그대의 부모님은 살아계신가?"
"살아계십니다."
"연세가 몇이신가?"
"80세이십니다."
"어떤 이의 아버지는 나이가 80세가 아닌 이도 있다는데, 그대는 알고 있는가?"육신을 낳아주신 것은 아버지이고, 아버지는 나이가 80세이기도 하고, 돌아가시기도 한다. 그러나 꼭 이 아버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그저 인연 따라 …
나의 불교 이야기
불교와의 만남내 방에는 여러 불상과 불화가 모셔져 있다. 그만큼 나는 오래전부터 붓다와 불교를 가까이해 왔다. 중학생 시절, 학업 스트레스와 사춘기의 혼란 속에서 마음의 괴로움이 컸다. 그러던 중 서점에서 김정빈의『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읽고 처음으로 붓다의 가르침을 만났다. 인생의 괴로움에 대한 설명은 내 마음을 깊이 울렸고, 불교는 삶의 의지처가 되었다.나는 매일 불교 잡지를 읽고 절을 찾아 108배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임제 선사의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구절을 좋아했다. 가는 곳마다 삶의 주인이…
대한불교진흥원, 제4회 대원청년회 워크숍 참가기
무엇을 하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는 한다. 나도 그랬다. 비는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쉬는 게 아니라 뭐라도 해야지'라며 자기계발이니, 자격증 공부니, 대외활동이니 하며 빈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채우려 했다. 그 과정이 힘들어도 충분히 치를 만한 대가라고 생각했다. 쉬는 시간 없이 바쁘게 보낸 시간만큼 성공이 보상으로 돌아오리라 믿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가혹하게 채찍질한 결과, 가장 먼저 돌아온 것은 지친 심신이었다.좁은 입구의 항아리…
나의 공부 이야기
인생의 겨울, 그리고 만난 대원아카데미언제나 그러하듯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이 세상의 인연법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지기 마련이다. 대원아카데미와의 인연도 이제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지금 시점은 계절로 치자면 만추라고 할 수 있겠다. 만추에 와서 대원아카데미와의 첫 만남을 돌이켜 보니 그때는 내가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 받고 조기퇴직 후 인생의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무엇을 할까?’,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에 대한 고민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우던 그때 평소에 자주 보던 어떤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