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는 기도의 힘|2025년 캠페인 "기도하는 삶을 살자!"

나를 위로하는 

기도의 힘


홍유미  화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지면 내가 밟고 있는 땅을 사랑하게 되고 내가 항상 보고 있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하늘을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공간을 사랑하게 되면 같이 이 공간을 누리는 사람도 함께 사랑하게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사랑하게 되고 그 관계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인연들을 함께 사랑하게 된다.

이제 막 태어난 순수한 아기처럼. 우리는 달콤한 딸기가 흙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있다. 보드랍기만 한 복숭아도 전혀 다른 결일 것 같은 흙에서 거름을 먹으며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사랑도 달콤한 느낌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느낀 수많은 눈물 맛, 나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에서 오는 수많은 경우들이 우리에게 온갖 가지 맛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뒤돌아보며 그 시절이 곱고 예뻤고 찬란했다고 한다. 자신을 사랑할 때 자신의 장점만을 사랑하는 경계 지점을 넘어설 때부터 자신을 위로하는 힘이 길러진다. 나는 아주 깊이 오랜 시절부터 남아 있는 많은 과거 전생의 나까지 연결 지어 현생에 살게 된다. 그렇게 존재하는 나는 귀하고 귀하다. 그렇지만 수많은 경험과 세월의 풍파를 맞다 보면 나의 귀함이 참 너덜너덜해질 때가 있다. 그런 자신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비참한 나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나 자신도 사랑해봐야 한다.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감정적인 자신도 감싸주어야 한다.

남과 하나도 비슷한 구석이 없는 독특한 자신도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이따금 너무 멍청해서 너무 당하기만 하는 나 자신을 보고도 그저 안고 토닥토닥해줄 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준다 해도 당신, 즉 자신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

나의 수많은 단점과 과정, 그 성장기에 겪는 수많은 실수들까지도 그럴 수 있다며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한다. 아침에 세수하고 화장하고 단장한 나 자신만 사랑할 것이 아니다. 어떤 날은 최선을 다했는데도 정말 비참할 때도 있다. 또 어떤 날은 최선조차 다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가슴 절절하게 혼자만 있는 날도 있다. 아무도 내 곁에 없어서 그저 눈물만 쏟아지는 날도 있다. 그런 모든 날의 자신을 그저 따뜻한 가슴으로 토닥여보자. 그저 나의 모든 부분을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는 큰마음을 보는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인생에서 널뛰는 나를 그대로 안아주자. 애쓰고 있는 거 너무 잘 안다고. 앞으로 잘될 거라고. 이 모든 위로를 아주 진중한 마음으로, 아주 창의적인 방법으로 오랫동안 지지하고 응원해주자. 그저 지금까지 잘해온 모든 부분을 안아주자. 끌어안아 사랑으로 품어주자. 잘 안 되는 마음도 안아주고 잘 안 되어서 속상한 마음에 화나는 마음도 안아주자. 그렇게 자신을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이면 수많은 번뇌로 힘들어하는 나에게 가장 먼저 위로를 건네자. 나와의 치유가 충분히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너무나 깨끗한 정신과 맑은 마음 한 점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이면 수많은 거짓말(내가 세상에 쓸모가 없다는 생각)로부터 개운해지고 속지 않는 단단하고 밝은 마음이 생긴다.

나를 그 누구보다 오해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알게 된다. 이 마음이 깊고 넓어지면 수많은 타인으로 향하는 마음이 얼마나 맑아지고 순수한지 알게 된다. 내 삶에 오해가 없으니 타인과의 삶에서도 오해가 없다. 오해가 없으면 속상할 일이 적다. 그만큼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다.

그런 편안한 마음으로 존재하는 당신은 또 누군가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는 마음이 크게 번지길 기도한다.

요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그럼에도 작은 우산이라도 같이 쓰고 싶은 마음을 전해본다.  



홍유미 |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일상의 내면을 그립니다』, 『매일 10분, 나의 첫 마음그림』(전자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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