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잃어버린 마음 찾기 여정에 불교가 있었다
노병덕 수행자
여행보다 안거
지난 긴 추석 연휴에 평창에서 진행된 티베트 불교 리트리트를 다녀왔다. 시작 당일까지도 바쁜 일에 매달려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7박 8일 동안 일에서 해방되어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기뻤다. 우리가 머문 장소는 휘닉스 파크의 한 리조트였는데 넓은 홀과 채식 식당이 있어 함께 수련하기도 좋고 태기산의 자연 풍경은 산란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리트리트는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자연 속에서 편안…
불심(佛心)을 사루어 시심(詩心)의 사리를 낳게 한 부처님
이서연 시인, (사)한국산림문학회 부이사장
어린 시절 뜰이 절 도량이었다 부처님과의 인연은 기억도 못 할 그 전생 어디부터였으리라. 그러하기에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날 인연으로 내 부모님을 만난 것이리라. 흔한 표현대로 불교는 모태신앙이며 부처님은 나를 성장시킨 사상의 뿌리이자, 작가의 길을 가도록 마음공부를 채워주신 스승이시다. 어린 시절 방학 때면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내게 절은 방학을 보내는 별장이었고, 특히 파주 보광사 부처님은 새벽에 법당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내게 미소법문…
부처님이 온 힘을 다해 웃는 이유
이필 시인
최초의 기억
한국의 삼대 오지라 불리던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소백산 자개봉에서 뻗어내린 능선, 그 한 자락의 햇살 가득한 언덕에 자리를 잡아, 사람들은 그곳을 양지마을이라 불렀다.
한낮의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이면, 종종 매 한 마리가 마을 위로 나타나곤 했다. 높이 떠올라 허공을 빙빙 도는 매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놀던 아이들은 “매가 떴다!” 하고 외치며 삽시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누구는 정짓간의 그늘로, 누구는 뒤꼍의 담장 너머로 황급히 몸을 감추었다.
그 무렵 나는 아직 포대기에…
고요 속 나의 이야기를 듣다
김경원대원 청년 불자상 수상자, 프랑스 폴발레리 몽펠리에 3대학교 현대미술사 전공
내 마음속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 시간나는 확신에 찬 불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어린 시절부터 집안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레 사찰을 찾을 기회가 많았고, 그렇게 불교는 내게 익숙한 배경이자 고요한 위안처럼 자리 잡았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하거나 삶의 리듬이 흐트러질 때면 습관처럼 사찰이 있는 산을 찾는다. 그곳에서 나는 몸은 물론 생각도 쉬어가고 숨을 고른다.2025년 여름, 쉼 없이 달려온 상반기의 …
나의 고통을 껴안으면서 자비와 사랑을 더불어 나누면…
남혜경라이프 코치
매주 목요일에는 동네 합창단원이 함께 모여 노래 부르기를 연습하는데 한 회원을 따라 팔순의 시어머니가 함께 오셨다.“어머님이 인지장애가 조금 있는데 혼자 계시면 불안해하셔요. 노래 부르러 간다니까 좋다고 해서 함께 왔습니다.”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며느리다. 선한 인상으로 곱게 늙은 팔순의 시어머니는 며느리 옆에 얌전하게 앉아서 악보를 열심히 보며 소리 내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쉬는 시간에 “어떠셔요?”라고 여쭈니 “재미있어요. 즐거워요”라고 대답하신다.고부…
명상, 나를 마주하는 시간
김영수 경복대학교 친환경건축과 교수, 경복대 KB명상회 지도교수
지인에게 대원청년회 워크숍 정보를 듣고 나서, 그동안의 습관대로 주관기관인 대한불교진흥원과 대원청년회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대한불교진흥원은 불교 관련 진흥사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 법인사업체로 ㈜동국제강의 창업주셨던 대원 장경호 거사께서 1975년 설립해 50여 년간 불자들에게 올바른 길잡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경복대학교의 불교 동아리인 KB명상회는 작년에 봉선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으로 창단되어 명상과 불교에 대한 다양한 체…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이 내 삶을 밝혀준 등불이 되다
김나연 다르마 명상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원효학술상 수상자
교단 위에서 마주한 질문 고등학교 교단에 처음 섰던 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그 순간부터, 나는 교실이라는 작은 세계 안에서 수많은 인연을 만났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있었고, 그 이야기는 수업이 끝난 뒤 복도나 상담실에서 조심스럽게 피어났다. 나는 내가 아는 최선을 다해 함께 고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족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해주는 말이 과연 도움이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
내 삶은 불교 한가운데서 계속된다
고영섭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제15회 원효학술상 수상자
태어나면서부터 불교 만나 지금까지 인문 학자, 불교 학자로 살아와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불교를 만났다. 우리 집 앞 오십 미터 거리에는 흥룡사가 있었다. 우리 집 뒤 삼십 미터쯤에 있는 집에 사는 친구의 부친은 내 이름을 작명한 스님(박화서)이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백 미터 남짓 되는 곳에는 경북 상주의 주산인 천봉산(석악)의 중심 사찰인 천봉사가 있었다.
이처럼 나는 사찰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태어나고 살아왔다. 상주에는 북장사와 남장사(노악), …
오직 제대로 수행하리라는 서원 하나로
배광식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명예교수, 제21회 대원상 수상자
보리회 창립과 수덕사 수련대회 서울사대부고 2학년 때, 불심 장한 3학년 선배님들을 따라 사대부고 보리회 창립에 참여하게 되었고, 창립 법회에 숭산 큰스님(당시 행원 큰스님)을 법사로 모시고 창립 법회를 가졌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있어 움직이는데 내 몸을 움직이는 놈은 누구인가? 내가 똑바로 서 있는 것인가, 거꾸로 서 있는 것인가? 내가 똑바로 서 있다면 지구 반대편 호주에 있는 사람은 거꾸로 서 있는 것인가, 바로 서 있는 것인가?’…
매 순간 이대로의 모습이 부처임을 깨닫기를
박원자 불교 전문 작가
문득 떠오른 논문의 주제로 불교가 나의 종교가, 나의 직업이 되었다 중국문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시절에 불교를 만났다. 졸업 논문을 써야 하는데 뜬금없이 문학에 종교(불교)가 어떻게 녹아들었을까 하는 것이 궁금했다. 그걸 주제로 논문을 쓰겠다고 논문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막상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수소문 끝에 일주일 동안 하루 2시간씩 불교학자 이기영 교수님께 불교 기초 강좌를 듣게 되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토록 흥미롭게 강의를 들은 건 난생처음이었다. 그…
좌절과 열정이 만든 터닝포인트
박웅철 한의사
부처님과 나의 여정 부처님의 삶은 단순한 전환점이 아니라, 한 인간이 진리와 해탈을 향해 나아간 위대한 서사였다. 그는 왕자로서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지만, 생로병사의 고통을 직면한 후 출가를 결심했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중생을 위한 실천적 선언이었다.
나의 터닝포인트는 붓다의 그것과 같지 않았다. 나는 위대한 결단을 내린 것도, 세상을 떠나 진리를 구한 것도 아니었다. 나의 시작은 삶의 절망 속에서 움튼 조용한 선택에서 비롯되었다.
내게 출가는 단번의 거대한 전환이 아니라,…
작품 제작으로 수행하는 삶, 그리고 회향의 길
이호신 화가
삶의 구원투수나 다름없던 법정 스님… 사찰 그림 순례가 출간과 전시회로 이어져 ‘종교와 예술의 만남’은 일찍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한국 미술사에서도 불교미술은 가장 높은 비중으로 전해온다. 그중 하나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복제품을 화실에 모시고 있다. 그리고 기둥에 ‘나는 누구인가’라고 쓴 졸필을 바라보며 붓을 든다. 내가 살아온 화가로서의 삶을 돌아보고 내다보는 마음으로.
경북 영덕군 영해면에서 유년기를 보낼 때 잡지에서 스님의 여러…
털끝만큼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를 만든다
주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중앙종회 의장
고교 시절 사찰 법회와의 인연이 출가로 이어지다 전에 없었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돌아온다는 기약 없는 출가의 인사를 드리는 아들의 모습이 못마땅해 등을 돌리는 아버님과 눈물이 어리는 어머니의 얼굴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마음이 그리 무겁지만은 않았다.
궁금한 것이 무척이나 많고 호기심이 넘쳐나는 것이 본성이었는지 한글을 배우고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을 때부터 몇 년간 국어사전이 손에서 떠난 적이 없었고, 눈에 띄는 대로 온갖 책들을 읽었다.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
헌책방에서 시작된 불교와의 인연
김충현 전 춘천불교방송(BBS) 총괄국장
『불교학개론』 만나며 마음 속 갈망이 환한 빛으로 바뀌어 서양철학을 배운 대학 졸업을 앞두고 가장 명민했던 20대 초, 그 무렵 극심한 갈증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보편적 진리를 향한 갈망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뜨겁게 흐르고 있었고, 마음 저 깊숙한 곳까지 짓누르고 있었다. 대학에서 배웠던 서양철학은(물론 내가 익힌 서양철학은 개요에 머무르던 극히 일부분이었다.) 근원에 자리하고 있던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보편적 진리란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어긋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