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봉정암은 단순히 경치가 좋아서 추천하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느끼게 된다.
걷는 마음이 곧 수행이며, 멈추지 않는 마음이 곧 원력이라는 사실을.
길이 끊기고, 눈이 쌓이고, 자연이 말을 멈추는 이 계절. 그 고요 속을 걸을 때,우리는 비로소 마음의 본래 자리를 만나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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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산(불교 유튜버)
편안하지 못한 이를 편안케 한 불국사
권중서 문화학자·정견불교미술연구소장
영원불멸한법신(法身)의 장소 『삼국유사』에서는 “절들은 별처럼 펼쳐져 있고 탑들은 기러기 떼처럼 줄지어 있다(寺寺星張 塔塔雁行)”란 말로 경주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불국사는 부처님께서 가지가지 비유(譬喩)와 방편(方便)으로 ‘교만한 자는 교만을 멈추게 하였고, 제도하지 못한 이를 제도하며, 편안하지 못한 이를 편안케 한’ 『묘법연화경』의 설법 장소로 통일신라 경덕왕 10년(751) 추정 조성되었다. 2,6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숨결을 이역만리 인도에서 …
세상의 우산이 된 절 서울 삼각산 삼천사 숲
글/사진 은적 작가
산사의 은덕, 삼천사
‘따듯한 그늘’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그늘, 스승의 그늘이 그렇지요. ‘산그늘’은 또 어떻습니까. 빛의 뒷면으로서 산그늘이 아니라, ‘기댈 언덕’으로서의 산그늘 말입니다. 그 ‘언덕’은 ‘은덕(恩德)’의 은유입니다. 산 많은 나라에 사는 우리는 유사 이래로 지금까지 산그늘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사(山寺)는 신라 말 선종의 발달과 함께 ‘산그늘’에 스며들어 또 하나의 숲을 이루었습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1406년(태종 6)~1407…
언제나 나를 반기는 얼굴 경기도 이천시 설봉산 영월암
부처님의 몸은 온 세상에 다 함께하고 있고(佛身普遍十方中)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다 같이 묶여서 돌아간다(三世如來一切同) - 이천 영월암 대웅전 주련 중에서
합장한 은행나무가 목격한 영월암의 시련
녹음이 사그라들기 전, 햇빛을 한껏 머금고 피어나는 가을 꽃–단풍의 계절이 흘러간다. 한 해를 잘 살았나 뒤돌아보기도 하고, 새롭게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기도 하는 12월에 기도하기 좋은 절로 소개하고자 하는 사찰은 경기도 이천시 설봉산의 영월암이다. 천년고찰 영월암은 고즈넉하다. 조용히 묵…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 같은 절
하남 상불사
글/사진 강산 불교 유튜버(불교여행자 – 아이고절런 운영자)
2022년 12월. 세상이 멈춘 것처럼 고요하게도 눈이 내린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엄마를 위한 선물 같았다. 그때 스님께서 물어보셨다. 엄마를 위해 옆에서 기도해도 되겠는지. 그렇게 스님께서는 하남에서 전주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엄마를 위한 기도를 해주셨다.그리고 한 달 뒤, 하남 상불사를 찾았다. 스님을 마주하자 울컥 울음이 터져 나왔다. 스님의 눈동자에도 울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는 따듯함이 담겨…
여섯 마리의 용이친절히 맞이하는창원 불곡사 일주문
창원의 불곡사(佛谷寺)는 구산선문의 하나인 봉림산문을 개창한 진경대사가 935년에 창건했다고 전한다. 그 뒤 쇠락에 쇠락이 이어져 부처의 골짜기, 절골 등으로 불리며 폐허가 되었다. 그러다가 1929년 우담 스님이 비음산 옛 절터에서 땅속에 묻혀 있던 석조 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436호)을 발견해 다시 중창의 기운을 얻어 오늘에 이른다. 불곡사 일주문 서까래 밑에는 ‘비음산 불곡사(飛音山 佛谷寺)’ 편액이 큼직하게 걸려 있다. 소리가 난다는 뜻의 비음(飛音)은 부처님의 법이 중생에게…
붉음이 밝음으로 단양(丹陽)이 지닌 단심(丹心)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팔경 사인암과 청련암
단양팔경은 팔백 경 – 유수인들이 사랑한 이유
“한강의 아름다움이 이곳에서 극치에 이른다.” -1894년 영국인 여성 ‘이자벨 버드 비숍’ 의 책 『조선과 그 이웃 나라』 중에서
단양을 굽이치는 남한강 줄기는 바다로 흘러가며 은하수 병풍처럼 절경을 흩뿌린다. 단양팔경이다.
천년 세월 단양팔경은 수많은 예술가와 학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멈추게 했다. 유독 눈에 띄는 절경들을 여덟 개로 추려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하선암, 상선암,…
월정사 동대관음암 - 구정 선사의 설화
‘불법에 대한 굳은 믿음’과 ‘깨달음에 대한 간절한 발심’, ‘인욕바라밀의 실천’의 현장 오대산 월정사(月精寺)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가 세운 사찰이다. ‘월정’이란 이름은 동대산 만월봉에 떠오른 보름달이 유난히 밝아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자장율사는 홀로 오대산을 찾아 초암(草庵)을 짓고 7일 동안 머물렀다. 그러나 날씨가 음산해 당나라에서 한 노승으로부터 전해 받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은밀히 모시고 하산했다. 이것이 바로 월정사의 시작이다. 동대관음암은 …
소나무가 왜 ‘은자(隱者)의 벗’인지 알려주는 절집 화성 용주사 소나무숲
글/사진 은적 작가
광배처럼 늘어선 소나무 숲과 절이 일체를 이룬 용주사 소나무가 곤경에 처했습니다. 여기서 곤경이란, 기후위기로 2050년이면 남한의 절반 이상 지역이 소나무가 살 수 없게 되는 딱한 형편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2022년 울진, 2025년 의성에서 시작된 경북 지역의 큰 산불 이후 소나무는 대형 산불의 ‘주범’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소나무야말로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뒤바뀌었으니, 인간의 언어로 항변할 길 없는 소나무로서는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소…
영천 팔공산 은해사
은빛 물결 일렁이는 그곳, 고승대덕 요람 되다
영천 은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이다. 헌덕왕 1년(809년)에 혜철국사가 해안평(海眼坪)에 창건한 사찰로, 처음에는 해안사(海眼寺)라고 했다.
그 뒤 1270년에 홍진국사가, 1275년에는 원참이 중건했으며 인종 1년(1545년)에는 천교가 지금의 장소로 법당을 옮겨 새로 절을 지었다. 그때 법당과 비석을 건립해 인종의 태실을 봉하고 은해사라고 했다.
부처와 보살, 나한이 늘어선 것처럼 그 절집 주변 풍광이 웅장하고, 마치 은빛 바다가 춤추는 극락정토와 같다고 해서 …
인생에 소낙비가 내릴 때 여름 주사암으로 가자 경상북도 경주시 오봉산 주사암
여름 소낙비가 인생에 내린다면?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그치는 소낙비를 두고 사람마다 반응은 다를 것이다. ‘잠깐 오는 비인데 맞을 만하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잠깐이니 처마를 찾아 몸을 피해야지’, ‘탈모가 올 수도 있으니 한 방울도 맞으면 안 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 인생에 소낙비가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25년 여름 날씨는 우리나라 여름 사상 최고의 폭염이라는 걸 보니, 지구 인생에도 생소한 고난일 것이다. 그렇게 치면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