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무아, 윤회에 대한 바른 이해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연기와 무아의 쉬운 실천 불교의 핵심 가르침이라고 한다면 연기법(緣起法)과 무아(無我)를 말한다. 세상 모든 것들, 삼라만상은 전부 인과 연이 화합해 생겨나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뿐. 거기에 어떤 고정된 실체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라는 것 또한 인연 따라 생겨났다가 사라질 뿐, 고정된 실체적인 자아를 찾아볼 수 없어서 무아다. 우리는 저 바깥의 물질세계나 자연계는 인연 따라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실체도 없고, 영혼도 없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사람만은 다르다…
감사하는 것의 기쁨
제이 L. 가필드 스미스 칼리지 철학과 석좌교수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무수한 인과 연에 의존해 발생 연기법은 불교의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교리이자, 부처님께서 다섯 제자들에게 설하신 첫 번째 법문에서 강조하신 가르침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무수한 인과 연에 의존해 발생한다. 질병이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다고 하거나, 탄소 배출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다고 하거나, 돌이 날아와 창문을 깨뜨렸다고 할 경우 연기의 법칙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일견 명백한 사실들에 대해 논하며, 연기법을 올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내 의지로써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우리의 인생에는 직접적으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있고,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내 의지로써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별로 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할 수 없는 것들,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욕심내고 집착하면서 어떻게든 바꾸어보려고 애쓰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의지로써 직접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또 내가 직접 할 수 없…
『법구경』 「어리석은 이의 품」의 가르침
현명한 장로(長老)와 어리석은 늙은이
정상교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과 교수
나는 과연 현명한 장로인가, 아니면 단지 나이만 든 어리석은 연장자인가 언제부터인가 권위에 찌든 기성세대를 비하하는 말인 ‘꼰대’가 우리 사회에 발생하는 세대 차이를 반영하는 단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비록 생물학적 나이가 젊어도 그런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젊꼰(젊은 꼰대)’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들은 매우 강력한 신념을 공유하는데 그것은 바로 늘 남들은 잘못된 판단과 관념에 사로잡혀 있지만 자신만은 그렇지 않다는 …
시간 여행에서 지금으로 돌아오기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시간 여행, 생각 여행에서 돌아오라 시간이라는 환상에 끌려가지 말라. 시간은 오로지 생각 속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생각이 없으면 시간이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할 수 있는가? 없다.
당신이 지금 여기라는 온전한 실재에 있을 때, 거기에 시간은 없다. 생각도 없다. 그러나 생각하고 있을 때, 그때 당신은 시간 속에서 헤매고 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순간, 여기가 아닌 어떤 다른 공간 속을 헤매느라 ‘지금 여기’라는 유일한 진실을 놓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삶의 현주소다…
부처님은 윤회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이중표전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불교 하면 떠오르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윤회다. 대부분 부처님께서 ‘중생은 육도(六道)를 윤회한다’라고 가르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윤회에서 벗어나 윤회를 그치는 것이 해탈(解脫)이며,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해탈의 길을 알려주셨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부처님께서는 무아(無我)를 가르치셨다. 그래서 윤회설과 무아설이 충돌한다. 무아(無我)라면 윤회할 수가 없는데 왜 윤회설이 있고, 윤회한다면 무아라고 할 수가 없는데 왜 무아설이 있는가? 우…
생각 감옥을 탈출하면, 삶과 사랑에 빠진다
법상 스님목탁소리 지도법사
현재를 있는 그대로 만나라 과거의 생각으로 현재를 해석하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의 현재는 날마다
새롭다. 사실 안다고 여길 뿐, 아는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놓여 있는
현재는 과거에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번째, 생생한 날 것의
경험이다.그럼에도 우리는 현재와 비슷한 옛날의 기억과 생각을 끌어와 현재를 그것과
같다고 단정하고, 이미 아는 것이라고 규정짓는다. 이미 아는 것은 다시 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모르는 마음 연습하기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학과 교수
숭산 스님의 “이것이 무엇이냐?”…“오직 모를 뿐(Only Don’t Know)” 숭산 스님은 한국의 선불교를 세계에 널리 알리셨던 분이다. 미국에서도 프로비던스 젠센터(홍법원)를 세우시고, 선(禪)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미국 사람들을 제자로 삼아 선불교의 참뜻을 가르치셨다. 벽안의 제자들에게 스님이 자주 사용했던 깨침의 방식은 “이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 것이었다. 가령 방 안의 테이블에 놓여 있는 오렌지를 손에 쥐고 제자에게 내밀어 보이면서 “이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
인공지능의 시대, 불교는?
정상교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과 교수
인공지능의 출현에 대한 예상, ‘14세기에 하는 미래의 교통사고 걱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아야 인간이 창조한, 인간과 닮은 피조물에 대한 상상은 고대로부터 시작되어 16세기 연금술사 파라켈수스는 모태(母胎) 없이도 호문쿨루스라는 인간이 태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한 상상력은 현재 사이버 펑크 장르의 소설이나 영화에 의해 구현되고 있다. 필립 K. 딕(1928~1982)의 SF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
마음챙김과 자유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학과 교수
명상하는 사람 대부분이 명상을 불교의 본래 목적과 관계없는 자기 계발 훈련법으로 여겨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최고의 자신이 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더는 찾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딱 맞는 것을 가지고 있거든요. 당신은 마음챙김으로 자기 계발의 매혹적인 세계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한 명상 센터의 선전물에서 볼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홍보 문구이다. 명상 수행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 연구로 입증되면서 명상…
불교의 깨달음, Let it be!
정상교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과 교수
‘타타타’와 ‘렛잇비(Let it be)’ 한 번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종교인들의 전도 활동과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종교의 교리는 잘 모르지만 언제나 듣는 단어는 천국과 지옥이다. 그런데 천국과 지옥은 특정 종교를 떠나 모든 종교 생활의 궁극적 결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조합이 아닐까. 그래서 불교도들 역시 자비행, 보리심, 참선 및 염불 수행의 결과 획득하는 깨달음의 구체적 모습으로 지옥과 대비되는 극락정토를 떠올릴 때가 많은 듯하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
몸 느낌에 대한 명상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학과 교수
갈망과 혐오 잘 다루기 위해서는 감각적 느낌에 대한 탐색이 중요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님이 출현하기 이전의 인도 종교 문화는 감각과 감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지 못했다. 『맛지마 니까야』에는 바라문이나 은둔 수행자들이 몸을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잘못 알고 몸을 혐오하고 있다고 부처님이 지적하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그들은 심지어 감각적인 느낌을 혐오하기까지 했다. 인도의 고대 종교는 절대적인 존재와 합일하기 위해 삼매를 얻는 명상법을 강조했고, 감각적 대상과의 접촉에서 일…
연기법과 윤회
정상교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과 교수
그때 그랬더라면… 과연 그러할까? 우리는 가끔 가슴을 치며, 혹은 가벼운 미소 속에 ‘그때 그 땅을 샀었더라면, 그때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혹은 만나지 말았더라면, 그때 그곳에 갔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한다. 이러한 후회에는 그때 그랬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살고 행복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과연 그럴까? 아침에 눈을 떠 회사나 학교까지 가는 데는 나의 의지는 물론 그 의지와 상관없는 너무나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집을 떠나기 전 먹는 아침 음식이 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생산자…
무아(無我) - 부처님의 마음으로 행하는 순수한 종교적 행위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학과 교수
무아에 관한 붓다의 가르침은 그것을 듣는 사람의 수행 정도에 따라 달라 무아(無我)는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의 하나이다. 하지만 무아는 가장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교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로 불교가 서양에 전해진 후, 많은 사람이 무아의 교리를 ‘나’라는 존재가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생각해 불교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허무주의 종교라고 단정하고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불교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무아의 교리…
마음에 평온을 주는 처방전 계율과 수행
정상교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과 교수
늘 어떤 대상을 쫓아 바쁘게 돌아다니는 마음 우리 마음은 늘 어떤 대상을 쫓아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이 마치 원숭이가 한 손은 이 나뭇가지를, 또 한 손은 다른 나뭇가지를 잡고 부산하게 옮겨 다니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변화는 또 어찌나 빠른지 그 비유를 들기조차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맑고 고요한 호수에 비바람이 몰아쳐 파도가 치고, 거기에 뚜껑이 열린 검은 잉크병까지 빠져 있다면 호수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 어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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