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깸의 비밀, 삶이라는 꿈에서 깨어나려면|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꿈과 깸의 비밀,
삶이라는 꿈에서
깨어나려면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당신의 진정한 근원


매일 밤마다 무수히 많은 다양한 꿈들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어떤 꿈에서는 성공하고 또 다른 꿈에서는 실패하기도 한다. 어떤 꿈에서는 사랑하다가 이별을 하기도 한다. 어떤 꿈에서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 다른 꿈에서는 행복감에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꿈속에서는 이처럼 모든 것들이 오고 간다. 마치 현실과 같이.

그러나 꿈속에서 악몽(惡夢)을 꾸든 선몽(善夢)을 꾸든, 꿈을 깨고 나면 거기에는 악몽도 없고, 선몽도 없다. 꿈속에서는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지만, 꿈을 깨고 나면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다. 그 모든 꿈속의 이야기들이 왔다가 갔을 뿐, 꿈을 깬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 일도 없다. 꿈속에서 그 수많았던 일들이 꿈을 깸과 동시에 다 사라지고 없다! 그 꿈은 꿈이었을 뿐, 실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여기 있다! 사실 지금의 이 생생해 보이는 현실도 사실은 하나의 꿈과 같다는 것이다!

삶이라는 현실 위로 성공도 왔다 가고, 실패도 왔다가 간다. 사랑도 왔다가 가고, 돈도 명예도 권력도 왔다가 간다. 한 존재의 인생이 왔다가 가고, 우주도 역사도 실제인 것처럼 왔다가 간다. 모든 것들이 왔다가 간다.

그러나 꿈을 깬 자의 입장에서, 그 모든 꿈이 아무것도 아니듯, 삶에서 깨어나게 되면 이 모든 일들이 더 이상 실체가 아니게 된다.

삶에서 성공이 오든 실패가 오든, 이 모든 것이 꿈인 줄 아는 진실의 자리에는 아무런 일도 없다. 성공도 실패도 근원의 자리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이 실상의 자리, 불생불멸의 자리, 그 어떤 것으로도 훼손되지 않는 자리, 그 자리가 당신의 진정한 근원이다. 당신은 바로 이 실상의 자리에서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채, 휘둘리지 않은 채, 굳건하고 여여하게 서 있을 수 있다.

꿈속에서 꿈을 꾸는 사람은 모든 일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꿈속의 그 모든 일들이 실재로 느껴지고, 나 또한 실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은 꿈과 같다’, ‘걱정할 것은 없다’, ‘이 모든 것이 실재가 아니다’, ‘꿈만 깨면 된다’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 주더라도 꿈꾸는 자는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꿈을 깸과 동시에 모든 것이 확연해진다. 그것이 한낱 꿈이었음을, 곧바로 저절로 깨닫게 된다. 꿈속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꿈에서 깸과 동시에 그것이 꿈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처럼 이 현실 세계 또한 깨닫지 못한 우리에게는 누가 뭐라고 해도 실재하는 세계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이라는 꿈, 망상의 꿈에서 깨어날 때, 곧바로 저절로 깨닫게 된다. 나도 꿈이고, 세계도 꿈이며, 이 모든 것이 허망하게 왔다가 가는 꿈이었음을.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 진짜처럼 보이는 현실 세계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먼저 스스로 꿈에서 깨어나길 간절히 원해야 한다. 이 늙고 병들고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겠노라고 발심(發心)해야 한다. 마음 내는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실의 성공을 원할 때 그것을 이룰 수 있듯,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깨달음을 원할 때 깨달음은 이루어진다. 이 현실이라는 꿈을 꾸는 자가 누구인지 참구해보라. 머리로 ‘내가 누구인가?’ 하고 찾는 것이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가슴으로 내 존재의 근원을 향해 노크를 하는 것이다.

그 모든 꿈속의 이야기에 일희일비하며 사는 꿈속의 주인공이 되지 말고, ‘이 모든 꿈을 꾸는 자는 누구인가?’를 확인해보라. 마치 자각몽을 꾸듯, 꿈속에서 꿈인 줄 자각하면, 이 모든 것이 꿈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공부, 참선공부란 바로 지금 이 현실에서 깨어나는 공부다. 깨어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지만, 깨어나고 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확연해진다. 이 모든 실재 같은 현실을 왜 허망하고, 꿈같으며, 무아라고 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것은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머리로 이해할 수 없다. 직접 꿈에서 깨고 나면 모든 것은 자명해진다. 현실이라는 꿈에서 깨어나면, 현실을 똑같이 살면서도 이 현실에 휘말리지 않는다. 현실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 자유로운 삶, 괴로움에서 벗어난 삶을 살게 된다.

어떤가? 이 한평생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꿈에서 깨어나는 삶,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삶, 죽음을 뛰어넘는 삶, 내가 누구인지, 삶이란 무엇인지를 깨닫는 삶, 그것이 바로 마음공부의 길이다. 이것은 전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마음만 내면 누구나 가능한 현실이다. 내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본래 부처이기 때문이다.


깨달음, 찾을수록 멀어진다


당신은 부처를, 참나를, 깨달음을 찾고 있다. 그러나 여기 있는 당신이 저기 어딘가에 있는 진리를 찾는다는 바로 그것이 진리와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왜 그럴까? 당신은 당신을 찾는 자, 구하는 자라고 여기면서 찾을 대상, 구할 것을 찾아 나서지만, 사실 당신은 찾는 자가 아니라, 찾는 것이다.

눈이 눈을 볼 수 없듯이, 찾고 있는 당신이 바로 찾는 그것이기 때문에, 바깥으로 찾고 있는 동안은 결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진리를 찾고 있는 그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토록 진리를 갈망하고 있는가? 찾고 있는 대상을 찾아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찾고 있는 바로 그놈이 누구인지를 살펴보라. 회광반조(廻光返照).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는가? 바로 당신을 찾고 있다. 찾는다는 바로 그 사실이 당신을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찾는 거기에, 찾고 있던 것은 이미 드러나 있다.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애초부터 찾을 것은 없었다. 오히려 찾는 행위가 깨달음을 방해했을 뿐.

그렇다면 찾지 말아야 할까? 아니다. 그럼에도 찾아야 한다. 찾고 있는 그놈을 돌이켜 확인해보라. 찾되 찾음 없이 찾아보라.  



법상 스님|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공부하다가 문득 발심해 불심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여 년 군승으로 재직했으며, 온라인 마음공부 모임 ‘목탁소리(www.moktaksori.kr)’를 이끌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법상스님의 목탁소리’를 통해 16만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고, ‘헬로붓다TV’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상주 대원정사 주지, 목탁소리 지도법사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 『보현행원품과 마음공부』, 『육조단경과 마음공부』, 『수심결과 마음공부』, 『도표로 읽는 불교교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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