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염불 수행기
윤종훈
디지털대원아카데미 학생

아내의 임신 계기로 관세음보살 염불 기도 시작
염불(念佛) 수행이란, 불보살님의 명호를 지성껏 불러서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수행이다. 마치 배고픈 갓난아이가 자꾸 칭얼거려 어머니의 젖을 빨게 되듯이. 그래서 어쩌면 이 수행은 자연스럽고 본래적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간절함만 있다면….
결혼한 지 한 해가 가까워오는 어느 날 저녁,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직장에서 퇴근을 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아내의 수심에 찬 얼굴을 보고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아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했는데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것이다. 처음 그 소리를 듣고 뜻밖에 나는 너무 놀라웠다. 그리고 아내가 덧붙이는 의사의 말, 산모가 몸이 약해서 순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그 말에 나는 금세 충격에 빠졌다. 그렇지만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걱정하는 아내를 먼저 위로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찾아온 선물이니 기쁘게 받을 준비를 해보자고 했다. 며칠 뒤에 아내는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가까운 지인분이 나타나 기도문을 주고 열심히 기도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분은 법사 자격을 갖추고 열심히 포교 활동을 했는데 당장 나는 그분에게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그분은 기도문과 함께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봉독하고 관세음보살 염불 기도를 하라고 하셨다. 나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아내와 함께 열심히 기도 생활을 시작했다. 참고로 여기에 기도문을 소개한다. ‘밝은 지혜와 힘차게 추진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신 부처님, 저희 가정에 자녀가 있음을 감사합니다. 저들이 선과 악을 구별해 사악한 무리를 멀리하게 하시고, 정법을 구하고 정의를 지키는 용맹스러운 사자가 되게 하소서. 항상 부처님 곁에 살게 하시어 사리불의 지혜와 아난의 불망염지와 금강역사의 강건함을 지니게 하소서. 그리하여 온갖 고난과 유혹에도 이겨내는 슬기와 용기를 배우게 하소서. 끝없는 공덕과 지혜의 밝은 광명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시는 부처님, 언제나 저희 자녀를 감싸주시어 저들이 참된 지혜의 눈을 떠 스스로 완전한 심성을 보게 하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처음 해보는 염불이라 잘하지는 못해도 정성을 다했다. 아내와 나는 매일 똑같은 새벽 시간에 일어나 먼저 초를 켜고 삼배를 올렸다.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천천히 소리 내어 다 읽고 나서 관세음보살님의 이름을 불렀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이렇게 일심으로 20분을 반복하고 나서 기도문을 읽었다. 사실 그냥 기도문만 읽으면 별로 감흥이 없을 것 같았다. 매일 이렇게 거듭하는 기도 생활이 점점 안정을 찾자 기도의 기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도를 마치고 나서 잠시 앉아 있는데 마치 관세음보살님이 우리 부부의 등 뒤에서 그 자애로운 팔로 감싸주시는 것 같았다. 아내는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다행히 병원에서 태아들은 모두 건강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아내는 입덧이 심해 거의 먹지를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 고생이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산달이 점점 가까워지자 우리는 점점 더 관세음보살님을 애타게 불렀다. 관세음보살님은 누구이신가? 중생이 어떤 고난을 당해도 두려움을 없애주시는 분, 음욕심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여의게 하시는 분, 복덕이 있고 지혜가 있는 아들과 단정하고 아름다운 딸을 낳게 하시는 분, 그리고 사바세계의 중생을 위해 갖은 방편으로써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케 해주시는 분이시다! 신기하게도 만삭인 아내의 몸은 보름달을 안고 있는 것처럼 너무 환하고 밝았다. 드디어 해산을 위해 상담하러 병원을 갔는데 의사는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를 권했다. 그래도 우리는 자연분만을 원해 아이를 받아줄 병원을 몇 군데 찾아다녔다. 결국 그런 곳을 찾지 못해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왔다. ‘아, 관세음보살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민 끝에 아내는 할 수 없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며칠 뒤에 나는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내가 산통을 호소했다. 나는 얼른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나는 관세음보살님을 간절하게 불렀다. 그런데 분만실에 있는 아내는 진통이 점점 심해지고 저절로 자궁이 열려 아기가 나오려고 했다. 마침 그날은 병원의 마취과 의사가 출장을 가고 없었다. 그래서 병원 측에서는 40분 거리에 있는 이웃 병원의 마취과 의사가 오면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그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다. 첫아이를 안고 분만실을 나오는 간호사는 아기가 너무 예쁘다고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너무 감격해 관세음보살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이렇게 기적 같은 일이 생겼으니 나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입은 것이었다.
청화 큰스님 친견하고 깨달음을 구하는 염불선 알게 돼
그 후에 어느 날, 나는 법회에서 청화 큰스님을 친견하고 복만을 바라는 염불이 아니라 깨달음을 구하는 염불선을 알게 되었다. 관세음보살님은 중생을 두루 보살펴주시고 한편으로 중생의 해탈을 도와주시는 분이 아닌가! 바로 그분은 지혜와 자비를 갖추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분을 통해서 누구나 고해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보문품』에 네 가지 소리인 묘음(妙音), 관세음(觀世音), 범음(梵音)과 해조음(海潮音)이 나오는데 나는 그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나는 염불 수행을 할 때 먼저 배(원기가 모이는 기해혈)에 집중해 내쉬는 숨에 관-세-음-보-살을 크게 외친 다음에 빨리 숨을 들이마신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아랫배가 들락거리며 소리를 내는 것은 바다의 조수인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과 같으므로 해조음이라고 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머리의 양미간(인당혈)에 의식을 두고 관세음보살을 아주 빠르게 소리를 낸다. 빠른 소리는 우주의 소리인 범음이라고 하겠다. 3단계에서는 입으로는 소리 내지 않고 가슴(단중혈)에 초점을 두고 외부의 소리나 자신의 소리를 듣는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온전히 들어서 안다면 가히 관세음이라 할 만하다. 마지막은 문득 들리는, 소리 없는 소리, 즉 깨달음의 소리이다. 그것은 청정한 자성의 자리에서 나오므로 묘음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문문성(反聞聞聲) 이근원통(耳根圓通), 즉 소리를 듣는 자신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듣는 자와 말하는 자가 둘이 아닌 마음의 경지를 체험하는 것이다. 이렇게 염불 수행을 하면 나는 삼매를 쉽게 체험할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나는 『자애경(Metta Sutta)』을 염송하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한다.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지금 나는 염불 수행으로 많은 복을 받고 늘 자애의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것이 힘든 세상살이에서 평범한 지혜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까닭으로 모름지기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할지니라. 생각 생각 의심치 마라(是故須常念 念念勿生疑)’라고 부처님께서 「보문품」에서 강조하셨다.
윤종훈|디지털대원아카데미 학생. 교사로 퇴직하여 지금은 수행에 뜻을 두고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