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알아차림 수행과 건강 | 일상 속 불교 건강법

일상의 알아차림
수행과 건강

문일수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의과대학 교수

그림 | 원경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육체가 아무리 건강해도 치매와 같은 정신적 황폐가 오면 건실한 육체는 오히려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행복까지도 빼앗아가는 거추장스러운 몸뚱이가 될 뿐이다.

어떻게 뇌 건강을 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까? 다행히 뇌에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뇌신경세포 신생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일상 속 불교 생활은 뇌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뇌신경세포 신생을 촉진하는 대표적 생활 습관은 운동, 학습, 외톨이 되지 않기, 좋은 식성, 간헐적 단식, 알아차림(sati 사띠) 수행이다. 불교의 생활화가 뇌세포 신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생활 속 알아차림(sati) 수행의 실천은 여러 측면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첫 번째, 수행은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뇌 건강에도 크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기존의 신경세포를 퇴행시키며, 반대로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면 신경세포의 모양과 기능이 회복된다. 또한 스트레스는 신경세포 신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상에서 알아차림 수행의 실천으로 뇌신경세포의 퇴행을 방지하고,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두 번째, 알아차림 수행은 전전두엽과 해마의 기능을 강화해 건망증을 치료하고 치매를 예방한다. 이는 물론 수행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한 결과이다.

세 번째, 알아차림 수행은 행복 유전자를 발현시킨다. 두 종류의 웰빙이 있다. 하나는 즐거움을 얻고 고통을 피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개인의 자기만족인 쾌락적(hedonic) 웰빙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한 자기만족을 넘어 자기실현의 고귀한 목적을 향한 노력인 고결한(eudaimonic) 웰빙이다. 불교의 수행은 세속적 쾌락이 아니라 고결한 행복을 추구한다. 연구에 의하면 쾌락적 웰빙은 역경(고독, 가난, 여읨 및 만성적 스트레스)에서 유발되는 염증 유전자들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항체를 합성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은 감소시킨다. 반면에 고결한 웰빙은 항체 합성 및 항바이러스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수행은 정신은 물론 육체의 건강을 증진시킨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알아차림 수행의 결과로 성취되는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 사고, 고결한 행복이 정신 및 육체적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세상의 존재들과 일어나는 현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에 나의 마음은 불만에 매몰되고, 이는 정신적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이 된다. 하지만 존재나 현상에 끌려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떨어져 나오면 존재와 현상이 주는 영향에서 벗어난다. 사띠 수행은 나의 마음이 대상에 끌려다니지 않고 떨어져 나와 나 자신을 보는 능력을 키운다. 매우 단순한 마음가짐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크나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 부처님을 일렀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항상 사띠하라.’

문일수
경북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대학원에서 미생물학 석사 학위를, 캐나다 뉴브런즈윅 생물학과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한국생명과학회 회장, 동국대 의과대학 부학장(연구)을 거쳐 현재 동국대 의과대학 신경해부학 교수(뇌신경과학)로 있다. 『붓다마음의 뇌과학 시리즈 1권: 오온과 전오식』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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