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 되는 길
- 통도(通度)의 길 영축산 통도사 적멸보궁
무풍한송(舞風寒松), 이 길보다 더 길고 긴 역사의 흐름을 의연하게 지켜본 길이 또 있을까요?
천년 고찰 통도사. 이곳으로 들어가는 길에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1,400여 년의 역사를 이고 살아온 소나무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영축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봄 여름 가을 없이 장단을 맞추는 곳 바로 무풍한송입니다. 이곳을 흐르는 바람을 가슴속 깊이 들이마셨다면 이미 자연과 상생하고 조화를 이룬 셈입니다. 흥선대원군의 글씨로 유명한 영축산 통도사 편액이 달린 일주…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와 고양이
세조(수양대군)는 문종이 어린 조카 단종에게 왕위를 넘기고 죽자, 김종서·황보인 등을 죽이고 단종을 몰아낸 후 왕위에 오른다. 그 후 성삼문 등 사육신을 무참히 죽이고 단종마저 죽이고 말았다. 잠자리에 든 세조는 악몽을 꾸는지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은 채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옆에 누웠던 왕비가 잠결에 임금의 신음 소리를 듣고 일어나 “마마,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정신 차릴 것을 권하니 잠에서 깨어난 세조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마, 신열이 있사옵니다. 옥체 미령하옵신지요?” 세조는 대답 …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유정숙 서울시립과학관 과학교육업무 총괄
2045년, 사람들은 저마다 귀한 보물을 찾기 위해 매일 오아시스에 간다. 오아시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게임 속 세상으로, 사람들은 현실의 자아를 대신한 아바타로 활동한다. 눈앞의 가상 세계를 보기 위해 커다란 고글을 머리에 쓰고, 촉감을 느끼게 해주는 특수 옷을 입고, 장갑을 낀 채, 게임 속 세상에서 모험을 즐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는 보물을 찾는 주인공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한 악당이 존재하듯, 이 영화…
불교에서 보는 메타버스, 불교계의 현황
박재철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강사
4차 산업혁명 전개와 또 다른 삶의 공간 메타버스 2016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에 의해 처음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IT를 기반으로 전개되고, 슈퍼 지능과 초연결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지능을 융합해 만들고, 이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해 통합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능과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 기반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람의 건강을 관리하고(U-Health…
디지털 인간과 불성의 문제
김경회 대구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1,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꽉 들어찬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대형 강의실이다. 강의실 앞 스크린엔 “4,500만, 24시간”이란 숫자만 보일 뿐이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여러 차례 묻고 있다. 묵묵부답…. 시간이 꽤 흐른다. 엉뚱한 대답에서부터 “음원 조회 수 아닌가요?”란 대답으로 차츰 윤곽을 좁혀간다. 마침내 얻은 답은 대한민국의 BTS(방탄소년단)란 그룹이 24시간 이내에 도달한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4,500만(세계 1위)이란 결…
AI는 수행할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가?
보일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AI와 인간의 연기성 AI도 인간처럼 수행하고, 깨달을 수 있을까? 우선 이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 전에, AI가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즉 AI는 인간의 사고 패턴과 윤리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든 알고리즘이다. 물론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독자적으로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율성’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AI가 자율성을 갖게 만드는 수많은 데이터의 생산과 알고리즘의 설계는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 그리고 인간의 삶
송운석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산업혁명 이후 세계는 경제 성장을 토대로 하는 사회 발전을 모색해왔다. 경제 성장은 민주화는 물론 다양한 물품의 생산을 통해 인간의 욕구 충족의 기반을 마련하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삶과 안전한 삶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어왔다. 경제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기술 발달은 마침내 인간을 점차 노동으로부터 해방하고 각종 인터넷 및 스마트 기술의 발전으로 전 지구촌 사람들의 상호 교류가 동시적으로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구촌은 하나의 수요와 공…
일회용품으로 낭비되는 개인의 삶
권용진 소셜벤처 디어얼스 대표
대한민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세계 1~3위를 오갈 정도로 손에 꼽힌다. 2018년 ‘폐플라스틱 대란’은 쓰레기 문제가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위협이 되는지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2019년 CNN ‘의성 쓰레기 산’ 보도로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몇 년 전 정책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규제는 흐지부지되고 일회용품 사용은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게 된 건,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며 일회…
간화선의 현대적 의미
수불 스님
안국선원 선원장
토인비가 20세기 최대의 사건은 서구 사회에 불교가 본격적으로 유입된 것이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에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불교의 전파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서구인들은 티베트 불교 수행법, 남방 불교의 위빠사나 수행법 그리고 선 수행법을 꾸준히 수용해왔다. 그들은 또한 불교 수행법을 심리 치료에 응용해 새로운 명상법을 개발하고, 의학 분야와 심리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명상의 대중화 흐름을 타고 불교 유사 수행법들이 확산되었으며, 특히 위빠사나의 …
평범한 대학생에서 한 사람의 불자로 거듭나다
안현민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제3기 대원청년 불자상 수상자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종교가 없었으며, 주변에 교회나 절에 다니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종교 활동에 시간을 내는 것이 매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종교를 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불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조계종립 학교인 동국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이다. 2017년 처음 학교 행사에 참여했을 때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것을 보고,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앞…
불교상담과 불교심리학으로 현대와 소통한다
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자연 계열을 선택했고, 서울에 있는 공대로 진학했다. 남자 고등학생들이 흔히 그렇듯이 먹고살기 좋은 길이라 생각했을 뿐 큰 고민은 없었다.
그런데 대학교 1학년 때에 막냇동생이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문득 먹고사는 문제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어차피 잠시 머물다 갈 인생인데, 보다 근원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공부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공대를 자퇴하고 다시 공부해 철학과로 진학했다.
처음 …
불교는 내 삶의 나침반
박혜경
대원아카데미 학생
“이 세상 아무 곳에다 작은 바늘 하나를 세우고 하늘에서 아주 작은 밀씨 하나를 뿌렸을 때 그게 그 바늘에 꽂힐 확률. 그 계산도 안 되는 확률로 만나는 게 인연이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나오는 대사이다. ‘인연(因緣)’은 원래 불교 용어로 산스크리트어인 ‘헤투 프라티아야(Hetu-pratyay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헤투(Hetu)’는 모든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인(因)을, ‘프라티아야(Pratyaya)’는 원인을 도와 결과를 만드는 연(緣)을 의…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하나가 되는 선수행의 지침서
『친절한 간화선』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갈등과 번뇌가 많아진 현대 사회로부터 잠시 벗어나고자 하는 공통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캠핑 그 자체는 정신적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없다. 캠핑을 가서도 마음이 평온하지 않다면 그곳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던 일상의 연장선이 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이 부처임을 자각하게 하는 ‘선(禪)’의 가르침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선(參禪)은 선(禪)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불…
NBA의 선사, 농구감독 필 잭슨
선불교와 마음챙김 명상으로 선수들의 정신을 단련하다
NBA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마이클 조던은 매일 아침 짧은 시간의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것은 오래전에 그가 시카고 불스의 선수로 활약할 때부터 가지게 된 아침 습관인데, 선수 시절에 명상은 그가 경기 중에 정신 통일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훈련이었다고 회상한다. “관중이 조용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 바로 그 상태가 시작됩니다. 바로 선정(禪定)의 상태죠. 그 상태에 도달하면 모든 것이 천천히 움직입니다. 반면에 나는 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