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암 스님의 『친절한 간화선』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하나가 되는 선수행의 지침서


『친절한 간화선』




월암 지음, 담앤북스 刊, 2012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갈등과 번뇌가 많아진 현대 사회로부터 잠시 벗어나고자 하는 공통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캠핑 그 자체는 정신적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없다. 캠핑을 가서도 마음이 평온하지 않다면 그곳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던 일상의 연장선이 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이 부처임을 자각하게 하는 ‘선(禪)’의 가르침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선(參禪)은 선(禪)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불성을 깨닫기 위한 수행법이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 출가(出家)와 재가(在家)를 막론하고 적용될 수 있는 수행법이다. 현대인의 심리적 속박과 정신적 고통의 문제는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현상이다.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본래성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친절한 간화선』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 고통의 치유 방편을 선 수행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수행과 깨달음이 하나가 되는 해행일치(解行一致)의 수행자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현재 한국 불교에서 실참되는 참선 수행은 주로 간화 방법론에 입각해 있다. ‘간화선(看話禪)’의 문자적 의미는 볼 간(看), 말 화(話), 좌선 선(禪)을 의미한다. ‘간화(看話)’는 아무 말이나 그냥 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좌선을 하던 선사들이 절차탁마하는 과정에서 스승과 주고받은 대화 중 일부를 정형화해놓은 구절인 화두(話頭) 의심을 통해 견성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즉 간화선이란 화두 의심의 일념을 통해 바깥 경계로 향하는 의식 작용을 멈추어, 즉 망념을 끊어 진여본성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월암 스님은 간화선 체계와 대중화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에 따라 『친절한 간화선』도 많은 대중들이 간화선 수행에 입문해 안심의 삶을 영위하길 바라는 관심에서 집필되었다. 나아가 이 책은 한국 불교의 회통적 가풍에 입각해 간화선 수행을 화두참구라는 방법론에만 한정하지 않고, 발심으로부터 습인(習忍)의 닦음, 정견의 확립, 화두참구의 방법론 및 보현행원의 회향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의미의 간화정종(看話正宗)을 수립하려는 고민의 결실을 담고 있다.

『친절한 간화선』에서 월암 스님은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정립(鼎立)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신앙을 떠난 수행, 수행이 없는 생활, 생활이 결여된 신앙은 정법(正法)이 아니라는 지적은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셋이자 하나임을 곱씹게 한다. 그리고 보조 스님의 “땅에 쓰러진 자(人因地而倒者) 땅을 짚고 일어서라(因地而起)”(『정혜결사문』)라는 구절의 인용은 생활에서 ‘마음’으로 인해 생겨난 고통에 고민하는 대중이 생활 속에서 신앙과 수행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렇듯 이 책은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하나 되는 생활선 입문서로 초심자 눈높이에 맞춘 간화선 수행 지침과 간화선 수행의 점차적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5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친절한 간화선』의 저자인 월암 스님을 초청해 사람이 부처임을 자각하게 하는 선(禪)의 가르침과 신앙과 수행과 생활이 하나가 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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