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대학생에서 한 사람의 불자로 거듭나다 | 나의 불교 이야기

평범한 대학생에서 한 사람의 불자로 거듭나다


안현민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제3기 대원청년 불자상 수상자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종교가 없었으며, 주변에 교회나 절에 다니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종교 활동에 시간을 내는 것이 매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종교를 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불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조계종립 학교인 동국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이다. 2017년 처음 학교 행사에 참여했을 때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것을 보고,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앞으로 종교 활동을 강요받지 않을지, 그것 때문에 진로나 학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정각원에서 사진도 찍고, 학교 중앙에 연등이 길을 따라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불교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학과 선배를 따라 같이 연등을 만들면서 불교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템플스테이에 참가도 해보고, 법회와 스님과의 차담에도 참석하고, 명상도 하면서, 내가 평소에 하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업이라는 것이 생기고,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한 것이지만, 그런 당연한 것을 모르고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함부로 말하고 다녔던 것 같다. 물론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해오던 말하는 방식, 행동하는 양식을 바로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의 정진이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조금씩 바꿔나갔고, 그것이 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전역하고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게 되었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동아리 활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회장을 맡으려고 하는 사람도 없어서 결국에는 내가 하게 되었다.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법회도 진행했지만, 나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처음으로 전국 대학생 불자 조직인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를 알게 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활동하기 어려운 것은 동국대학교 불교학생회만이 아니었고, 전국의 불교학생회도 마찬가지였다. 대불련도 2021년도 중앙회장을 선출하지 못해 활동 계획이 불투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전국 단위의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고, 중앙회장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도 학생들이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간사님들이 나에게 중앙회장직을 제안했을 때에도 거절했지만 결국에는 중앙회장을 맡게 되었다.

전국 조직 활동을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되어서 그 조직의 중앙회장직을 맡게 되었으니, 어떻게 보면 벼락출세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활동이 절대 쉽지는 않았다. 제일 문제가 된 것은 금전적인 문제였다. 지방에 내려가면 교통비도 발생했고, 아무래도 서울에서든 지방에서든 타 학교 불교학생회 회장들을 만나면 내가 밥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활동비가 지급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생활비도 넉넉하지 않고, 어떠한 사명감으로 인해서 중앙회장직을 맡았던 것도 아니었기에, 중앙회장직을 중간에 그만두는 것도 생각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학교에서 도와주셨고, 대한불교진흥원에서 대원청년 불자상을 수상하여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도움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회장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물론 요즘에 말하는 ‘금융 치료’, ‘돈 받으니까 열심히 한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나 혼자만 노력하고 끝내는 일이 아니라, 나름 주변에서 나의 노력을 알아본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러한 기대에 어떻게든 부응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불교 활동으로 인해서 받은 돈을 다시 불교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더 많은 대학생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알리고, 기존의 대학생 불자들에게는 즐거움과 평안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내가 맡았던 자리에서 내려와 한 명의 평범한 대학생 불자로 지내고 있다. 2017년 대학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5년 동안 불교는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었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인 나에게는 절대 상상도 하지 못할 생활이었다. 지금은 한 명의 대학생 불자로서, 대학을 졸업하고는 청년 불자로서 부처님 법을 공부하고 나 자신을 살피며, 남은 인생을 한 사람의 불자로서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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