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 스님 초청 6월 16일, 화요열린강좌
붓다의 가르침을 다시 읽는 이유
『고광 스님의 불교 도장 깨기』는 붓다의 가르침을 삶의 언어로 다시 살펴보고, 불교의 깨달음을 현재화하려는 시도에서 작성된 책이다. 한국불교사(史)에서 붓다의 가르침은 주로 한자(문)로 번역되어 소개·정착되었다. 그 과정에서 원어 빨리어나 산스크리트어의 의미가 오역되거나 지나치게 의역되기도 했다. 저자는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불교 용어 중 실제 붓다가 사용한 단어와 그 의미가 달라졌거나 오류가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경전을 통해 붓다가 사용한 용어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할 것을 주문한다. 붓다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시각은 불교에 대한 오해 중 하나인 신비주의에 대한 재인식이기도 하다. 저자가 불교(佛敎)를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명확히 강조하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불교는 부처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붓다의 깨달음을 가르치는 종교이다. 출가 후 40년의 수행을 거쳐 부처님의 깨달음을 알게 된 저자는 “부처님의 깨달음은 결코 쉬운 가르침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깨달은 내용을 가르친 것이니, 아무런 단서 없이 깨닫는 것보다는 압도적으로 쉬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책의 의도를 “다만 그것을 이해하려면 그 기초가 탄탄해야만 한다. 그래서 필자가 알아낸 어원과 번역의 오류를 정리하여 탄탄한 기초를 쌓을 수 있도록 집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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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 스님 지음, 2025, 불광출판사 刊 |
번역의 오해를 넘어 현재의 언어로 다시 읽기
번역은 한 언어의 단어가 다른 언어의 단어로 대치되는 것 이상의 과정을 거친다. 번역은 번역될 당시의 사회‧문화‧정치적 상황이 고려되어 번역자에 의해 최적의 단어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번역된 단어는 원어의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는 시간이 흐르면서 후대의 사람이 번역어의 의미를 오해해 잘못 해석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지적하는 ‘견성 체험’이라는 단어의 조합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저자는 “과연 견성(見性)이 체험될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견성 체험’을 용어가 잘못 이해된 단적인 사례로 지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견성은 깨달음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보디(bodhi)’를 의역한 단어 중 하나로, ‘깨닫는다’라는 말은 ‘몰랐던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어서 저자는 붓다의 깨달음을 “비교할 수 없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증명될 수 있는 게 바로 진정한 깨달음”이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보면 ‘견성 체험’은 개인적인 느낌에 머무르고 그 체험이 다른 사람과 공유될 수 없기 때문에 성립이 불가능한 단어의 조합이 된다.
현재 번역되어 한국에서 통용되는 불교 용어를 재점검하는 이 책의 시도는 단순히 용어를 바로잡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한자(문)를 경유해 현대 한국어로 이중 번역된 것을 가로질러 붓다의 가르침 그 자체에 이르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즉 붓다의 가르침의 의미를 궁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원래의 의미를 깊이 파고들고 이를 ‘지금, 여기’에서 현재화한다. 저자가 산스크리트어 ‘나마스(samas)’의 번역어인 ‘귀의’를 ‘돌아가 의지한다’에서 ‘(붓다에게) 투항하고 의지한다, 순종하며 의지한다’로 그 의미를 확장해 재정의하는데 이는 이 책의 목적이 불교를 삶과 현재의 언어로 재독하는 것에 있음을 반증한다.
6월 <화요열린강좌>에서는 『고광 스님의 불교 도장 깨기』의 저자인 고광 스님을 초청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곤 했던 불교 상식의 오류에 관한 이야기를 청해 듣고, 불교를 믿음이 아닌 이해의 측면에서 함께 사유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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