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행처 순례, 5대 적멸보궁
이리로 오라, 나 여기 있노라!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국내 석탑 중 가장 높은 해발 1,244m에 조성된 불사리탑 봉정암 오층석탑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높이 3.6m 규모의 석탑입니다. 만해 한용운은 「백담사 사적기」(1923년)에 1781년에 기록된 「봉정암 중수기」를 인용해 자장 율사가 당(唐)에서 얻은 부처님의 사리 7과를 이 탑에 봉안했다고 적었습니다. 그것을 근거로 해 봉정암은 통도사, 상원사, 정암사, 법흥사와 함께 진신 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5대 …
간화선에서의 깨달음
한자경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
어떤 앎이 깨달음인가? 깨달음은 뭔가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이지만, 일반적인 앎과는 구분된다. 지금 창밖에 비가 온다는 것, 지구는 둥글다는 것,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것 등은 내가 모르다가 알게 되는 것이지만, 그런 앎을 깨달음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물리적 또는 관념적 세계로부터의 정보의 획득일 뿐이다. 정보의 획득은 개별 정보들을 종합·정리하는 인식 틀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식 틀 내지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앎이 깨달음일까? 천동설이 상…
명상하는 뇌 명상과학 공유랩 이야기
김은미 KAIST 명상과학연구소 연구부교수
공부하는 사람이 마음 쓰기를 산과 같이 하고 마음을 넓게 쓰기를 허공과 같이 하고 지혜로 불법(佛法) 생각하기를 해와 달같이 하고 (경허 스님 「마음공부」 중에서)
이런 마음 상태를 뇌파를 찍어서 알 수 있을까.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느낌일 때 뇌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때 뇌파에서는 알파파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한다. 인지 작업을 더 많이 하는 때에는 베타파의 비율이 증가하고, 조금 더 이완되고 느른하니 졸린 상태에서는 뇌가 더 느긋하게 작동하면서 …
참나(眞我)를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
경은정 동국대학교 치유와 행복 융합연구원 연구원
나의 아픈 마음을 누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가족을 돌보고, 학생들을 챙기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정작 ‘나’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주거나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삶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고난과 마주쳤을 때 가장 힘든 것은 마음 때문이다. 슬픔, 상실, 고통, 우울 등의 정신적 위기는 우리가 외면할 때 더욱 악화되지만 반대로 우리의 몸과 마…
명상으로 관점을 바꾸면 삶이 가벼워진다
문일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의과대학 교수
‘혼자 있는 것’은 ‘혼자 있다고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자는 자신이 타인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사실을 인지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인 반면, 후자는 동일한 물리적 격리를 ‘비합리적인 믿음’에 근거해 고립을 외로움으로 경험하는 주관적인 감정적 반응이다. 자기 관리 전략을 잘 짜서 ‘혼자 있는 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자기 외로움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불교는 정신적 …
한가위에 달을 보며
밝고 흰 보배가 인간 세상에 있었다면
권세로 다투어 내버려두질 않았겠지.
물에 비친 저 달이 인간 세상 보배였다면
어찌 위에서 비추어 궁벽진 산에까지 이르게 했으리.
- 진각 국사 혜심(眞覺國師 慧諶, 1178~1210)
화순 운주사
‘와불’이 일어날 때 현실 상처 치유
구름이 머무는 절, 운주사(雲住寺). 천불천탑이 구름 속에 있는 광경은 가히 상상만 해도 비경이다. 운주사의 돌부처는 하나하나 뜯어보면 한결같이 못생겨서 부처의 위엄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코, 입은 물론 신체 비례도 제대로 맞지 않으며, 정통 불상이 지닌 도상에서 크게 어긋난 파격적인 형식미를 띤다. 석탑도 마찬가지이다. 정형을 깬 파격미, 힘이 실린 도전적 단순미, 친근하면서도 우습게 느껴지는 토속적인 해학미와 아울러 그것들이 흩어져 있으면서도 집단적으로 배치된 점이 운주사…
초기 불교의 깨달음
임승택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
깨달음에 대한 오해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라고 한다. 그렇다면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사건을 가리킨다. 이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진리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 경험이다. 어렴풋하고 찜찜하게 남아 있던 미해결의 문제가 이것을 계기로 확연하게 풀린다. 손바닥으로 무릎을 ‘탁’ 치면서 ‘아하 그렇구나!’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인식의 전환’이 깨달음이다. 인식이 바뀐다는 것은 앎의 지평이 달라진다는 것이며, 새로운 시각으로 …
참나를 찾는 자아실현으로서 깨달음
노부호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깨달음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논의가 현실의 삶과 유리되어 진행됨으로써 깨달음이 신비화되어 일반인에게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간화선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일상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깨달음에 대해서 논의 해 보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깨달음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지, 깨닫기 위해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이다. 그러나 깨달음과 관련된 논의에서 이러한 현실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
쓰레기를 줄이는 순환 경제로!
조강희 인천환경교육센터장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환경을 넘어서서 사회 전 분야의 큰 위협이다. 특히 자원 순환 분야에서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이를 위해 이제는 폐기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변화가 절실하다.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급급한 소각 매립 등 결과 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이제는 쓰레기가 근본적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생산, 유통, 소비 전 영역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원인 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자원 순환과 관련해 과거부터 많이 언급되고 있는 표어는 3R이었다. 쓰레기를 줄이는…
화두 참구법
수불 스님 안국선원 선원장
화두란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성품을 직접 가리킨 말이다. 화두가 가리키는 진리 당처를 말끝에 즉각 깨달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의심이 일어난다.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 화두는 곧 의심인 바, 참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두 의심이 아주 또렷하게 들려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초심자가 처음부터 화두 의심을 실제로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학인은 선지식이 제시하는 공안을 자세히 살펴서 화두 의심을 면밀히 잡들어야 한다. 안목 있는 선지식이 인연 있는 학인으로 하여금 자성을 깨닫도록…
메타버스 세상, 인간의 신체를 다시 생각하다
보일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메타버스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간은 현실 세계에서의 자신의 육체를 어떻게 생각할까. 현실 세계의 모든 정보가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되어가는 최근 과학기술의 혁신 속에서 ‘가상성(假像性)’은 현실 세계는 물론 인간의 몸마저도 탈(脫)경계와 탈(脫)신체화로 가는 행로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개 양상은 트랜스휴머니즘에서 추구하는 소위 ‘인간 향상(enhancement)’이라는 목표와 궤를 같이하면서, 사실상 인간의 영생 혹은 불멸 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
과학과 비유비무(非有非無), 그리고 묘유(妙有)
홍창성 미네소타주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과학과 비유(非有) 18세기 말에 서양 근대 철학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임마누엘 칸트가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가르치기도 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맡았었는데, 당시로서는 첨단의 학문이었던 뉴턴의 물리학을 연구하고 또 강의했다. 그의 명저 『순수이성비판』은 과학이 우리에게 어떻게 참된 지식을 제공하는가를 논의한 ‘과학철학’ 저서이다.
칸트는 과학 지식이 필연적으로 참인 이유를 밝히고자 자연 세계를 연구하는 우리 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