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으로 관점을 바꾸면 삶이 가벼워진다

명상으로 관점을 바꾸면
삶이 가벼워진다

문일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의과대학 교수

그림 | 원경

‘혼자 있는 것’은 ‘혼자 있다고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자는 자신이 타인과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사실을 인지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인 반면, 후자는 동일한 물리적 격리를 ‘비합리적인 믿음’에 근거해 고립을 외로움으로 경험하는 주관적인 감정적 반응이다. 자기 관리 전략을 잘 짜서 ‘혼자 있는 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자기 외로움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불교는 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방편을 제공한다. 바로 사티(sati) 명상이다.

사티 명상이란
사티 명상이란 불교를 창안한 붓다의 오리지널 수행법이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경』(『아나파나사티 수행 경, Anapanasati Sutta; 맛찌마 니까야 M118』)이 사티 수행에 대한 붓다의 대표적인 가르침이다. 사티 수행은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아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마음 근육 키우기 훈련이다. 이를 미국의 존 카밧진 교수가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MBSR)’라는 프로그램으로 변형한 것이 세간에 유행하고 있는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이다. 10일 동안 매일 10분씩만 정기적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해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극복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몸의 육체적 근육이 튼튼하면 물리적 힘에 잘 저항한다. 마음 근육이 튼튼하면 정신적 스트레스에 잘 견뎌낸다. 바로 그 마음 근육이 사티이다. 마음 근육이 강화되면 존재를 ‘있는 그대로’ 중립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존재가 주는 스트레스나 불안 등에 끄달리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불안은 존재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관적으로 만드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사티 수행[마음챙김 명상]은 사티[마음 근육] 탄력성[힘]을 키우는 훈련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사티 수행은 알아차림 기능인 마음 근육(사티)을 수행(운동, 훈련)을 통해 탄력성[힘]을 강화하고 욕망, 분노, 어리석음[貪瞋痴 三毒心]을 해체해 마음 공간을 정화한다. 마음 공간이 정화되면 존재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그러면 존재가 주는 속박에서 벗어나 삶이 가벼워지고 평화로워진다.

특이하게도 마음은 생산자가 소비자가 된다. 내가 나의 마음을 만들고 내가 소비해 그 마음에 구속된다는 뜻이다. 사티 수행은 마음 근육의 탄력성을 향상시켜 편견에 끄달리지 않고 존재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지혜[혜성(慧性), 각성(覺性)]를 키우는 훈련이다. 올바른 지혜가 성취되면 정화된 마음을 생산하고 스스로 소비해 자신의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만족 지수가 향상되며, 삶이 자유롭고 가벼워진다.

사티 수행은 아름다운 마음을 위한 마음 성형이다. 이는 어렵지 않다. 하루 10분 명상만 하면 된다고 과학이 증명한다.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인한 육체적 건강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효과이다.

문일수
경북대학교 농화학과 졸업하고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대학원 미생물학 석사 학위를 캐나다 New Brunswick 생물학과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한국생명과학회 회장, 동국대 의과대학 부학장(연구)을 거쳐 현재 동국대 의과대학 신경해부학 교수(뇌신경과학)로 있다. 『붓다마음의 뇌과학 시리즈 1권: 오온과 전오식』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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