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소영 다큐 영화 제작자
맨해튼의 매연 가득한 공기를 뒤로하고 나는 마침내 그리던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선원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안거 수행을 며칠간이라도 하기 위해서다. 뉴욕 도심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해 뜰 무렵과 해 질 녘에 아름다운 침묵이 맑은 공기 속에 감돈다. 프로비던스선원의 고요한 분위기로 인해 나의 현존감이 새로워진다. ‘나는 무엇인가’, ‘모를 뿐’ 등의 공안이 새삼 이곳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절대적 현존!
아마도 이런 이유로 많은 도시인들이 프로비던스선원을 찾…
사르나트, 중도 대선언
불교의 4대 성지는 여래께서 태어나신 곳, 위없는 정등각을 깨달으신 곳,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신 곳, 반열반(般涅槃, parinirvāna)하신 곳이다. 부처님께서는 이곳을 선남자가 친견해야 하고 절박함을 일으켜야 하는 네 가지 장소이며, 이 4대 성지에 순례를 떠나는 청정한 믿음을 가진 자들은 누구든 모두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좋은 곳, 천상세계에 태어날 것이라고 직접 말씀해두신 것이 『전법륜경』에 전해지고 있다.
부처님이 다섯 비구들과 재회해 최초의 설법을 한 사르나트 바라나시의 외곽에 자리 잡은 한적하기 …
관세음보살님 앞에 번뇌까지 씻어주는 서해 낙조가 펼쳐지다
BTS도 다녀간 강화 낙가산 보문사
BTS(방탄소년단)도 다녀간 기도처관세음보살은 ‘한량없는 중생이 모든 괴로움을 받을 적에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염하면 곧 그 음성을 관(觀)하고 다 해탈케’해 주시는 분이라 했다. 관세음보살께서 중생의 근기에 따라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문시현(普門示現)’이다. 강화의 낙가산 보문사는 관세음보살이 머무시는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낙가산과 보문시현에서 따온 보문사로 절 이름을 지었으니, 이름 그대로가 관음 도량이다. 절은 신라시대에 세워졌다…
청간(淸澗) 맑은 산골 물
푸른 산 계곡에서 나와
흘러 흘러 푸른 바다로 나아가네.
흐르는 계곡 물소리 간절하건만
가까이서 들은들 누가 알아차리리.
- 태고보우화상(1301~1382)의 어록
전쟁과 종교의 닮은꼴
박규태 한양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전쟁 없는 세상을 살고 싶어 하지만, 그 꿈은 늘 배반당하기 일쑤이다. 전쟁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줄곧 있어왔고 지금도 우리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전쟁’과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종교’가 의외로 상호 깊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당혹케 한다. 우리는 역사상 수많은 전쟁들이 종교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매우 민감하고 복합적인 주제인 ‘전쟁과 종교’는 우리가 상상…
전쟁과 불교
윤종갑 동아대학교 철학생명의료윤리학과 조교수
전쟁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사방에 피가 고여 있어”…‘그알’ 우크라이나 전쟁, 학살자와 목격자
국경 탈출 우크라이나 국민 503만 명…1,300만 명은 ‘전쟁’ 속에 갇혀 살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침공, 러시아 핵무기 사용 우려하는 젤렌스키
위의 내용은 헤드라인으로 뜬 인터넷 뉴스 제목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의 참상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강간과 살인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의 공…
전쟁과 한국 불교
김용태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교수
1,7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에서 전쟁과 관련된 호국의 양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대를 죽이는 전쟁과 불살생을 지켜야 하는 불교는 서로 극과 극이지만, 나라를 수호해 평화와 안정을 얻는 것이 법을 지키는 길이기도 했다. 한국 불교의 호국 전통은 왕권이 불법보다 우위였던 동아시아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고대부터 전쟁과 한국 불교의 관계를 시대별로 살펴보고 ‘호국 불교’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자.
삼국시대의 신라는 왕권 강화를 위해 불교를 적극적으로…
전쟁과 원효
최유진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원효와 그의 시대
우리나라의 대표적 불교 사상가인 원효는 진평왕 39년(617년)에 압량군(지금의 경산시)에서 태어나서 신문왕 6년(686년)에 입적했다. 높은 귀족 출신이 아니었고 도성 사람도 아니었다. 중국 유학을 가려다가 그만두어서 유학파가 아니었고 나중에는 환속해 승려도 아닌 거사 신분이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주류가 되기에는 약점이 많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최고의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효의 시대는 그야말로 전쟁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라·…
발우 공양 식사법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
남궁 선 철학 박사, 마음편안요양병원 원장
인간이란 생물 종은 다른 생물과 너무나 다른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다른 생물 종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우리 스스로를 높은 위치에 설정해놓고 있다.
인간에게는 자연을 인간의 의도에 맞게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것을 과학이라고 하고 문명 생활이라고 한다. 문명은 자연 활용의 결과이다. 전문가의 연구에 의하면, 질량 기준으로 따져 전체 생물의 1만 분의 1도 안 되는 단일 생물 종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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