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2021년 “육식을 줄이자”, 2022년 상반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에 이어 하반기 6개월간 “쓰레기를 줄이자”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하며 릴레이 칼럼을 싣는다.
쓰레기 찾아 지구 한 바퀴
이동학 UN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전문위원
#장면1
쓰레기로 채워지는 몽골 초원 2019년 2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비자를 받아 시베리아 열차에 올랐다. 행선지는 몽골의 울란바토르. 사람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들었고 집을 구할 수 없으니 산을 깎아 ‘게르(이동식 집)’를 설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수도 중 하나로 알려진 울란바토르에서 겨…
포스트휴먼 시대의 윤리 - 인간, 기계, 동물의 공존
허남결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포스트휴먼 시대는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비인간(nonhuman) 사물과 인간(human)의 관계를 인문학적 시각에서 되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도덕적인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동물의 지위나 권리도 자연스럽게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관심의 변화를 학자들은 ‘동물로의 전환(animal turn)’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모든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려는 포스트휴머니…
우매(友梅)
깊은 뜻을 함께하는 마음 누가 능히 기뻐할까?
눈 속에 맑은 향기 방 안까지 풍겨오네.
집 앞에 있는 소나무와 대나무만이
그와 함께 서리와 추위 이겨내는구나.
- 나옹선사(1320~1376)
포스트휴먼 시대와 불교
명법 스님 해인사 국일암 감원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 고타마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했을 때의 이야기다.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며 만류하는 숫도다나왕에게 태자는 네 가지 소원을 들어주면 출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네 가지란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늙지 않는 것, 영원히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것이었다.
고타마 싯다르타의 출가 이후 이천육백여 년,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인간은 외부 환경의 개조를 넘어 자기 자신의 신체적, 인지적 향상…
정호승 시인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으니 시인으로 살아온 지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시인은 최근에 펴낸 시집에 실린 ‘시인의 말’에서 “썩어가는 모과향은 모과의 영혼의 향기다. 내 육신은 늙어가도 내 영혼만은 시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해본다”라고 썼다.
시 「눈사람」은 세상의 속악(俗惡)한 인심에 대해 적고 있다. 눈사람을 세워놓고도 사람들은 다툰다. 맛의 감각을 즐기기 위해, 포만감을 얻기 위해, 자산의 증…
혁신과 역동 바이샬리
바이샬리는 부처님께서 태어나고 깨닫고 처음 법을 설하시고 반열반하신 4대 성지에는 속하지 않지만, 법문을 하신 횟수로 볼 때는 4대 성지에 넣어도 무방할 만큼 부처님의 전법 활동이 잦았던 곳이다. 네 부의 『니까야』가 설해진 장소를 계산한 연구에 따르면(『부처님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 일아, 2019, 불광출판사) 바이샬리의 중각강당은 『앙굿다라 니까야』는 두 번째로, 『상윷다 니까야』는 네 번째로, 『맛지마 니까야』는 다섯 번째로, 『디가 니까야』는 아홉 번째로 많이 설하신 곳이다.
또한 부처님…
불교, A에서 Z까지
괴로움을 알아야 불교를 안다
화령 정사 불교총지종 정사, 보디미트라 ILBF 회장
불교는 왜 괴로움을 먼저 말하는가? 이 세상의 모든 종교는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이 이 세상에서의 행복이든 사후 세계에서의 행복이든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마찬가지로 행복의 추구를 가장 우선시하는 종교이다. 그러나 불교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재물이나 명예, 사랑의 획득, 건강 등과 같은 세속적 의미의 행복이 아니다. 이러한 것들은 수시로 변해 불교에서는 절대적인 행복으로 보…
불교는 트랜스휴머니스트에게 사상적 우군일까?
보일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불교는 첨단 과학기술의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500여 년이 지난 오래된 전통이 현대의 테크놀로지가 가져온 인간관의 변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최근 트랜스휴머니즘의 급부상 속에서 일군의 트랜스휴머니스트들에게 불교가 주목받고 있다. 그들의 시각에서 볼 때, 불교의 이상과 자신들의 트랜스휴머니즘 전망이 서로 겹치거나 공통된 점이 있다고 여겨져서이다.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불교와 트랜스휴머니즘 간에 친연성이 있을까. 최근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
모든 사람이 최상의 진리를 성취하기를 바라는 마음
『대중지성, 금강경과 만나다』
그것이 승리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승리가 아니었다. 욕심을 채운 것이었다. 그것이 실패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실패가 아니었다. 깨달음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성공’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은 어리석은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때는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은 소중한 깨달음을 줄 때가 있다. 『대중지성, 금강경을 만나다』를 읽다 보니 자꾸만 그런 순간들이 생각났다. 그 어떤 사건도 그 순간에는 완전히 의미를 깨닫기 어렵다.…
한국 음식 문화를 이끌어온 핵심, 사찰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음식문화학 담당 대우교수
한국 만두의 기원을 대부분의 학자들은 고려 충렬왕 시기(1299년) 고려가요인 <쌍화점(雙花店)>의 ‘쌍화(雙花)’로 주장하며 만두에 관한 논의는 조선 시대 음식서에 기반해 조선 시대 만두에 관한 논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불교 문헌을 이용해 고려 시대 만두 문화를 고찰해보면 1200년대 초에 고려 사회는 불교 사찰이 주도하는 채식 만두의 전통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 문인인 이규보(1168~1241)의 『…
마음의 등불
서민지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 과정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나의 믿음은 한 봉사 단체에서 비롯되었다. 2005년, ‘마음의 등불’이라는 한 봉사 단체가 설립되었다. ‘마음의 등불’은 “부모가 자비로운 마음을 먼저 실천함으로써 선행의 본보기가 되어 자녀로 하여금 이를 본받아 행하는, 그리하여 온 가족이 함께 소욕지족하는 생활은 물론 바람직한 사회의 등불로 회향하고자 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가족 자원봉사 단체이다.
‘마음의 등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은 보리심(菩提心)을 실현하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바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것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 지도법사, 철학 박사
살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바쁠 때는 그걸 하느라 정신없이 살다가도 그 시기가 지나 한가해지면 정신을 차린다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알려주세요.
우리는 일상을 바쁘게 살다가 덜 바쁘게 살기를 반복합니다. 사실 바쁘고 바쁘지 않음은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바쁠 망(忙)이라는 한자를 보면 ‘心’(마음 심)과 ‘亡’(잃을 망, 없을 무)이 합해진 글자예요. 즉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바쁘다는 것…
포스트휴먼은 불멸의 존재인가?
이범수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초빙교수
1967년 12월 3일 세계 최초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흉부외과 의사 크리스티안 바너드(Christiaan N. Barnard) 박사는 인간의 심장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 수술에는 무려 30명의 의료진이 참가했으며 수술 시간만 9시간이 걸렸다. 인공 심폐기의 발명에 힘입어 1950년대는 신장 이식을, 1960년대에는 간 이식에 성공한 이후 개심(開心) 수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뇌사 이전의 심장 정지를 죽음으로 확정했던 시기에 진행한 심장을…
나는 또 샀다
김승현 그린 라이프 매거진 『바질』 발행인
나는 수집광이었다 어릴 때부터 모으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흔히 수집한다는 우표부터 책, 만화, 그림, 심지어 다 쓴 볼펜, 껌종이에서 벗긴 은박지까지 모두 모았다. 내 주위는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이런 습관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주변 증언에 따르면 다섯 살 때 종이 인형을 오려서 모으는 모습에서 이미 그런 기질은 드러났던 것 같다. 그 종이 인형들을 하루에 몇 시간이고 계속 오렸는데, 종이 인형이 상자에 반 이상 차 있었다고 한다. 당시 종이 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