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준비하는 존엄한 죽음 『죽음의 격』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에는 전신마비 증상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윌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건강과 활기와 약혼녀와 정상적인 삶, 그리고 장밋빛 미래까지도. 그는 간병인이 없으면 먹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는 삶을 몇 년간 지속해왔다. 그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부모의 헌신적인 보살핌도 그의 상실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을 채워주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새로운 간병인 루이즈가 생겼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명상
도연 스님 봉은사 명상 지도법사, 철학 박사
전 세계가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불안정한 고용의 문제에서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코로나가 바꾼 사회 시스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달라졌고 앞으로 더 많이 변해갈 것입니다. 대면이 당연했던 삶에서 비대면이 일상인 삶으로 바뀌었고요. 그에 따라 …
젠더 갈등의 깊은 계곡에서 벗어나는 법
박사 북 칼럼니스트
경험에서 배우는 게 맞다면 역사 속에 일어난 수많은 사건을 거치면서 인류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어야 했다. 하지만 현재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날 세우는 갈등 상황은 여전하다. 부처님이 이미 수천 년 전에 싸우지 않는 법을 명쾌하게 가르쳤는데도, 오랜 후손인 우리는 그 가르침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서툰 싸움을 그치지 않고 있다.
수많은 갈등이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과 오해로 일어나고 손댈 수 없이 번지곤 한다. 젠더 갈등도 마찬가지이다. 역사가 오래된 젠더 갈등은 상황이 …
조선 불교, 어떻게 볼 것인가?
김용태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교수
‘조선 불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숭유억불, 쇠퇴와 침체, 여성과 서민 위주의 신앙 등일 것이다. 이는 그동안 꽤 어두운 회색빛으로 불교 전통의 자화상을 그려왔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조선은 성리학을 기치로 내건 나라로 불교는 유학자들의 비판과 정부의 정책적 억압을 거치며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고, 당시 사회의 비주류였던 여성과 기층민의 신앙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해왔다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그 결과 선과 교학의 전통, 종교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
자비를 나누어주는 나의 불교를 만나기까지
세광 스님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4학년
출가한 지 3년이 되던 스물셋의 어느 여름, 조계종에서 개최한 <학인설법대회>에 나가기 위해 원고를 쓰다가 내 인생의 첫 번째 불교를 발견했다. 나의 설법 주제는 행복이었고, 글이 써지지 않아 끙끙대다 결국 3년 전 내가 출가한 이유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출가 전 우연히 부처님의 생애를 접하게 되었는데 부처님의 생애는 부처님의 바로 전생, ‘수메다’라는 청년일 때의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다. 내용 중에 과거 연등 부처님께서 걸어오시는 걸음걸음마다 꽃비…
불교의 실천과 사성제의 구조
화령 정사 불교총지종 정사, 보디미트라 ILBF 회장
십이연기가 어떻게 해서 괴로움[고(苦)]이 발생하는가를 밝힌 유전 연기의 설명에 중점을 두었다면, 사제팔정도에서는 괴로움에서의 해탈을 논하는 환멸 연기에 중점을 두고 설해졌다. 특히 팔정도는 괴로움으로부터의 해탈을 위한 여덟 가지 길을 제시한 것이다. 그렇지만 사성제 자체로서는 유전 연기와 환멸 연기의 모두를 포함하는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고제와 집제는 유전 연기를 나타내고, 멸제와 도제는 환멸 연기를 나타낸다. 불교에서는 고를 멸해 …
왜 지금 화쟁인가?
조형일 한국갈등조정연구소 대표
한국 사회는 갈등 공화국 세계 여론 조사 기관인 입소스에서 2021년 6월, 28개국 2만 3,000명을 대상으로 12개의 갈등 항목을 조사한 바를 발표했다, 한국은 전체 12개 항목 중 이념 갈등, 빈부 갈등, 성별 갈등, 학력 갈등, 정당 갈등, 나이 갈등, 종교 갈등 등 7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빈부 격차의 심각성이나 성별 갈등, 나이에 의한 갈등, 교육 수준으로 인한 갈등은 세계 평균의 두 배나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갈등 공화국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더 큰 …
꽃과 미소로 승화된 전법의 중심지
라즈기르
라즈기르는 보드가야 북동쪽 71.5km, 파트나에서 남쪽 102km에 위치하며 해발 73m, 다섯 개의 바위 구릉으로 둘러싸인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빔비사라왕이 앙가국을 병합한 후 바이샬리의 침공에 대비해 성을 쌓고 그 성에 머물렀다고 해 왕사성(王舍城)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터가 방어에는 좋지만, 좁고 식수 공급에 문제가 있어서 아자타샤트루왕이 새로 성을 짓고, 파트나로 이전을 준비하게 된다. 그의 아들 아자타샤트루왕은 투석기, 라타무살라(낫을 장착한 전차) 등 신무기를 개발해 …
개인의 취향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김승현 그린 라이프 매거진 『바질』 발행인
커피 한 잔, 초콜릿 한 조각 날이 쌀쌀해지고 따뜻한 커피가 당기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교 때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처음 접했던 원두커피는 처음 맡아본 고소한 향에 매력을 느껴 마시기 시작했다. 혀에 썼다. 그래서 매일 커피를 물처럼 마셔대는 동기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고,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많이 생기면서 나도 어느 순간 커피족이 되었다. 처음 마셨던 S 커피 한 잔은 몇 시간을 심장이 두근거리게 했지만 어느새 이 정도는 보리차나 …
사랑과 정치 달라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허우성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남녀 사랑 남녀 사랑은 신중현의 ‘미인’(1974)이 잘 노래했다. 1절의 가사는 이렇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아름다운 그 모습을 자꾸만 보고 싶네/ 그 누구나 한 번 보면 자꾸만 보고 있네/ 그 누구의 애인인가 정말로 궁금하네/ 모두 사랑하네 나도 사랑하네/ 모두 사랑하네 나도 사랑하네
이 노래를 들으면 12연기설의 하반부가 떠오른다. 시각적 경험에 의한 세계(loka)의 생기인데, 다음의 표와 같다. (『초기 불교의 역동적 심리학』, 요한슨 …
음식, 그리고 아귀계가 주는 의미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음식문화학 담당 대우교수
욕망이 꿈틀거리는 욕계에 사는 우리 같은 중생에게 깨달음의 피안을 보여주는 청정한 법문도 필요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 내재한 일상의 욕망을 제어하게 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법문도 필요할 것이다.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은 욕계의 여러 공간, 즉 지옥, 축생, 아귀, 천상계와 같은 곳을 중생의 욕망과 시각으로 설명한다. 천상계는 마냥 좋기만 한 공간이 아니라 중생의 식욕, 성욕 등 갖가지 욕구가 넘치게 충족되면서 오히려 문제가 야기되는 공간이며…
최하림 시인은 1939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마종기 시인은 최하림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메시지가 없는,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나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이 시를 찾아 다시 읽는다. 이 시를 읽고 나면 비로소 자연과 계절의 가을을 맞이할 자세가 된다. 시인은 가을의 어느 날에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램프를 켠다. 아주 오래된 램프에서 따스한 빛이 번져와 거실을 밝힌다. 조금 더 어두운 복도에는 작은 할머니의 발걸음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이 발…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명상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고차적인 사고 능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 능력 때문에 인간은 동물은 경험할 수 없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며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고,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때로 우리는 부끄럽고 무능한 자기를 비난하고 공격하며 우울증에 빠집니다. 이 모든 괴로움들은 생각을 통해 일어납니다.
생각이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각을 실제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