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명상 | 명상 가이드북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명상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고차적인 사고 능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 능력 때문에 인간은 동물은 경험할 수 없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며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고,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때로 우리는 부끄럽고 무능한 자기를 비난하고 공격하며 우울증에 빠집니다. 이 모든 괴로움들은 생각을 통해 일어납니다.

생각이 괴로움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각을 실제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생각을 통해서 세상을 봐왔던 뿌리 깊은 방식을 멈추고 생각을 관찰하게 하는 훈련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생각을 관찰하면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적인 지각 현상이며 단지 하나의 정신적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생각을 관찰하는 힘이 커지면 점차 생각에 빠져 휩싸이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생각 또한 기분이나 감정과 같이 마음에서 일어나 머물다 사라지는 사건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생각을 관찰하는 명상은 생각이 구축해놓은 가상의 매트릭스, 공상의 세계, 뇌 속의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자유롭고 활기에 찬 진실한 세계를 맛볼 수 있게 합니다.

1. 가만히 눈을 감고 호흡에 잠시 집중해봅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의 리듬을 느껴봅니다.

2. 몸 전체로 의식을 확장하고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공간과 닿아 있는 몸의 느낌에 잠시 주목합니다. 천천히 깊은 호흡을 세 번하고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편안해지도록 허용합니다.
 
3. 주의를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어떤 생각이 마음속에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내가 지금 어떤 생각 속에 들어가 있었는지 알아차려봅니다. 그 생각과 연관된 최근의 상황이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4. 생각의 대상은 누구이며, 생각의 내용은 무엇인지 확인해봅니다. 생각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생각이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따라가며 관찰해보겠다고 마음먹어봅니다.

5. 그 생각들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휘말리지 말고, 생각들이 떠오르고 흘러가는 것을 단지 바라봅니다. 생각에 동반되는 느낌이나 기분이 있다면 그것들도 단지 알아차립니다.

6. 떠오른 생각들이 사실이 아니라 당신의 주관적인 지각이며 하나의 정신적 사건일 뿐이라는 점을 잠시 숙고해봅니다. 생각이라는 정신적 ‘사건’은 대개 강한 감정과 함께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정신적 사건을 진실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생각하려는 유혹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진실인가를 결정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자 하는가는 여전히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7. 생각을 목격하고 있는 주시하는 의식을 느껴봅니다. 생각이 일어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보는 자신을 알아차립니다. 생각이 멈추거나 잠시 사라졌을 때 그 공간에 여전히 남아 있는 관찰하는 의식을 느껴봅니다.

8. 당신은 생각이 아닙니다. 생각을 주시하고 있는 생각 너머의 의식을 가진 존재입니다.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자신의 본래 모습을 느껴봅니다.

◎ 반추적인 사고 패턴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심리학자들은 우울증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적인 문제들을 유지하고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반추적인 사고라는 점을 알아냈습니다. 반추적인 사고는 부정적인 사건이나 기분이 일어날 때 소나 염소가 여물을 위장에서 다시 꺼내어 씹듯이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 빠져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생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생각을 관찰하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려 할 때 주의를 호흡으로 돌리고 자신을 안정시킨 후,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활동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생각에 끌려가지 않으며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됩니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당신은 생각을 주시하는 생각의 주인으로서의 자신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되고 싶은 자기의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자아초월상담학 교수로 있다. 최근에는 자비 명상을 토대로 한 심리 치료 적용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자비의 심리학』, 『자비중심치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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