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려면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삶은 리듬이다 삶의 리듬은 순환 구조로 되어 있어서 끝이라고 생각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어서 이제 다 끝난 것 같지만 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침이 다시 찾아온다. 아침이 되어 일을 시작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온 후 밤을 맞게 될 때만 해도 어쩔 수 없이 쓰러져버리지만 잠을 자고 아침을 맞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활기를 얻게 된다. 이러한 리듬은 음양(陰陽)의 변화와 같다. 그래서 낮 동안 활발하게 양(陽)적인 행동을 했는지에…
자비가 가져오는 자기 치유의 효과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심리학에서 자비는 주로 긍정 정서나 이타주의와 같은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해 연구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신경생리학적 측면에서 자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는 연구 또한 등장하고 있다. 심리 치료적 맥락에서 자비는 자기 비난적인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다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치료 기술로 활용되기도 한다.
자비와 공감자비를 유사한 개념인 공감(empathy)과 비교해보면 자비의 특성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공감은 타인의 느낌과…
『능엄경』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명법 스님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모든 이야기에는 발단이 있다. ‘발기인연’이라고 불리는 경전의 도입부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잘 보여주는데, 승원의 일상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탁발 후 공양을 마친 부처님에게 수보리가 질문함으로써 시작되는 『금강경』의 차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하안거를 마친 대중이 파사익 왕의 공양 청을 받아 승원을 비운 사이 홀로 탁발을 나간 아난에게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설법이 시작되는 『능엄경』은 시작부터가 매우 파격적이다. 다문제일인 아난과 주술사인 마…
대원군의 시초, 덕흥대원군과 남양주 흥국사 만세루방
손신영 (사)한국미술사연구소 책임연구원
궁궐의 침전과 똑 닮은 만세루방 남양주 흥국사 만세루방 앞에 가면 어느 궁궐에 서 있는 것 같다. 정갈한 기단과 계단에서부터 원기둥과 새부리형 익공에 이르기까지 궁궐의 침전(왕·왕비·대비등의 일상생활 공간)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불교가 억압당하던 조선시대에 어떻게 궁궐 양식의 건물이 절에 들어선 걸까? 만세루방은 1830년 당시, 아버지 순조(純祖) 대신 통치하던 효명세자의 허락을 얻어 세워졌다. 절에 건물을 짓는데 세간 통치자의 허가를 받은 것이다…
철원 화개산 도피안사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공학 박사
사람들이 강원도 철원을 비운의 땅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백마고지 등이 있는 곳인데다가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며 총부리를 겨누는 긴장의 땅이다. 이곳 동송읍 관우리에 있는 도피안사(到彼岸寺)는 비무장지대와 접경한 긴장의 지역에 있다. 그래서 얼마 전만 해도 민간인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지금은 긴장이 완화되고 사찰 운영도 군(軍)에서 불교 종단으로 돌아왔으며, 일반인이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다.
사부대중이 피안에 이르게 하는 절 도피안…
우리 사는 곳, 이리 보기 좋습니다
고성 문수암
남해안 3대 바다 풍광 남쪽 바닷가 사람들이 ‘남해안 3대 바다 풍광’이라 일컫는 절승지가 있습니다. 여수 향일암, 남해 보리암 그리고 고성 문수암입니다. 앞의 두 곳은 불자가 아니어도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익히 아는 곳입니다. 이에 비해 문수암은 불자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진 절이 아닙니다. 더러는 강원도 고성과 경남 고성을 혼동하기도 하니까요.
향일암은 바다와 맞닿은 벼랑 위에 앉아 아득히 바다를 내려다봅니다. 보리암은 금산 높은 곳에서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산자락과 바다를 호방하게 끌어…
자연에서 깨달음을 얻다 문경 봉암사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공학 박사
소박하나 자연이 곧 사찰인 곳 봉암사(鳳巖寺)는 조계종 직지사(直指寺)의 말사(末寺)로 희양산 남쪽에 있다. 희양산은 백두대간의 단전에 해당하는 높이 998m의 거대한 바위이다. 서출동류하는 30리 계곡을 끼고 있는 천하 길지이다. 우뚝한 모습이 한눈에 영봉임을 알 수 있는데 봉황 같은 바위산에 용 같은 계곡이 흘러 봉암용곡이라 불렀다.
봉암사도 여느 유서 깊은 사찰과 마찬가지로 계곡을 끼고 일주문(경북 문화재자료 제591호)으로 들어가는데 일주문은 18세기 초에…
운문사의 호방하면서도 다감한 기운을 비추는 거울 같은 암자
청도 북대암
주거, 즉 머물러 살기의 한 방식으로서 ‘거리 두기’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거리 두기'보다 연원이 깊습니다. 그 처음은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절집’이 아닌가 합니다.
“마을에서 너무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고, 오고 가기에 편하며, 이런저런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뵙기 좋고, 낮에는 지나치게 붐비지 않고 밤에는 소음이 없으며, 인적이 드물고, 혼자 지내기 좋고, 명상하기에 적절한 곳『율.” 장 대품(大品)』
빔비사라 왕이 최초의 절 ‘죽림정사…
안정과 편안함을 위한 명상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생로병사(生老病死) 이 가운데 생(生)과 노(老), 그리고 사(死)는 시간의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겪어야 하고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병(病)만큼은 극복의 대상이고 예방의 주제다.
진료하면서 고통과 증상, 그리고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다시 그러한 고통과 증상,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료 상담을 나누게 된다. 환자에게 제시되는 스스로의 노력, 바로 명상이다.
명상(Meditation)은 의학(Medicine)과 같…
월출산 천년고찰 도갑사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공학 박사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월출산(月出山)에 있는 도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 신라의 4대 고승 가운데 한 분인 도선(道詵) 스님이 창건했는데 문수 신앙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다.원래 이곳에는 문수사(文殊寺)라는 사찰이 있었으며 도선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도선의 어머니 최씨(崔氏)가 빨래를 하다가 물 위에 떠내려오는 참외를 먹고 도선을 잉태해 낳았으나 숲속에 버렸다. 그런데 비둘기들이 날아들어 그를 날개로 감싸…
생활 속의 명상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선생님은 명상을 매일 하시나요?” 당연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난감한 질문이 되기도 한다. 명상을 하기는 하지만, 매일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 명상 하면 떠오르는 것은 좌선이었다. 향불을 앞에 피워놓고 30분에서 1시간 남짓 가부좌를 틀고 향불을 응시하면서 단전호흡을 하는 모습이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 정신을 한곳으로 하면 무슨 일인들 이루어지지 않으랴”와 같이 오로지 집중을 하면서 하는 일종의 수련, 수행이었다. 서구에서 명상이 역…
연기(緣起)와 공(空)
화령 정사 불교총지종 정사, 보디미트라 ILBF회장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공(空)이라는 말은 많이 알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공이라는 말이 마치 불교의 대명사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유행가 가사나 대중적인 시구에서도 가끔 공을 들먹이며 세상의 허무를 말하기도 한다. 공이라고 하면 왠지 텅 빈 느낌이 나고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래서 공과 무(無)를 혼동하기도 한다. 그러한 혼동 때문에 불교라고 하면 염세적이고 허무를 강조하는 종교인 양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교…
해독을 통해 맑은 의식 만들기
왕혜문 한의사
한의사로서 음식을 이야기할 때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알게 되었고, 한의학에서 인간을 소우주라고 보고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것,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그때는 이런 의미들을 그저 이론의 바탕으로만 경험했을 뿐이었다.
어느덧 한의대를 졸업하고 아버지 밑에서 환자를 보면서 의문점들이 점점 커져갔다. 의술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생활 습관과 식습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병들, 끊으려고 해도 끓기 어려…
가정, 학교, 정치판의 폭력과 불교적 대응 방안
연기영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학교를 벗어난 폭력 학교 폭력이 청소년기 학교 현장을 벗어나면 사라질 듯하지만 대학, 직장, 정치판까지 그와 비슷한 경험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치판에서는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극한 대립 속에서 법안 통과 등 의안을 다룰 때 물리적 폭력이 일어난다. 오죽하면 “국회가 이종격투기장 같다”(이만섭 전 국회의장)는 말이 나올 만큼 우리 국회의 몸싸움과 폭력은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툭하면 막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