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가 가져오는 자기 치유의 효과
박성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심리학에서 자비는 주로 긍정 정서나 이타주의와 같은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해 연구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신경생리학적 측면에서 자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는 연구 또한 등장하고 있다. 심리 치료적 맥락에서 자비는 자기 비난적인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다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치료 기술로 활용되기도 한다.
자비와 공감자비를 유사한 개념인 공감(empathy)과 비교해보면 자비의 특성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공감은 타인의 느낌과…
자연에서 깨달음을 얻다 문경 봉암사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공학 박사
소박하나 자연이 곧 사찰인 곳 봉암사(鳳巖寺)는 조계종 직지사(直指寺)의 말사(末寺)로 희양산 남쪽에 있다. 희양산은 백두대간의 단전에 해당하는 높이 998m의 거대한 바위이다. 서출동류하는 30리 계곡을 끼고 있는 천하 길지이다. 우뚝한 모습이 한눈에 영봉임을 알 수 있는데 봉황 같은 바위산에 용 같은 계곡이 흘러 봉암용곡이라 불렀다.
봉암사도 여느 유서 깊은 사찰과 마찬가지로 계곡을 끼고 일주문(경북 문화재자료 제591호)으로 들어가는데 일주문은 18세기 초에…
식사 시간이 기다려지나요?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식욕이 없어지는 것이 우울증의 첫번째 신호 점심시간이 되어갈 때 식욕이 있는가? 만일 식욕이 없다면, 다른 것을 하고 싶은 것은 있는가? 그것조차 없다면 우울증에 진입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식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일차적 욕망이고, 이렇게 기본 욕망이 없어지는 것이 우울증의 첫 번째 신호이다.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관찰’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하는 행동 그리고 이와 동반되어 나타나는 감정, 생각 등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여느 다른 행동보다 먹기는 …
작은 절, 큰 믿음|암자 기행
번뇌의 진흙탕에서 수고하는 무리가바로 여래의 씨앗
내변산 월명암
어떤 사랑은, ‘목숨을 맡기는 것’ 말고 달리 방도를 찾을 길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이 살아가야 할 이유일 때, 그 사랑은 곧 목숨입니다. 한국 불교사에도 그런 사랑이 있었습니다.지리산, 천관산, 능가산 등지에서 수도를 하던 영희, 영조, 광세라는 세 스님이 문수도량을 찾아서 오대산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어느 저녁 지금의 김제 만경 들판을 지나다 구무원(仇無寃)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는 날 …
캠페인 “육식을 줄이자”
육식 절제는 붓다와 대자연에 바치는 공양이다
김규칠 대한불교진흥원 이사
육식과 관련된 문제의 중대성먼저, 현실 속에서 함께 나눌 어떤 진실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지난 2018년 10월 24일 대한불교진흥원이 주최자가 되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정부 관계 당국자와 여야 국회의원들 그리고 시민들이 동참한 가운데 ‘공장식 사육과 대량 살처분 어젠다 대회’를 열고 강연 등 나름대로의 캠페인을 해왔다. 이후 자료도 더 모으고 세미나도 하면서 ‘동물성 식품에 관한 진실’, 즉 ‘육류와 유제품의 생산…
자비 1
선(禪)에서 말하는 자비 – 선사(禪師)의 자비를 중심으로
원제 스님 김천 수도암 수좌
남악 회양 스님이 육조 혜능 스님을 찾아갔을 때, 혜능 스님이 이렇게 물었다.“어디서 왔는가?”“숭산(崇山)에서 왔습니다.”“무슨 한 물건이 이렇게 왔는가?” 이에 곧장 답을 내놓지 못한 회양 스님은 다시 숭산으로 돌아갔다. 혜능 스님이 툭 던지듯 걸어온 이 ‘한 물건’에 통째로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8년의 치열한 수행 뒤, 회양 스님은 다시 혜능 스님을 찾아갔다. 혜능 스님이 이전과 똑같이 물었다. “무슨 한 물건이 이렇게 왔는가?” 이에…
자비 2
초기 불교 경전에 나타나는 자애
임승택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
자애의 마음을 닦아야 하는 이유다음의 경전은 자애(慈, mettā)의 마음을 닦아야 하는 이유를 비유적으로 묘사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집안이라도 여자가 많고 남자가 적으면 도적이나 밤도둑의 해침을 받기 쉬운 것과 같이, 비구들이여, 어떠한 비구라도 자애를 통한 마음의 해탈(慈心解脫, mettā cetovimutti)을 닦지 않거나 반복하지 않으면 그는 귀신(非人間, amanussehi)에 의한 해침을 받기 쉽다. 비구들이여, 어떤 집안이라도 여자가 적고 남자가 …
자비 3
자비와 사무량심 수행 – 공감과 연민, 이성과 감성 통합으로서의 자비
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사무량심, 순차적으로 보기사무량심은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네 가지 무량한 마음을 말한다. 자비희사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따라서 해석의 중점이 달라질 수 있다. 자비희사에 반대되는 마음을 자비희사로 대치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대치적 해석, 자비희사를 순서적으로 수행이 진행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순차적 해석이 있을 수 있다. 본고는 이 가운데 순차적 해석을 중심으로 자비희사를 이해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사무량심의 또 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우는가?
허우성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초기 불교 경전에 나오는 수많은 자비의 가르침 중에 두 구절만 소개한다. 먼저 『숫타니파타』의 「자심경(mettā)」이다.흡사 어머니가 외아들을 목숨을 걸고 보호하듯, 모든 생명에 대해 무량의 마음(mānasaṃaparimāṇaṃ)을 일으키시오. 또 모든 세계에 대해 높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넓은 곳으로 무량의 자심을 일으키시오. 장애 없이 원한 없이 적의 없이(자심을 행하시오)(14950) 자심(慈心)은 비심(悲心), 희심(喜心), 사심(捨心)과 함께 사무량심인데, 사…
자비 6
공과 자비
안양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공(空)이란 무엇인가초기 불교에서 공(空)은 무아(無我)와 관련되어 설해지고 있다. 초기 경전에서는 자아와 자아에 속한 것은 모두 공하며 세계 또한 공하다고 가르친다. “세상은 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세상이 공이라고 말씀합니까?” “아난다여, 나와 나에게 속하는 것이 공이기 때문에 세상이 공이라고 한다.” 공은 아(我)와 아소(我所)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공은 무아를 의미한다. “계행(戒行) 을 갖춘 비구는 오취온(五取蘊)을 무상(無常)한 것이…
현대적으로 이해하는 불교 경전 길라잡이|『금강경』 (2)
『금강경』은 보리심을 완성하기 위한 경전
원빈 스님 송덕사 주지, 행복문화연구소 소장
『금강경』의 주 청중은 누구인가?『금강경』은 수보리 존자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경전에 수보리 존자와 부처님 간의 질의응답이 오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처님께서 염두에 두시는 이들은 수보리 존자의 뒤편에 자리한 사부대중(四部大衆)입니다. 그러므로 실상은 수보리 존자가 대중들이 품고 있는 의문을 대신해 질문하는 것입니다.
『금강경』이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듯, 후오백세(後五百歲)인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