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거리두기
- 심리적 문제에 사로잡히지 않는 과학적인 방법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
김선우 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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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주 지음, 다산북스 刊, 2025년 |
‘생각’은 ‘나’가 아니다,
생각과 거리두기
『나는 내 생각을 다 믿지 않기로 했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효과적이면서도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된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방법을 배울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하에 마음의 작동 원리를 담은 30가지 법칙과 20가지 훈련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 글은 저자가 운용하는 ‘디스턴싱(Distancing)’이라는 앱 기반 디지털 심리 치료 프로그램의 내용을 책의 형태로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디스턴싱’은 저자가 “임상적으로 약물 없이도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해결한다고 알려진 다양한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다 대중적인 관점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인지행동치료(CBT) 이론, 수용전념치료(ACT), 마음챙김기반인지치료(MBCT) 등 기왕의 이론과 치료법 등을 참조한 것이다.
‘디스턴싱’은 ‘생각과 거리두기’라고도 바꿔 표현할 수 있는데 생각을 외면하거나 끊어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생각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며 ‘생각과 거리두기’, 즉 ‘디스턴싱’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 ‘디스턴싱’은 ‘생각하는 나’가 착각이라는 것과 같은 통찰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연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생각은 ‘나’가 아니라 그저 마음속에 떠오르는 심리적 사건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러한 믿음에서 벗어날 때 심리적 괴로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생각과 거리 두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기꺼이 경험하며, 그것과 별개로 나의 가치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기”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생각과 거리 두고 가치로 나아가기’라는 이 책의 목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마음에 문제가 생기는 건 우리 잘못이 아니지만 마음을 훈련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라고 서두에 언급한 지향을 책 속에서 법칙과 훈련을 제시하며 구체화한 것을 다시금 명료하게 요약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디스턴싱의 궁극적 목표는 삶의 변화에 있다. 이는 ‘주의 통제’, ‘내면 관찰’, ‘나’ 알아차림’, ‘기꺼이 경험하기’, ‘가치에 따라 행동하기’로 제시된 디스턴싱의 핵심 목표에서도 확인된다.
이 책이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심리적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당대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는 불교 철학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마음챙김(mindfulness)과 더불어 뇌과학, 인지심리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챙김, 뇌과학, 인지심리학 등의 분야는 양적·질적 연구가 축적되고 있는 동시에 실용적인 방식으로 보급되고 있다. 저자는 이들 분야에서 다루는 심리 문제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나아가 제대로 바라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마음 훈련 방법을 고안했다. 그리고 고안된 마음 훈련 방법이 임상 과정(‘디스턴싱’)을 거쳐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문성을 담지하고 있으면서도 실용적이다. 또한 과학적인 심리 치료 가이드라고도 할 수 있겠다.
9월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홍승주 선생을 초청해 ‘생각’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생각과 거리두기’를 활용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심리적 문제를 대처하는 방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청해 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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