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붓다의
가르침으로 생활하기
『붓다의 생활 수업』
생활이 곧 수행, 일상 전반에 대해 불교적 방향 제시한 생활 지침서
『붓다의 생활 수업』은 생활 세계에 대한 불교적 입장을 제시하고, 불교적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현실도피가 아니라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태도를 고민하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시각이다. 저자는 불교의 최고선인 열반이 피안의 세계에 있지 않고 현실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불교가 ‘지금, 여기’를 고민하는 종교라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불교학자인 저자의 통찰이 엿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일상 전반을 붓다의 가르침으로 살펴본 뒤, 불교적 방향을 제시하는 생활 지침서이다. 저자는 “올바른 생활 없이는 참다운 수행도 이루어질 수 없다. 아니 생활이 곧 수행”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집필 의도와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표현이다. 집필 의도와 목적에 맞게 이 책은 ‘먹다’, ‘자다’와 같은 사람의 보편적 행위에서부터 ‘집안일 하다’, ‘노래하고 춤추다’, ‘운전하다’ 등과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구체적 행위에 대한 실용적인 제목으로 각각의 장을 구성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도움받을 수 있는 내용
총 2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목차의 특징은 생활과 밀접한 동사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부제를 달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8장은 ‘집안일 하다: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로 ‘빨래’, ‘설거지’, ‘몸을 씻는 일’ 등 집안일에 포함되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집안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하면서 불교의 연기론적 세계관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저자는 “사물과 현상을 단순하게 기계적·정태적·개별적 또는 부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유기적·역동적·총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집안일에 대해 “불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삶 그 자체나 생활 그 자체가 아니다. 불교는 그 삶과 생활을 지혜와 자비의 힘으로 내면화해 해탈과 열반의 차원으로 승화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귀찮고 사소하다고 치부하는 집안일을 생활선 또는 일상선의 차원에서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물론 불교인의 신행 생활에 대한 실질적·당대적 고민과 대안도 다루고 있다. 17장 ‘정진하다: 불교인의 종교 생활 패러다임을 바꾸자’가 대표적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종교학 연구서, 종교에 관한 조사 보고서 등을 참조해 불교의 현재 상황을 진단·정리한 뒤 아침 예불하기, 정기적으로 좌선하기, 경전 독송하기 등 아홉 가지 신행 지침과 다섯 가지 불자로서 실천해야 할 사항을 제시한다. 생활인이자 불자로서 일상을 바라보고 점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관한 고민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책은 불교 경전은 물론 시, 연구서, 점검표, 수치, 다른 종교의 경전 등을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기본 시각으로 하지만, 여러 분야의 텍스트를 다채롭게 제시함으로써 일상생활에 대한 통찰과 실용적인 지침에 대한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불전의 가르침을 현재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석해 제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일상생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9월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붓다의 생활 수업』의 저자인 박경준 교수를 초청해 ‘불교의 가르침에서 살펴보는 일상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청해 듣고, 이것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