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로써 실상과 방편을 밝히다 - 『법화경』 「화성유품」 중에서|다시 읽는 경전

『법화경』 「화성유품」 중에서
비유로써 실상과
방편을 밝히다


1.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여래께서는 방편으로 중생의 성품 속에 깊이 들어가서 그들 뜻이 소승법을 좋아하며 오욕에 깊이 집착하여 있는 것을 아시고 이들을 위하여 열반법을 설하시나니, 이런 사람이 들으면 곧 믿고 받느니라.

2. 비유하면 오백 유순이나 되는 험난하고 나쁜 길이 절벽으로 막혔으며 사람의 발자국마저 끊어져 두렵고 무서운 곳을 많은 대중들이 이 길을 지나서 진귀한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르고자 하였느니라.

3. 한 인도자가 있었으니 총명한 지혜로 밝게 통달하여 그 험난한 길의 통하고 막혀 있는 곳을 잘 알아서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인도하여 이 험난하고 사나운 길을 통과하려고 하였느니라.

4. 거느리고 가던 사람들이 길 가운데서 피로하고 게으름이 생겨 인도자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은 극도로 피로하고 겁이 나고 두려워서 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으며 앞길이 아직도 멀다 하오니 이제 그만 되돌아가고 싶나이다” 하였느니라.

5. 인도자는 여러 방편이 많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이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구나. 어찌하여 많은 보배를 버리고 돌아가려고 하는가’ 하고는 곧 방편을 써서 험난한 길 삼백 유순을 지난 도중에 하나의 변화성을 만들어놓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은 무서워하지도 말고 되돌아가지도 말라. 이제 이 큰 성에 들어가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만일 이 성안에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즐겁고 편안할 것이며 또한 앞의 보물 있는 곳에 가려고 하면 능히 갈 수 있으리라.”

이때,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마음에 크게 기뻐하며 일찍이 없던 일이라 찬탄하였느니라.

“우리들이 이제야 이 험하고 사나운 길을 모면하고 즐겁고 편안함을 얻었도다.”

이 모든 사람들이 앞에 있는 변화로 만든 성안에 들어가서 이미 제도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편안하다는 생각을 내었느니라.

6. 이때, 인도자는 이 많은 사람들이 이미 휴식을 얻어 피로함이 없어진 것을 알고 곧 변화로 만든 성을 없애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따라오라. 보물 있는 곳이 가까우니라. 먼저 있던 큰 성은 그대들을 휴식시키려고 내가 변화로 만들었노라” 하였느니라.

방편과 실상을 나타내다
1. 여러 비구들아, 여래도 또한 이와 같이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훌륭한 인도자가 되어 온갖 나고 죽고 번뇌하는 악한 길이 험난하고 길고 먼 것을 여의게 하며 제도할 바를 아느니라.

2. 만일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인 최고의 경지만을 듣게 되면 부처님을 만나 뵈려고도 아니하며 친근하지도 아니하여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부처님의 도는 멀고 멀어서 오래도록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야만 필경에 성취하리라.’

3.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이 약하고 졸렬함을 아시고 방편의 힘으로 중도에서 휴식을 시키기 위하여 두 가지 열반을 말씀하시었느니라.

4. 만일 중생이 성문과 연각의 두 경지에 머무르면 여래께서는 이때 그들을 위하여 말씀하시되, 너희들은 할 바를 아직 다하지 못하였노라. 너희가 머물러 있는 경지는 부처님의 지혜에 가까우니 반드시 관찰하고 헤아려보아라.

너희들이 얻은 이 열반은 진실이 아니요 다만 여래가 방편의 힘으로 오직 하나의 깨달음의 길인 일불승을 분별하여 삼승으로 설한 것이니, 마치 저 인도자가 쉬어 가게 하기 위하여 신통력으로 큰 성을 만들었다가 휴식이 다 된 줄을 알고 말하기를 “보물이 있는 곳은 가까우니라. 이 성은 진실이 아니며 내가 신통력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한 것과 같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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