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국 문화 결합의 산물, 중국 불교|불교 발달사

중국 불교

김제란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중앙아시아 경유해 후한 말 사회 혼란기 때 중국에 불교 전해져
B.C. 6세기 무렵 인도에서 브라만교에 대항하는 혁신 사상으로 시작된 불교는 기원 전후인 후한 말, 중국 사회가 혼란한 시기를 맞아 중국에 전해졌다. 중국으로의 불교 전래는 『위서(魏書)』 「서융전」에 “서한(前漢) 애제 원년(B.C. 2년)에 서역 지방 대월지국의 사자인 이존이 박사 제자 경로에게 불경을 구두로 전해주었다”는 구절을 근거로, 기원 전후의 시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교와 관련된 몇몇 용어들이 불경이 한역되기 이전에 이미 음역의 형태로 중국인에게 알려졌다. 붓다를 뜻하는 ‘불(佛)’도 그중의 하나인데,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바로 전래된 것이 아니라 중앙아시아를 경유해서 들어온 것임을 보여준다. 인도 산스크리트어 ‘붓다(buddha)’는 중앙아시아의 토카라어에서 ‘붓(but)’이 되고, ‘부도(浮屠)’, ‘부도(浮圖)’, ‘불(佛)’ 등 다양한 음역으로 번역되다가 마지막에 ‘불’로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초기 불교가 동아시아에 들어와 의탁 불교→격의 불교→본의 불교 시대 거쳐
중국 불교로 발전…중국 불교는 인도 문화와 중국 문화의 만남과 결합의 산물
중국 불교는 인도 불교가 중국에 들어와 천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성공적으로 ‘중국화한 불교’를 가리킨다. 인도 초기 불교가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들어와 정착되기까지 의탁 불교(依託佛敎) 시대, 격의 불교(格義佛敎) 시대, 본의 불교(本義佛敎) 시대라는 세 단계를 거쳤고, 마지막으로 중국 불교(中國佛敎), 또는 동아시아 불교로 발전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불교 번역 수용기, 불교 연구기, 종파 형성기, 또는 불교의 중국화 시기로 분류하기도 한다.

중국 역사에서 의탁 불교 시대는 후한 말, 삼국 시대, 서진 시기에 해당하는데, 불교가 중국 고유 사상 중 도가·도교 사상의 한 일파로 이해되던 시기이다. 불교 경전이 중국어로 번역되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후한 말 안식국(Partia, 고대 이란)에서 온 안세고가 『안반수의경』 등 소승 경전을 번역하고, 월지국의 지루가참이 『반야삼매경』, 『도행반야경』 등 대승 경전을 번역하면서부터였다. 특히 최초의 번역 경전인 『안반수의경』은 주로 호흡을 통한 수행을 서술했기 때문에, 불교가 도교의 한 부분이라고 오해되었다. 격의 불교 시대는 불교와 비슷한 도가 사상의 개념, 즉 노자의 ‘무(無)’, 장자의 ‘소요(逍遙)’ 개념 등을 빌려 불교 사상을 이해하던 시기이다. 이 의탁 불교, 격의 불교 시대가 바로 불교 번역 수용기에 해당한다.

본의 불교는 불교 사상이 본격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한 시기로서, 불교의 ‘공(空)’ 사상을 무가 아니라 연기공의 의미로 바르게 이해한 중관 불교를 의미한다. 남북조 시대인 본의 불교 시대는 불교 연구기라고도 부르는데, 구마라습(鳩摩羅什, 344~413)의 번역을 계기로 불교는 격의의 방식을 벗어나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그는 『대품반야경』, 『법화경』 등 대승 경전과 『중론』, 『십이문론』 등 대승 논부를 번역해 본의 불교 시대를 열었다.

마지막 단계인 중국 불교 또는 동아시아 불교는 인도 불교와 달리 새롭게 창조된 불교로서 수당 시대의 천태 불교· 화엄 불교· 선불교가 해당한다. 종파 형성기라고도 부르는 이 시기에 불교는 ‘중국화’했고, 현상계의 모든 현상이 진심, 또는 진여에 의거해 생겨난다고 보는 진여연기론(眞如緣起論)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불교가 중국화하는 과정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중요한 매개로 삼아 형성되었는데, 인도 유식 불교의 아라야식 연기가 중국 불교의 진여연기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고유의 유학 사상, 특히 맹자 성선론의 영향이다. 결국 중국 불교는 인도 문화와 중국 문화의 만남과 결합의 산물인 것이다.

천태 불교, 화엄 불교 모두 대표적인 중국 불교 종파…
선불교 역시 중국 불교의 특징 보여주며 화엄 불교의 종지와 일치
천태 불교는 중국 불교의 가장 대표적인 종파 중 하나인데, 우주 전체를 ‘하나의 마음’, ‘일심(一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불교의 특징인 진여연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 마음은 ‘진여’라고도 하고 본래부터 저절로 갖추고 있는 ‘깨끗한 성질의 마음인 자성청정심’이라고도 한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다 진실성이 현현한 것이고, 마음 밖에는 다른 존재가 없게 된다. 이를 성구설(性具說)이라고 한다. 삼천대천세계가 한순간의 마음속에 녹아들어 있다는 ‘일념삼천(一念三千)’설과 ‘삼제원융설(三諦圓融說)’이 천태 불교의 귀결이다.

화엄 불교도 중국 불교를 대표하는 중요한 종파로서, 법계 연기설을 제기했다. 세계를 현상 세계인 사법계, 원리의 세계인 이법계, 원리의 세계가 바로 현상 세계의 모습이라는 이사무애법계, 모든 현상이 서로 차별되면서도 차별 없이 조화롭게 연관되어 있는 사사무애법계로 보는 해석으로써, 이 역시 진여연기론의 일종이다. 현상계의 모든 흥기는 진여 전체의 현현이라는 성기설(性起說)을 주장하고, 이는 여래가 내 몸 안에 있다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이 된다.

선불교는 본심을 직접 깨달을 것을 주장하는 직지본심(直指本心)을 말하는데, 이것은 현상 세계가 모두 진심, 또는 진여의 표현임을 깨닫는다는 의미이다. 선불교 역시 진여연기를 말하는 중국 불교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며, 화엄 불교의 종지와 일치한다. 단지 선불교는 한순간의 깨달음을 통해 직관적으로 그것을 깨닫자는 돈오성불(頓悟成佛)의 주장이 다를 뿐이다. 회창(845) 연간의 불법 사태 이후, 산속에서 정치나 경전과 무관하게 발전하던 선불교를 제외하고는 왕실과 결부되었던 학문적 불교는 화엄 불교를 필두로 모두 운을 다하고 말았다.

불교는 근대 시기 서양 철학에 대항하는 사상적 무기와
동서 문화 교류의 계합점으로 작용하는 이중적 역할하며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
근대 시기 서양 제국주의 침략과 동서 문화의 충돌이라는 상황 앞에서 불교는 서양 철학에 대항하는 사상적 무기로서의 역할과 동서 문화 교류의 계합점으로 작용하는 이중적 역할을 했고,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했다.

첫째는 유식 불교의 등장이다. 유식 불교의 부활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유식 불교의 이성적, 사변적인 논리 정신이 근대 이후 서양 철학의 유입에 대응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근대성의 중심이라 할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둘째는 전통 중국 불교의 옹호이다. 전통 중국 불교의 진여연기론이 서양의 충격에 대응하는 동양의 우수성의 근거라고 보는 일군의 학자들이 등장했다. 셋째는 불교의 유학화라는 독창적인 제3의 길인 현대 신불교의 등장이다. 동양의 바탕은 불교의 불성론, 유학의 성선론을 통한 인간 긍정과 현실 긍정에 있으며, 동양은 결국 도덕의 측면에서 서양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외세, 반봉건의 사회적 실천을 더해 현대 신불교는 새로운 근대 철학을 모색했다.

김제란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웅십력 철학사상 연구-서양문화의 도전과 동양 전통철학의 대응」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이자 고려대·동국대 외래교수, 한국불교학회 편집위원이다. 저서에 『쉽게 읽히는 동양철학 이야기』, 『한 마음 두 개의 문, 원효의 대승기신론 소·별기』, 『근대 동아시아의 불교학』, 『신유식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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