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깨어나는
청년 붓다!
신구대학교 불교 동아리 ‘불똥별’을 만나다
불교 동아리방 폐쇄라는 위기 딛고 최다 회원수 자랑하는 동아리로 거듭나기까지
지난 6월 30일 여름방학을 맞아 신구대 불교 동아리 회원 20여 명은 법주사에 모여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인원수가 적고 활동이 없다는 이유로 동아리가 폐지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불교 동아리 회원들의 함성소리가 산사에 가득했다. 대학 입시라는 벽을 넘고 성인이라는 문턱에서 또다시 학업과 취업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학생들은 수업과 동아리 활동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걸음을 잠시 멈추고 스님들과 예불을 하고 명상, 산행을 함께하며 마음의 쉼표를 찍었다.
신구대 불교 동아리 방 |
신구대학교 불교 동아리는 올해 회원 212명이 들어와 교내 중앙 동아리 가운데 최다 회원을 보유한 우수한 동아리로 선정되었다. 회원수 10명 남짓에서 갑작스레 늘어난 많은 회원수를 감당할 수 없어 학생들은 작은 동아리방을 벗어나 학교 강당에서 신입 법우들을 위한 환영회를 열었다. 한때는 회원수가 적고 활동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될 위기였지만 이제는 학내 인기 동아리가 되어 도약하고 있다. 불교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붓다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불교 동아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 배경에는 지도 법사 해동 스님(성남 황송노인복지회관 관장)의 포교가 큰 힘을 발휘했다.
“2019년에 제가 일하는 복지관에서 학교가 가깝다 보니 전임 스님이 불교 동아리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셨어요. 당시에는 지도 교수인 이준식 교수님의 사진영상미디어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15명 정도의 소모임 단체였어요. 그마저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활동을 못하자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동아리방을 폐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해요. 학생들이 내용을 전달하지 않아서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죠.”
무료 템플스테이라는 파격 제안으로 자연과 호흡하는 기회 제공해
스님은 당황했지만 지도 교수와 함께 불교 동아리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고 학생들에게 무료 템플스테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자연과 호흡하며 학생들은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자체만으로도 고요한 ‘쉼’과 해방감을 느꼈다. 그렇게 학생들은 밖으로 향했던 마음을 멈추고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며 불교라는 키워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학생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2021년, 불교 동아리 회원수가 늘기 시작했다. 동아리 이름도 권지영 학생(3기 회장)의 아이디어로 ‘불똥별’이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불똥별’은 부처 불(佛)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아름다운 유성 ‘별똥별’을 더해 지은 이름이다.
“종교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한 걸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동아리 이름부터 무겁지 않게 지었어요. 종교 활동이라는 엄숙함보다는 불교라는 틀 안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다양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성장했으면 하거든요.”
그의 바람대로 ‘불똥별’은 종교 동아리라는 무게감을 내려놓고 신입생 환영회와 뒷풀이를 기획하며 문턱을 낮추었다. 그러면서도 학기 중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법회를 열어 내실 있는 신행 생활을 모색하고 방학 때는 템플스테이와 방생 법회를 실천하며 불교 동아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잊지 않았다.
지도법사 해동 스님과 함께한 권지영 회장 |
불교 동아리방 폐쇄라는 위기에서 최다 회원수를 자랑하는 동아리로 거듭나며 대학생 포교의 성공 사례로 꼽힐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지도 법사인 해동 스님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님은 학생들의 장학 지원을 위해 종단에 문의를 하고, 복지관 이용자를 중심으로 장학회를 조직하기도 했으며, 대한불교진흥원이 지원하는 ‘대원청년 불자상과 동아리상’을 통해 회장 개인의 장학금과 동아리 활동 지원금을 후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천서를 작성했다.
“자기 시간을 할애하는 동아리 회장이나 간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야 활동 명분과 책임감을 줄 수 있고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등,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템플스테이와 장학 지원 등을 통해 불교 동아리 학생들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미래의 청년 불자들이 자발적으로 법회를 꾸리고 수행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신심 있는 불제자로 키워내는 일은 숙제로 남아 있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이고 선정이라는 정진을 통해 깨달음의 길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청년 붓다여, 깨어나라!
취재_유정
방송작가. 드라마 <멋진 하루>, <백수와 건달>을 비롯해 다큐멘터리 다수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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