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상으로 마음 운동할까요?|2024년 캠페인 "우리 함께해요!"

우리, 명상으로
마음 운동할까요?

강혜영
마음운동장 대표


◦ 흔들리는 마음 달래고자 일심으로 모인 20~30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반, 합정역 인근 6명 남짓 들어가는 공간에 모여 우리는 함께 명상을 한다. 소모임을 개설한 지 3개월, 회원은 45명이다. 대부분 20~30대로 구성된 모임은 차담으로 시작해서 차드 멩 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와 같은 명상 관련 책을 바탕으로 명상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책에 나온 명상 방법을 함께 실습하며 소감을 나눈다. 때로는 인근 공원으로 나가 걷기 명상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들은 왜 여기에 왔을까? 무엇을 얻고자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온 것일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마다 그 이유는 참 다르다. 직장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서, 명상을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자주 화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어서, 감정을 오랫동안 억눌러왔기에 내가 나를 너무 몰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명상 모임을 찾는다. 그러나 우리 모두 삶의 이러저러한 바람을 맞아 흔들리는 마음을 달래고자 이곳에 왔다. 불교에서는 우리 마음을 흔드는 여덟 가지의 바람, 8풍(風)을 이야기한다. 이익, 손실, 명성, 비난, 즐거움, 고통, 칭찬, 비방이 그것이다. 어떠한 바람에 흔들리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흔들리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 바람에 반응하는 나를 알아차리기 위한 각자의 소망은 하나를 향한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일심(一心)으로 이곳에 있다.

◦ 혼자도 할 수 있는 명상을 함께해야 하는 이유
회원들 중에는 명상을 처음 해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명상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주로 유튜브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었고, 그중에는 명상 애플리케이션 출시 초창기부터 이용해 VIP라는 회원도 있었다. 다들 집 안에서 홀로 조용히 명상을 해왔던 것이다. 어쩌면 가장 남의 신경을 쓰지 않고, 편안하고 조용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은 나의 집, 나의 방 안일 것이다. 그럼에도 함께 명상하기 위해 매주 ‘명상으로 마음 운동’ 소모임을 찾는다.

대중들이 명상에 더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나의 배움을 함께하고 나누고 싶어서 개설했지만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효율적으로 ‘그냥 혼자서 해도 되는’ 명상을 ‘이렇게 꼭 만나서 함께하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은 언제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왔다. 회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에게 지적을 당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자기 비난적인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마음속에 꾹꾹 담아두고 눌러두는 편이에요. 물론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마음이 편해지긴 하겠지만, 저도 누군가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나 힘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듣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점점 누군가에게 이야기도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쌓아만 두면 이 마음이 해결이 안 되니까,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았어요. 명상 모임에서는 다들 저마다 각자 자신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 모임인 거 같아서, 그게 편해서 찾게 돼요.”

“저는 여기 와서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진 않는 편이지만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나를 더 돌아보게 되고 알아차리게 되는 게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요.”

“혼자서는 명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와서 하면 집중이 잘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명상이 뭔지 잘 모르겠기도 하고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길 때, 물어보고 서로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게 좋아요.”

그렇다. 우리는 함께 대화하고 경험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다. ‘마음의 평화’, ‘나에 대한 알아차림’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함께 궁금해하고, 서로의 삶을 알아가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돕는 연대를 형성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연민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지지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그것이 혼자도 할 수 있는 명상을 함께해야 하는 이유이다.

명상은 현재의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고, 매 순간 나를 알아차리는 과정이다. 나를 알아차리면 알아차릴수록 지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명료하게 보게 된다. 이는 내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나를 비난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해였음을, 사실은 내가 스스로 나를 비난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면, 나는 나에게 여유와 배려의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에게 여유가 생기면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면서 남에게도 그 같은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명상은 나를 지금 이곳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동시에 타인과 함께 공감하고 유대하면서 지낼 수 있는 내 마음의 공간을 마련해준다. 그러니 명상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는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홀로 명상하고 있을 그대여,
때로는 이 길을 우리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떠한가?


강혜영|홍익대학교에서 문화예술경영 MBA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명상심리상담학과 석사 과정에 있다. 현재 마음운동장 대표로 있으면서 한국웰니스지도자협회 이사, 한국명상지도자연합회 총무, 한국미술신문 기자, 갤러리 및 아트라운지 등에서 예술을 결합한 명상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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