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걷기 명상 가이드
방석에 앉아 명상하다 보면 신체적으로 고통이 있거나, 번뇌가 일거나, 졸음이 오기도 한다. 이러한 것을 쫓기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바로 걷기 명상이다. 이 수행은 정좌 명상과 일상생활 속 마음챙김 사이에 훌륭한 가교역할을 하며, 현재 이 순간 마음과 몸이 지속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편안한 자세로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기
우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이리저리 걸어 다닐 수 있는 안전한 실내 또는 실외의 장소를 찾는다.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려 평행이 되도록 하고, 양발에 고르게 체중을 싣고 선다. 두 팔은 양옆에 편안히 늘어뜨린다. 눈은 자연스럽게 뜨되 시선은 똑바로 앞을 향한다. 부드럽게 선 자세로 있는 자신을 알아차린다. 이제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천천히 주의를 이동시켜 본다. 그리고 바닥에 닿아 있는 발바닥을 느껴본다. 실내라면 양말을 벗는 편이 훨씬 더 좋다. 발바닥이 바닥과 어떻게 접촉하는지, 압력과 온도, 체중의 분배, 부드러움과 딱딱함 등을 느껴본다. 자애롭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 이 작은 발이 몸 전체를 받치고 있다. 당신은 그저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발과 다리의 감각을 더욱 분명하게 느끼기 위해 잠시 무릎을 부드럽게 구부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고 무릎으로 작은 원을 그리면서 발바닥을 느껴본다.
발걸음의 섬세함을 느끼며 한 발짝씩 의식적으로 걷기
이제 체중을 왼쪽 다리로 완전히 이동시킨 다음 오른쪽 발의 나머지 부분을 들어 올려 천천히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다리와 발에 전해지는 감각 패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식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리가 지면에 닿을 때 오른쪽 발뒤꿈치에 관심을 집중한다. 오른쪽 발이 지면에 완전히 닿으면 이제 왼쪽 발뒤꿈치를 지면으로부터 천천히 들어 올려서 장딴지 근육에 전해지는 감각을 확인하며 계속해서 움직인다. 왼쪽 발을 천천히 들어 올린 다음 체중이 완전히 오른쪽 발에 실리도록 한다. 앞으로 나아갈 때는 왼쪽 발과 다리에 모든 인식을 집중하고 왼쪽 발뒤꿈치가 지면에 닿도록 해서 오른쪽 발과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질 때 전해지는 체중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 발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며, 다른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기 시작할 때 먼저 나간 발을 디디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아차린다. 다른 발에 대해서도 똑같이 하라. 들어 올리고, 뻗고, 딛는 감각을 거듭하여 느껴본다.
야외에서의 풍부한 감각을 통해 걷기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기
야외라면 걷는 동안 얼마나 많이 행복하고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 본다. 신선한 공기, 따스한 햇볕, 살랑대는 나뭇잎, 돌의 모양, 새들의 지저귐, 발밑 흙의 감촉들을 알아차려라. 뭔가 즐겁고 유쾌한 것을 발견했을 때, 당신 자신을 그 속으로 들어가게 하라. 진정으로 그것을 즐겨본다. 원한다면 부드러운 나뭇잎이나 나뭇가지의 질감을 느껴본다. 마치 그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것 인양, 그 경험에 자신을 맡겨본다. 한 꽃에서 충분한 꿀을 취하고 다른 꽃으로 날아가는 꿀벌이 되어 본다. 한 곳에서 꽉 채워졌을 때 다른 곳으로 가 본다. 걷는 행위에 인식을 집중하다가 마음이 방황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걷는 행위에 다시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당신의 마음을 신체에 두며 걷기에 집중한다. 주의 깊게 알아차리면서 계속해서 걷는다. 그러면 걷기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것이다. 걷기의 목적은 가능한 많은 유쾌한 것들을 천천히, 한 번에 하나씩 알아차리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각이 동원되는지를 깨달으면 자신에게 매우 놀랄 것이다. 이 수련을 통해 당신은 다른 모든 활동을 할 때도 마음을 챙겨 움직일 방법을 정확하게 터득할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학교 법학과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Worcester State University에서 연수했다.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사무국장, MSC Trained Teacher,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공역서로 『깨달음의 길』, 『이 세상은 나의 사랑이며 또한 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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