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를 통해 이해하는
불교의 역사성과 현재성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
강성용 지음, 불광출판사 刊, 2024
‘붓다’라는 인물에 초점 맞추어 불교의 다양성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
‘최초기 불교’에 집중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은 역사적으로 실존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붓다’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불교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작성된 책이다. 불교의 출발점을 만들어낸 인물인 ‘붓다’의 고민, 도전, 모색 그리고 그가 제시한 해답이 이 책의 주안점이다. 이를 통해 붓다가 제시한 해답에서 무엇이 인도 지성사에 새롭게 등장한 관점이자 혁신이었는지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붓다라는 인물을 서술의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초기 불교’가 아닌 ‘최초기 불교’가 이 글이 다루는 시기에 해당한다. 저자가 ‘최초기 불교’에 집중하는 이유는, 역사적 발전 속에서 다양성이 가능하게 된 출발점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불교의 다양한 모습들을 이해를 하기 위함이다. 이는 불교의 역사성과 현재성의 연결을 시도하고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통찰을 통해 당대적인 문제의식의 토대를 세우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 고대 인도 수행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이상화, 초기 불교만이 진정한 불교라는 착각과 독단을 경계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아울러 이 책은 종교를 ‘믿음’의 문제로서만이 아닌 ‘이해’의 문제로 인식하려는 ‘종교문해력’ 총서의 두 번째 저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붓다(Buddah, 佛陀)’는 “고대 인도의 문화적 표준어이자 인도아리안 문화와 종교적 이데올로기를 담지한 언어 쌍쓰끄리땀(Sanskrit)의 과거 분사에서 만들어진 명사로 ‘깨달은 사람’”을 의미한다. ‘불교(Buddism, 佛敎)’는 붓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붓다’는 신이 아니다. 이 책은 인도 고전학자인 저자가 ‘종교적 진실’과 ‘역사를 넘어서는 서사’가 아닌 붓다라는 ‘역사적 인물’을 부각하고자 하는 이성적 작업의 결과물이다.
인도 고행자의 대표 격인 붓다에게 하는 질문은
큰 틀에서 인도 고행 전통의 유산을 묻는 것과 같아
현재 시점에서 저자가 ‘붓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불교를 포함하는 인도의 고행 전통이 남긴 여러 문제의식과 그에 관한 해결 시도들이 인류 지성사의 자산으로 활용되는 일들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리적인 안정과 만족을 구하는 문화 콘텐츠들, 불교 전통이 구축한 유산을 차용한 여러 수행 단체와 (유사) 종교 단체들의 일상화, 임상에 활용한 정신적 치료 프로그램[(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을 통한 스트레스 저감 프로그램] 등이 ‘불교’라는 출처를 밝히지 않은 불교의 유산들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들은 ‘불교’라고 알려진 고대 인도의 고행 전통이다. 따라서 붓다에 관해 묻는다는 것은 인도의 고행 전통을 묻는 것이 되는 셈이다. 또한 인도 고행자의 대표 격인 붓다에게 하는 질문은 큰 틀에서 인도 고행 전통의 유산을 묻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 삶이 고생인 이유에 대한 붓다의 해답
저자는 ‘니르바나(nirvāṇa)’라는 표현을 통해 붓다의 해답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니르바나’가 개념이 아닌 ‘(불을) 껐다’라는 의미를 지닌 비유라는 점을 강조한다. 붓다가 진단한 인간 삶이 고생인 이유는 ‘좋아하는 일(rāga)’, ‘싫어하는 일(dveṣa)’과 이것들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moha)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 삶의 고생을 장작에 비유해 해답을 제시했다고 본다. 그것은 불을 끄기 위해서는 그저 간단히 불에 장작 넣는 것을 그쳐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이 붓다의 해답이다.
6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의 저자인 강성용 교수를 초청해 ‘역사적인 붓다’가 직면했던 문제와 그에 대해 제시한 해답이 갖는 현재적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청해보고자 한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강성용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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