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의 이해를 통해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기
『카르마 상담소』
결과중심적 사고와 인과적 사고
이충현의 『카르마 상담소』는 인과적 사고를 통해 삶에서 발생하는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결과중심적 사고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하다고 진단하며, 동시에 그 사회의 구성원인 한국인들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과로만 판단하는 편리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게 되고 이는 상대적 발탈감이나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결과중심적 사고의 ‘대가’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결과중심적 사고와 태도가 야기하는 문제는 그 결과를 있게 한 ‘원인’을 망각시킨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조차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지 않고 타인의 칭찬이나 반응과 같은 ‘결과’에 의존하게끔 한다. 하지만 어떠한 결과는 필연적으로 ‘원인’에 의해 도출된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제대로 따져 묻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요구된다. 고통을 유발하는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피하기 위해서는 인과를 제대로 파악하는 ‘인과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인과적 사고’를 “원인과 결과를 연결해 사안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원인과 결과를 연결한다는 것은 ‘과정’을 중요시하게 한다. 과정으로 연결된 원인과 결과는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과정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삶이 ‘결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식함으로써 결과중심적 사고에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불교의 카르마 사상을 토대로 인과적 사고 설명
이 책이 제시하는 인과적 사고는 불교의 카르마 사상을 토대로 삼고 있다. 카르마[業, karma(산스크리트어), kamma(팔리어)]는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이라는 뜻으로 고대 인도에서 기원한 개념이다. 저자는 카르마를 “‘행위’ 혹은 ‘실행’”이라는 본래의 뜻을 갖고 있으며, “내가 어떠한 행위를 하면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그에 대한 결과가 뒤따라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행위를 뜻하는 카르마는 단순히 ‘행위한다’는 뜻을 넘어 우리의 삶에 작용하는 인과를 설명하는 대표적 개념이 된다”고 정의한다.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의 삶을 중시하고 현실적인 측면에서 삶을 바라보고 분석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음의 고통 해결에 도움 되는 일곱 가지 카르마 상담 원리와 일곱 가지 상담 사례 제시
저자는 이 책에서 총 일곱 가지의 ‘카르마 상담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중 ‘카르마 상담의 제1원리’는 “삶에 있어 통제 가능한 부분과 통제 불가능한 부분을 잘 구분하고 통제 가능한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실천하라”이다. 저자가 붓다가 설파한 의지가 있는 행위, 즉 고의적인 카르마에 천착해 그 원리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삶의 미래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보는 극단적 결정론을 비껴가는 원리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통제 가능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은 현재의 자유로운 의지를 통할 때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카르마 상담소』의 3장은 ‘통찰과 치유의 카르마 상담’으로 카르마 인과법칙에서 도출한 일곱 가지 상담 원리를 적용한 일곱 가지 상담 사례를 싣고 있다. 3장은 여러 연령의 실제 상담 사례를 다루고 있어 ‘카르마 상담’의 간접 경험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4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카르마 상담소』의 저자인 이충현 교수를 초청해 불교의 카르마 사상을 토대로 하는 카르마 인과법칙들과 그 법칙들에서 추출한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카르마 상담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보았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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