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 스님과 함께하는 맑고 향기로운 길상사 불교대학|공부하는 불교, 불교교양대학

길상사 불교대학

원영 스님의 경전 교리반


법정 스님의 글을 읽으며 삶의 고단함을 잊었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었던 것처럼 길상사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일상으로 치친 마음에 단비처럼 행복감을 준다. 가을 햇살이 경내에 고스란히 내려앉는 월요일 오후 2시. 추억에 잠겨 흐뭇한 마음으로 설법전에 들어서니,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원영 스님의 『열반경』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온화한 미소로 차분하면서도 부드럽게 정곡을 찌르는 말씀은 마치 서릿발 같은 경책으로 대중을 압도했던 어른 스님의 법문을 떠오르게 한다.

먼저 대중은 꾸시나라(구시나가라)로 가서 슬픔 속에서 부처님의 장례를 7일간 지냈습니다. 이후 다비를 한 뒤, 부처님 사리에 예경하면서 다시 7일을 보내고 그렇게 보름이 지나고 난 뒤에 선별된 500명이 라자가하(왕사성)에 가서 함께 안거에 들게 됩니다. (『스님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발췌)

원영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와 동국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셨고, 조계사와 봉은사, 길상사, 흥천사 불교대학에서 오랫동안 경전 강의를 해오셨으며, 불교방송(BBS)에서 진행만 11년째로 타고난 달변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전에 해박하다. 원영 스님의 경전 강의는 내 안에 있는 부처님을 깨우는 살아 있는 법문으로 매 순간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부하러 사찰에 찾아오는 사람이 있어야 법을 펼 수 있는 거니까 우선 재미있어야 합니다. 고증에 기반을 두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스님은 일본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경전을 바라보는 안목이 열렸음에도, 매주 경전을 읽고 강의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스님의 노력 못지않게 수강하는 학생들의 열의도 만만치 않다.
원영 스님이 지도하는 길상사 불교대학 경전반 수업

“목포에서 매주 길상사로 경전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한 거사님이 계셨어요.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3년 동안 꼬박 기차를 타고 오셨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못 오셔서 안타까워하셨죠.”

코로나 시대에 스님의 강의가 멈추자, 불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하지 못한 스님이 직접 불교방송에 요청해 출연료도 반납하고 프로그램 ‘불교대백과’를 만들었다. 스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정해진 타이틀답게 그야말로 불교에 대한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으므로, 처음에는 20회 분량으로 기획했지만 44분짜리 80회 분량으로 방대한 ‘불교대백과’가 제작되었다. 부처님의 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스님의 노력 덕분에 ‘불교대백과’는 현재 유튜브 법문 가운데 조회수가 100만을 넘길 정도로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님의 법문은 경전에만 얽매이지 않고 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고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고 간결하게 말씀해주세요. 스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당시 부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거침없이 자유롭게 법을 설하셨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비심 불자의 말처럼 원영 스님의 경전 강의는 삶과 수행을 통해 우러나온 장광설로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스님은 “누구나 늙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고 홀로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하지만, 가까운 이웃에게 작은 선의를 베풀고 친구에게 밥 한 끼 산다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불자들은 바로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중앙일보』에 실린 스님의 칼럼을 읽고 구순을 넘긴 어르신이 스님을 찾아오기도 하고, 마음이 허전해서 절에 찾아왔다가 우연히 스님의 경전 강의를 듣고 스스로 삶을 전환시킬 힘을 얻었다고 말하는 불자도 있다. 스님의 경전 강의는 팔리어 경전을 시작으로 『법화경』, 『화엄경』, 『금강경』, 『열반경』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수강하려는 사람들로 강의실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빼곡하다. 스님의 강의를 들으면 대자유를 찾아가는 수행자의 진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져 한 번만 수강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전 공부에 대한 마음이 샘처럼 솟아난다. 설법전에서 원영 스님과 함께 『열반경』을 독송하는 불자들의 목소리는 길상사 경내 가을 단풍의 절경을 더 짙게 물들이며 늘 살아 있는 법으로 오롯한 신심을 깨우고 있다.'

길상사 불교대학
매주 월요일 오후 2:00~4:00 
경전반 / 교재 『대반열반경』(원영 스님 지도)

길상사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5길 68 
전화번호 : 02-3672-5945
홈페이지 : kilsangsa.info

유정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방송작가에서 가끔은 요가 강사, 바리스타 재능 기부로 삶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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