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불자로 가는 공부, 남양주 봉선사 불교대학 | 공부하는 불교, 불교교양대학

친절한 수행자를 따라
참 불자로 가는 공부

남양주 봉선사 불교대학


몇 해 전 연꽃이 필 때면 카메라 하나 들고 남양주 봉선사를 자주 찾았다.

연꽃의 매력에 빠져 열심히 사진을 찍고 전시회에 몇 점 걸기도 했다.

키 높이 자란 연잎 사이로 거니는 스님들이 파인더에 들어오면 이제염오(離諸染汚)라는 말처럼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 같은 수행자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연밭에 묻어온 향기가 멈추고 강의가 시작되는 일승원의 나무 냄새가 머리를 맑게 해준다.

수업 준비를 하고 계신 강사 해륜 스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나는 뒤에 앉아 수업을 참관했다.

죽비 소리와 함께 일승원에서 29기 불교대학 입문반 강의가 시작되었다.

스님께서는 얼마 전 봉선사의 큰어른이셨던 조실 월운 스님이 입적하셔서 오늘 강의를 ‘죽음’에 관해 준비했다고 하셨다.

“이제 우리도 멀지 않았어요”, “오늘은 다들 눈들이 반짝반짝하네요”라며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유쾌하게 이야기 하는 스님의 말씀에 웃음소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생들과 참관 중인 나도 점점 스님의 강의에 깊게 빠져들었다.

스님은 일상생활 속 비유를 적절히 섞어가며 경전의 은유적 표현들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해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런 알찬 강의 뒤에는 숨은 노력이 있었다.

스님이 강의할 내용을 정리하면, 이것을 총무님은 보기 편하게 편집해서 미리 학생들에게 보내준다고 한다. 강의 하루 전날 학생들은 강의할 내용을 먼저 읽고 나서 강의를 듣게 되니 이해가 쉽고 강의실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말한다.

여기저기 배꼽시계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즈음, 스님은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잘 맞이해야 한다”고 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배가 고파 수업을 이만 끝내야겠습니다”고 하자 학생들 모두 즐겁게 웃으며 강의는 끝났다.

강의를 마치고 일승원을 나오면서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뿌듯함과 참회의 마음이 교차한다고 했다.

봉선사 불교대학 입문반 강의는 강사 해륜 스님을 닮은 듯 차분하면서 친절한 향기가 가득했다.

취재|하지권

<봉선사> 
홈페이지 : www.bongsunsa.net
전화 번호 : 031-527-1951

<봉선사 불교대학>
전화 번호 : 031-529-1950
교육 내용 : 입문반(불자의 자세와 예절, 불교에서의 믿음과 성취, 석가모니 부처님은 누구인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삶의 방향, 수행의 종류와 방법 등), 전문반(불교란 무엇인가, 부파불교, 대승불교, 현장학습, 신행 실수, 선의 세계, 불교와 수행, 불교와 현대사회, 성지순례), 월인석보반(월인석보 전반에 관한 이해, 봉선사 훈민정음 불경의 산실, 성지순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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