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으로 두려움을 극복한 배우 짐 캐리 | 세계 유명인들의 명상 이야기

명상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다

배우 짐 캐리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


짐 캐리는 진실하고 영적인 사람
짐 캐리(Jim Carrey)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코미디와 정극 모두 훌륭하게 연기하는 팔색조 같은 배우이다. 그는 익살과 다양한 표정 연기로 코미디 영화 팬을 사로잡으면서 한편으로는 진지한 드라마의 주인공을 연기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마스크(The Mask)>, <에이스 벤추라(Ace Ventura)> 등의 코미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모습과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맨 온 더 문(Man on the Moon)>과 같은 정통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판이해서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배우의 일을 떼놓고 보면, 짐 캐리는 명상을 통해 깨달은 통찰을 세상에 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실하고 영적인 사람이다.

짐 캐리는 어릴 때부터 혼자 거울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연기하는 것을 즐겼다. 사실 코미디에 대한 그의 자질과 능력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다. 짐의 아버지 퍼시 캐리는 뛰어난 코미디언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었지만, 안전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회계사가 되었다. 그러나 짐 캐리가 12세가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회사에서 해고되었고 가족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어린 나이에 공장 경비 일을 했던 짐은 인생에서 안전한 길을 택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버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중의 하나가 ‘안전한 길을 택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으므로 차라리 안전하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라는 것이다.”

안전한 길이 아닌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짐 캐리
짐 캐리는 코미디언이 되기로 했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실패와 함께 무대에서 야유를 당하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무명 생활이었지만, 자신은 사람들을 걱정에서 구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견딜 수 있었다. ‘나는 항상 주위의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걱정에 빠진 사람들이 그 순간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게 도와주는 길이다’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인생 목표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타고난 낙천성으로 짐 캐리는 다양한 익살스러운 표정과 함께 유쾌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창조해냈고, 1990년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가 되었다.

세계 최고의 코미디 배우가 된 후, 그는 진지한 드라마의 주연 배우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그는 1998년과 1999년에 각각 영화 <트루먼 쇼>와 <맨 온 더 문>에 출연했고,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년 연속 거머쥐었다.

초월 명상을 통해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고 마음의 평화 되찾아
최고의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그는 끊임없는 불안과 우울증을 겪었다. 이 시기에 짐 캐리는 우울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우울증이 심했다. 그는 우울증 치료 약을 먹으며 인생이 절망적으로 느껴졌던 시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치료 약을 끊기로 결심하고 대신에 영적인 추구와 명상, 그리고 그림 그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모든 형태의 약물과 술, 커피 등을 없애버렸다. 그는 명상을 통해 자신이 겪는 불안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다.

짐 캐리의 초창기 코미디 영화 <에이스 벤추라>를 보면 그가 명상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사실 그가 진지하게 명상을 수행한 것은 영화 <맨 온 더 문>에서 할 역할을 연구하던 중 마하리시 대학(MUM)에서 초월 명상(TM:Transcendental Meditation)을 배우게 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이후로 그는 꾸준히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매일 두 번 20분 정도의 명상을 권하는 초월 명상은 짐 캐리가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고 내면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바깥에서 일어나는 자극에 따라 주의가 산만해지고, 생각과 감정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경험을 끊임없이 겪게 되는데, 초월 명상은 이러한 산란한 마음을 내면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생각도, 충동도, 감정도 사라진 순수한 존재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나는 생각이 단지 환상일 뿐이며,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 대부분이 생각에서 기인한다고 문득 이해했습니다.”

“실제적인 위험과 상상 속의 위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하고 둘을 혼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상으로 일어난 불안을 다스리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행히 저는 명상을 통해 생각을 끄거나, 생각이 단지 생각일 뿐이라고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당신을 평화로운 장소로 부드럽게 안내할 것입니다.”

자신보다 더 큰 것은 없어… 슬픔이 왔다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짐 캐리는 모두가 찾고 있는 진정한 평화는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모습, 우리 자신 스스로 기대하는 모습, 그리고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기대와 선망을 훨씬 뛰어넘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고 말한다. 자신이 돋보이도록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면서 구축한, 자신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었을 때, 진정한 평화를 찾게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인정받고자 하는 강한 욕구는 오히려 당신을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회적 이미지와 가면을 추구하면, 개개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고유한 빛을 잃게 됩니다.”

짐 캐리는 내면의 빛을 최대한 밝게 비추는 것이 인생에서 우리가 실현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도 처음에는 물질적인 풍요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를 바랐지만, 결국 돈으로는 원하는 평화를 살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살았는데, 그때는 그렇게 되지 못할까 봐 두려웠고, 나중에 유명해진 다음에는 자신이 쌓아온 명성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했다고 말한다.

어느 날 명상을 하고 있는데, 그의 마음속에서 짐 캐리보다 훨씬 현명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자신보다 더 큰 것은 없어.” 이 순간, 평생을 맡은 배역에 따라 표정과 생각을 조율하고 그에 맞는 성격을 연기했던 대배우는 생각했다.

‘역할과 변장은 오래가지 않지만, 우리의 참다운 모습은 내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력이다. 이것이 참다운 자신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크고 한계가 없다.’

명상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으면 두려움과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아
명상을 통해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 그는 이후 불안과 우울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슬픈 감정이 일어날 때가 있지만, 예전처럼 그것에 사로잡히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슬픔이 왔다가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여유를 가지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짐 캐리는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답한다.

“우리는 실패가 언제 우리에게 찾아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우리가 실패를 만난다고 해도 적어도 그 순간까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행복하고 만족할 것입니다. 이 사실 자체로 우리는 실패나 상실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세찬 비바람 속에도 깊이 박힌 뿌리 덕분에 굳건히 버티는 나무처럼, 짐 캐리는 자신의 참다운 모습에 대한 확신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명상은 그가 삶의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본래의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단지 초연해진 것이 아니라 삶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얻고 회복력과 사랑으로 충만해졌다.

“인생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을 주는데, 우리는 사랑으로 가득 차도록 선택할 수도 있고 두려움으로 가득 차도록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두려움을 뒤로하고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두려움이 커지고 곪아서 진정한 자신을 외면하게 될 테니까요.”
1962년 캐나다 출생. 미국의 배우 겸 코미디언. 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에이스 벤츄라>, <마스크>, <뻔뻔한 딕 앤 제인>, <브루스 올마이티> 등을 비롯해, <트루먼 쇼>, <이터널 선샤인> 등의 주요 영화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문진건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통합심리대 철학 및 종교연구소에서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명상심리상담학과 책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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