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가 실제로 불안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까?

템플스테이는 불안과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 있다
- 뇌기능의 변화가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

권준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템플스테이는 고유한 한국 불교의 수행 방법을 일반인들이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종교적 색채를 희석한 한국적인 마음 수련의 한 방법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외국인의 숙박 수요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참가한 사람들의 만족감이 높아 점차적으로 그 형식이나 내용이 발전하게 되었다.1)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없이 단순히 사찰에서 며칠간 지내는 것만으로 스트레스 해소나 힐링이 되는 것이라면 굳이 템플스테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특화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템플스테이가 심신에 미치는 과학적인 근거를 얻기 위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지원을 받아서 2014년 초 예비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반응, 기분 변화, 마음챙김, 회복탄력성 등의 지표에서 템플스테이 전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2014~2015년에 걸쳐 지리산 대원사에서 3박 4일간의 표준화된 체험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휴식형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비교하는 방식의 연구를 했다. 체험형 템플스테이는 미리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다. 여기에 비해 휴식형은 사찰에서 프로그램이 없이 그냥 개인이 자유롭게 쉬는 것이다. 대조군으로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사용함으로써, 단순히 산속의 사찰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나 마음챙김 등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체험형 프로그램의 특이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모두 67명(체험형 44명, 휴식형 23명)이 참가했고, 템플스테이 전후 뇌 MRI 검사, 혈액검사, 설문지 조사 등을 실시했다.

심리적, 정신적 변화의 상관성을 보여준 체험형 템플스테이
여러 부분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건 체험형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기 전후 촬영한 MRI의 결과이다.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resting functional connectivity)에서 위이마이랑(superior frontal gyrus)과 입쪽 앞대상피질(rostral Anterior Cingulate Cortex, rACC)과의 연결성에서 체험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서 휴식형에 비해 참가 후 뇌가 더 활성화되었다(그림). 또한 마음챙김의 변화 정도 혹은 회복탄력성의 변화 정도와 뇌 연결성과의 상관관계가 있어, 뇌기능의 변화와 실제 템플스테이를 통한 심리적, 정신적 변화의 상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로 4편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2-5) 처음 논문을 투고했을 때 리뷰어들은 템플스테이가 명상의 일종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는 명상, 운동적 요소, 사찰음식, 산에서의 쉼, 규칙적 생활 등 여러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단순히 명상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필자는 리뷰어들에게 템플스테이가 한국 고유의 마음 수련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특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제 학술지에 논문이 발표됨으로써 템플스테이가 특수한 한국적 마음 수련 프로그램으로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템플스테이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1. 템플스테이 정책개발 연구보고서, 이상봉, 김창수, 배금란, 권기찬, 김동수. 불교사회연구소, 2013

2. The effects of four days of intensive mindfulness meditation training (Templestay program) on resilience to stres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Hwang WJ, Lee TY, Lim KO, Bae D, Kwak S, Park HY, Kwon JS. Psychol Health Med. 2018;23:497~504

3. Enhanced attentional network by short-term intensive meditation. Kwak S, Kim SY, Bae D, Hwang WJ, Cho KIK, Lim KO, Park HY, Lee TY, Kwon JS. Front Psychol. 2020 Feb 7;10:3073

4. The immediate and sustained positive effects of meditation on resilience are mediated by changes in the resting brain. Kwak S, Lee TY, Jung WH, Hur JW, Bae D, Hwang WJ, Cho KIK, Lim KO, Kim SY, Park HY, Kwon JS. Front Hum Neurosci. 2019, 26;13:101

5. Plastic changes in the white matter induced by Templestay, a 4-day intensive mindfulness meditation program. Yoon YB, Bae D, Kwak S, Hwang WJ, Cho KIK, Lim KO, Park HY, Lee TY, Kim SN, Kwon JS. Mindfulness 2019:10: 2294~2301

권준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방문교수를 지냈다. 과학적 탐구를 통한 뇌와 마음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문적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로 있으면서 뇌인지과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 『강박증의 통합적 이해』(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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