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필요한 나에게 주는 행복한 선물 "템플스테이"

현대 사회에 기여하는
사찰의 역할과 템플스테이

하원 스님
영월 망경산사 주지

사진_Buddhism & Culture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계절을 느끼고 바람 소리를 듣고 낙엽을 밟고 다른 분들의 조근조근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니 순간순간이 너무 평화롭고 좋았습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자연을 보는 찰나의 순간이 앞으로 험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온 분들도 너무 좋아서 첫 템플스테이 정말 완벽했습니다!” (망경산사 템플스테이 참가 후기 중에서)

코로나 시기에도 참가 열기 식지 않은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참가자들을 만나거나 그들이 남긴 참가 후기를 보면 템플스테이를 방문하기 전에 참가자들은 ‘불교의 교리를 배우며, 매우 정숙해야 한다’는 등 어느 정도 불교, 사찰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템플스테이를 방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찰에 도착해서 새롭게 펼쳐지는 주변 경관을 바라보고 자연에서 숨 쉬다 보면 어느새 자연에 동화되어 일상의 피로감과 압박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느끼게 된다.

템플스테이는 한국의 사찰에서 머물며, 한국 불교의 문화, 수행 정신, 사찰 내외 문화관광적 자원과 자연환경 및 사찰의 일상을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당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통 사찰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숙박을 제공해 한국을 홍보하고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시작되었다.(한국불교문화사업단 영상 자료 발췌)

2002년 33개 사찰에서 991명을 대상으로 처음 템플스테이가 시작된 후, 2023년 5월 기준 144개 운영 사찰로 증가했고, 2002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참가자는 연인원 600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도 2022년에는 ‘20주년을 계기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 확보’, ‘템플스테이 사회·환경적 가치 확산’을 기치로 내세우며 다양한 방법으로 템플스테이 20주년을 기념했다. 그 결과, 엔데믹을 향해 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였음에도 43만여 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코로나19 이전 연간 50여 만 명이 참가했던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문화상품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전문적인 운영과 전국에 있는 개별 운영 사찰의 노력으로 템플스테이는 2009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관·민이 협력해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세계 5대 관광문화자원으로 선정되었고, 2010년에는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대 아이콘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제 템플스테이는 명실공히 한국의 전통 불교문화를 활용한 성공한 문화관광 상품으로 국내외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21년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템플스테이 참가자 만족도 조사 결과, 내국인의 경우, ‘휴식’·‘일상의 재충전’(62%), ‘자아 성찰/심신 안정’(23%)을 위해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템플스테이가 전통 사찰에서의 체험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심신의 휴식을 취하며,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함으로써 국민의 행복 증진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템플스테이 참가자에 대한 임상 실험을 통해 템플스테이의 심신 치유 및 삶의 질 증진 효과(서울대학교, 2011년, 2015년), 템플스테이 참가자의 불안감,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서울대병원, 2016년 공동 연구).

또한 외국인의 경우,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36%), ‘불교문화에 대한 관심’(18%)이 템플스테이 방문의 주요 동기임을 고려할 때, 템플스테이가 우리의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받던 2020년, 2021년에는 고통 분담과 대국민 힐링을 위한 다양한 템플스테이를 실행하며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템플스테이에 참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익형 템플스테이도 운영되고 있다. 또한 대다수 전통 사찰이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관광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템플스테이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이 템플스테이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 그리고 소외 계층, 지역 사회 등 사회 전체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며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템플스테이를 위한 방안
템플스테이가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2021년 템플스테이 참가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내외국인 모두 프로그램 관련 개선 의견이 많이 제기되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과 기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개선 및 강화에 대한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힐링과 치유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으므로 템플스테이에서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명상, 참선 프로그램의 확대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멘털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재방문 유도를 위해 SNS 등을 활용한 참가자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참가자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사찰의 변화하는 사계절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양한 할인 이벤트와 템플스테이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해 한 번 방문한 참가자의 자연스러운 재방문을 유도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셋째, 템플스테이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홍보하고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감안해, 외국인 참가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홍익대 근처나 강남역 부근 등 외국인 방문이 많은 지역에 템플스테이를 상시 홍보할 수 있는 홍보관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국인 방문이 증가하는 국가적인 메가 이벤트가 있을 경우 주최 측과 협력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8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개최되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외국인 참가자 유치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템플스테이의 세계화를 위해 현지 템플스테이 소개를 비롯한 한국 초청 프로그램 등도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팸투어, 다양한 할인 이벤트 등을 실시해 꾸준하게 템플스테이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진_Buddhism & Culture

마지막으로 템플스테이 운영은 업무 특성상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템플스테이 참가 후기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마음, 스님, 생각, 감사…’ 등의 단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연관어 분석까지 해보면 결국, “템플스테이를 방문해 스님과의 차담에서 스님이 해주신 말씀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고 생각이 정리되어 스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추론할 수 있었다. 또한 ‘스님과의 차담’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템플스테이에 있어서 지도법사 스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는 불교 수행자인 스님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독특한 측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참가자들에게 좋은 인상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템플스테이 운영 인력인 지도법사 스님과 실무자 선발에 있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아울러 운영 인력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건전한 사찰 문화와 업무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운영 인력의 적절한 보상 체계와 복지정책 그리고 운영 인력의 전문화를 위한 인력 관리 방안도 필요하다.

어느덧 템플스테이가 스무 살 청년 나이를 넘어 21주년을 맞이했다. 1700년 한국 불교의 긍지와 자부심이 될 템플스테이 21주년을 맞이하는 2023년! 향후 100년의 템플스테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국민 곁에서 함께해야 한다. 템플스테이가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탈종교화 시대에 전통문화를 보존·계승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며 국민과 전 세계인의 행복과 힐링을 전하는 지속 가능한 템플스테이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하원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현재 영월 망경산사 주지로 있으면서 템플스테이 전문위원을 맡고 있고 중앙승가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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