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씀을 내려놓고
내게 맞는 요가 하기
김안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요가 심신 세러피스트
우리의 몸은 우리의 감정과 욕구, 기억, 생각을 모두 담고 있다. 나의 몸 밖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은 나의 것이 아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다루는, 수천 년 이상 이어져온 자기 탐구의 과학이며 최근에는 많은 분야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위한 사념처(四念處) 수행을 말씀하셨다. 그 처음이 몸(身)이고 두 번째가 느낌(受)이다. ‘동적 명상’으로 언급되는 요가 자세 수련은 호흡이 중심으로 움직임을 통해 어떤 감각과 느낌이 일어나는지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신념처 수행이자 수념처 수행이다.
이렇게 요가 자세를 활용할 때는 고난도 동작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어려운 동작은 그 자세를 성취했는지, 못했는지에 주의를 보낸다.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익숙한 방법이다. 그러면 요가 자세가 주는 유익함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고, 때로는 통증과 부상을 입기도 한다. 심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자세를 잘하는 것보다 나에게 편안함과 안정감 있는지 먼저 살피는 방식이 유익하다. 이제부터 요가 자세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나의 상태에 맞춰 단계별로 요가 자세를 조절하는 방법을 탐구해보자.
지금 자신의 목과 어깨로 주의를 돌려보자. 목과 어깨에 감각은 어떤가? 묵직한가? 뻐근한가? 이제는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다섯 번 반복한다. “내가 최고여야만 해”, “반드시 성공해야 해”, 혹은 어떤 문장이든 자신을 습관적으로 채찍질하는 말을 선택할 수도 있다. 반복하는 생각과 함께 목과 어깨의 감각을 느껴본다. 어깨나 목, 또는 등이 긴장되는 것을 알아차렸는가? 만약 감각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긴장해야 할 일들이 참 많고 습관적으로 그런 긴장을 만드는 행동을 하지만 알아차리지 못한다. 긴장도가 높은 사람들은 긴장을 떨어뜨리고 나서야 긴장이 많았는지 알기도 한다.
많은 현대인들이 잦은 스마트 기기의 사용과 앉아 있는 자세와 운동 부족 등등의 이유로 목과 어깨의 통증을 경험한다. 그런데 목과 어깨의 통증은 비단 나쁜 자세와 과사용 때문만은 아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일상 속에 상존하는 과도한 심리적인 부담과 책임, 불안, 스트레스 역시 목과 어깨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
호흡은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는데 유용하다. 따라서 요가 자세를 할 때는 호흡과 움직임을 맞추기보다는 호흡이 동작보다 약간 먼저 시작되고 동작보다 조금 더 길게 유지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마치 서퍼들이 파도에 올라타는 것처럼 호흡을 타고 움직인다.
제시된 그림은 웃따나아사나(uttanasana)와 그 변형이다. 1번 자세는 유연성이 부족하거나 등과 어깨에 긴장이 많은 사람, 앉거나 서서 오랜 시간 작업을 했다면 이완을 위해 진행한다. 벽에 엉덩이를 기대는 2번 자세는 짧아진 다리 뒤쪽을 늘이는 동시에 등과 어깨의 긴장을 내려준다. 3번 자세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람들에게 적합하지만 무릎을 약간 구부려서 상체 무게를 다리에 완전히 맡겼을 때 느낌에 주의를 기울인다.
◎ 웃따나아사나에 대한 안내
1. 어떤 자세를 시도하든지 발바닥이 바닥에 흔들리지 않고 골고루 잘 닿아 있는지 느껴본다.
2. 먼저 숨을 마시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팔을 위로 들어 올린다.
3. 내쉬는 숨을 알아차리면서 상체를 다리 쪽으로 내려준다. 이때 목에 힘을 빼고 무릎을 충분히 구부려 배가 허벅지에 먼저 닿도록 하고 내려간 상태에서는 상체의 무게를 온전히 다리에 맡긴다.
4. 들숨을 알아차리면서 시작 자세로 돌아온다. 이때 뒤꿈치와 발바닥 전체를 지면으로 누르면 상체를 일부러 들려 하지 않아도 복부가 허벅지에서 살짝 떨어진다. 그 움직임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발로 지면을 누르면서 시작 자세로 돌아온다. 4회 반복 후에 상체를 다리 쪽으로 숙인 자세로 머물면서 4회 호흡하며, 복부와 다리가 접힌 부위에서 호흡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린다.
5. 요가 자세를 마치고 나면 잠시 머물러 자세 후에 느껴지는 감각을 알아차린다.
주의점
내려가고 올라올 때 머리를 먼저 움직이거나 등을 긴장시키지 않는다.
상체를 깊게 숙였다 올라오면 어지러운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눈을 뜬다.
김안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치유학과에서 요가치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불교대학원대 초빙교수로 있으며, 요가와 명상을 통해 개인의 심신의 문제와 트라우마를 다루는 요가 심신 세러피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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