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 명상 훈련으로 뇌 구조를 건강하게 변화시키기

뇌 구조를 건강하게 변화시키고 유지하는
명상 훈련

양현정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항노화장생연구소 소장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노인성 질환인 치매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18년 10.2%(75만 명)로 10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리고 있으며, 향후 17년마다 두 배씩 증가가 예상되어 2024년에는 1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병을 앓는 환자를 넘어서 치매가 가족, 이웃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인지장애인 점을 고려할 때,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예방을 위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뇌 이미지 영상 연구에 따르면 건강인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는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전체에 걸쳐 피질 두께가 얇다(Du 2007). 특히 치매 환자의 뇌는 건강인의 뇌에 비해 전두엽의 대사가 저하되어 있으며 집행 기능의 장애를 보인다(Tullberg 2004). 2012년 미국국립보건원 라오(Rao) 박사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전전두엽에서 특정 유전자 주위에 붙는 화학기의 변화(후생유전적 수식, epigenetic modifications)를 발견했다(Rao 2012). 이는 정상인과 치매 환자의 전전두엽에서 기능하는 단백질의 양이 의미 있게 다르며, 이것이 전전두엽의 구조를 유도하고 있을지도 모름을 시사한다.

전전두엽의 활성이 정상적인 뇌에서는, 전전두엽에서 편도체로 보내는 저해 시그널이 활발히 작동하는 데 비해, 전전두엽의 활성이 약할 때, 편도체의 과활성이 조절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반사적이고 빠른 감정 반응, 습관적 반응, 두려움 행동이 나타나기 쉬운 등 감정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Arnsten 2009). 치매 환자의 감정 조절이 안되는 등의 어려움은 이러한 전전두엽 손상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뇌를 훈련함으로써, 뇌 구조를 건강하게 변화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여러 방법에 의한 뇌 훈련이 뇌 구조를 변화시킴을 시사한다.

명상은 뇌를 훈련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2013년 서울대 병원에서 수행하고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에 발표한 명상 연구에서는, 3년의 장기 명상 경험자(뇌파 진동 명상 수행자) 46명과 비경험자 46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법과 확산텐서영상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다양한 변화가 발견되었는데 특히 뇌의 전방부, 그중에서도 내측 전전두엽에서 피질 및 백색질의 두께가 증가했다. 이는 명상에 의한 뇌 훈련이 감정 조절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요한 명상이,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 뇌의 기능을 조절하고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혁신적 건강의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흥미로운 연구다.

위의 논문에서 사용한 명상법 중 혼자서도 쉽게 따라 하기 쉬운 뇌파 진동 명상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신을 가볍게 스트레칭 등으로 푼 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눈을 가만히 감고 척추를 바로 세워 앉아보자. 먼저 아래 그림에서처럼 가볍게 머리를 흔들면서 후~하고 호흡을 내쉬면서, 아랫배 또는 가슴을 두드려준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아랫배를 두드리면 에너지가 강화되어 전신이 따뜻해지고 가슴을 두드리면 쌓였던 감정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유롭게 시간을 정해놓고 끝난 후에는 가만히 앉아 자신의 호흡을 가만히 느껴본다.

노화와 함께 질병을 얻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자신의 뇌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건강한 삶을 주도하는 고요한 혁명을 일으켜보는 것도 행복을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까.

양현정
일본 동경공업대학교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생명전공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과 Faculty member를 지냈으며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융합생명과학과·뇌교육학과 교수와 항노화장생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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