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때를 안다는 것 | 불교의 시선으로 보는 음식

음식의 때를 안다는 것

공만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음식문화학 담당 대우교수


종교들은 음식과 관련해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설정해놓고 있고 불교도 예외는 아니다. 이 가운데에는 종교와의 관계에서만 의미 있는 금기와 개인의 종교와 관계없이 유익한 내용들이 존재한다.

하루 세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식사에서 매번 적당량의 음식을 먹는 일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라도 쉽게 과식하거나 야식을 포함한 식사 횟수가 늘어나는 모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기후, 환경 이슈나 동물권 등과 관련해 또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육식을 금지하거나 줄이자는 주장을 흔히 접하게 된다. 때로는 극단적인 형태의 육식 금지 주장도 보게 된다. 육식과 같은 음식의 질에 초점을 맞춘 논의들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어쩌면 음식의 질보다는 ‘음식의 때’가 더 중요할지 모른다.

불교 경전은 금지된 시간에 먹는 비시식(非時食)과 관련한 계율이 있는데 이는 주로 수행자를 그 대상으로 하는 계율이다. 일상적 활동을 하는 재가자에게 하루 세끼의 식사 횟수를 줄이는 일은 용이치 않은 일이다. 불교 신자들에게 권할 만한 일상적인 음식 권고는 식사의 때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된다.

2021년 6월 신용카드 결제 건수에 바탕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의 야식 소비 패턴을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치킨(25.56%),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22.47%), 백반 등(20.41%), 호프·맥주(13.89%)가 소비되며 이들 4개 업종이 야식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야식으로 가장 즐겨 먹는 메뉴는 육류이자 기름으로 튀긴 치킨이며 두 번째로 선호되는 메뉴 역시 육류 패티와 기름기 많은 각종 소스를 사용하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이다. 또한 백반 등 때늦은 식사와 호프 등 술 소비가 뒤를 따르고 있다.

보다 심각한 야식 관련 데이터는 젊은 층에서 보이고 있다. 특히 집을 떠나 자취, 하숙,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은 집에서 거주하는 층에 비해 불규칙한 식사와 외식 빈도가 높았으며 다양하지 않은 편중된 식품을 섭취하고 편의식품을 선호하며 저녁에 과식하는 비율도 높았다. 이들이 야식하는 시각은 자가군의 경우 밤 9~11시(31.4%), 기숙사군은 밤 11시와 새벽 1시(60.7%)가 가장 높았고, 자취군은 밤 9~11시, 밤 11시~새벽 1시가 각각 34.2%를 보이고 있다.

위의 지표들은 식사 때가 아닌 야식이 육류 소비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 요소와 보다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계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TV, 유튜브 등 방송 매체들이 밤 시간대에 방영하는 먹방 등으로 식사 때를 벗어난 음식 섭취를 더욱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들도 더욱 야식을 부채질한다.

불교 문헌은 밤 시간을 ‘귀신의 식사 시간’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말은 밤 시간대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로, 이 시간대에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 몸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종교적 관점을 떠나 일상적 수준에서 그리고 건강에 초점을 맞춘다면 식사의 때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만식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석사, 인도 델리대에서 인도 불교사와 초기 불교로 박사를 영국 런던대 SOAS와 킹스컬리지에서 음식학과 종교학을 수학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 음식문화학 담당 대우교수로 있다. 저서에 『불교음식학 - 음식과 욕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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