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없는 불교에 대한 해설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
불교가 한반도에 전파된 이후 현재까지 어림잡아 약 1,700년의 시간이 지났다. 긴 시간만큼 불교는 불자를 포함해 현대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종교로 존재하고 있다. 불교의 음식·사찰·의례 등 다양한 영역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듯 익숙한 불교 그 자체 혹은 불교와 관련된 특정한 요소에 대해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찰을 ‘절’이라고 부르게 된 유래는 무엇인가? 조선 시대의 숭유억불(崇儒抑佛)로 인해 도시의 절들이 대부분 산으로 옮겨갔지만 여전히 ‘봉은사’ 등의 절은 도시에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에 여전히 남아 있는 절들의 명칭에 ‘봉(奉)’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는 불자는 물론 불교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쉽사리 설명할 수 없는 불교에 대한 해설을 위해 작성되었다. 불교에 관한 해설서는 무수히 많다. 그렇지만 불자 혹은 불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불교에 대해 갖게 되는 단편적이거나 심도 있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 포괄적으로 답변해주는 책은 많지 않다. 저자인 자현 스님은 “최대한 불교 용어를 배제하는 불교 책, 그리고 누구나 이 정도만 알면 되는 서머리(summary) 불교라는 개념”을 고민했고, 이를 집필한 결과물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이다.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는 것은 흥미 위주로 설명한다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 책은 불교에 대한 ‘서머리’를 지향하지만 종교로서의 불교를 ‘전문가’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인터넷 자료와는 변별점을 지닌다. 아울러 불교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물론 불자에게도 유용하고 알아두면 좋을 ‘상식’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의 한 부분은 ‘한 달에 몇 번이나 절에 가야 할까?’에 대한 질문을 다룬다. 이에 대해 음력 “초하루와 보름은 절에 가는 날”임을 설명하는 동시에 ‘관음재일’과 ‘지장재일’의 의미를 함께 제시한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1~2장은 불교에 대한 일반적 내용을 다루며, 3~4장은 불교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신앙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 1장 ‘입문-불교란 무엇인가’는 절, 향, 사찰, 불상의 유래 및 의미와 함께 불교의 구성 요소 등을 다룬다. 2장 ‘문화-사찰의 이해’에서는 사찰의 건축학적 구성(문의 개수, 종과 북, 탑 등)과 그 의미를 서술하고 있다. 3장 ‘신앙-기도란 무엇인가’는 『반야심경』과 『금강경』 등 불교의 경전, 염불과 108배 등의 의식에 대한 부분이다. 4장 ‘순례-어디를 가볼까요’에는 3대 관음성지, 삼보사찰, 지장보살의 성지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장이 나뉘어 있지만, 주로 질문의 형태로 구성된 각 장의 세부 목차를 보고 읽을 부분의 순서를 정하는 독서 방법도 가능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교에 대한 해설을 다양하고 당대적인 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쉬운’ 불교 해설서를 지향하고 있다. 더불어 200여 장의 다양한 사진은 불교에 대한 폭넓은 간접 경험을 제공한다.
8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의 저자인 자현 스님을 초청해 사찰, 신앙, 순례를 초점에 두고 불교에 대해 조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선우|화요 열린 강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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