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불자로서 나의 본모습을 찾고 싶다 | 나의 불교 이야기

진실한 불자로서
나의 본모습을 찾고 싶다


정호정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 4학년, 제4기 대원청년 불자상 수상자



창 시절, 한국사를 공부할 때에 큰 흥미를 느낀 적이 별로 없었다. 불교에 관한 내용을 배울 때도 이 느낌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사 책에 등장하는 사찰과 불탑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느낄 겨를도 없이, 내용을 암기하는 데만 집중했던 기억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험 준비를 위해 1년 전 새로이 한국사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때, 예전에 공부한 것과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불교 파트의 내용만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통일신라 시대의 불교를 설명하면서 불교의 교리에 관한 내용과 함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정림사지 5층 석탑 등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에 대해 듣게 되었다. 책을 통해 수도 없이 봐왔던 사찰이고 불탑이지만, 어쩐지 이전보다 마음이 더 끌렸다. 더불어 사람들이 불교에 귀의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다른 존재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근본을 찾는 것이라는 불교의 교리를 배웠을 때, 절대적인 존재에게 의지해 도움을 얻고자 하는 여타 종교와 다른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 때마침 진로에 대해 방황하고 스스로의 나약함을 여실히 깨달아가던 시기였기에, 타인에게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더욱더 마음에 깊게 와닿았다. 이렇게 우연히 불교를 다시 마주치게 된 것은 운명이라고 믿으면서 그날 밤 학교 불교 동아리의 연락처를 찾아 바로 가입을 했다.

그 후 매주 있는 동아리 법회에 열심히 참여했다. 법회는 명상 법회와 마음공부 법회 두 가지로 진행되었는데 처음 참여한 법회는 마음공부 법회였다. 스님과 함께 각자 최근에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불교에 관해 많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레 불교 동아리에 들어온 신입 부원이었기에 명상 법회를 하거나 불교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을 스님께 털어놓았다. 스님께서는 교리에 관한 내용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참선’을 이야기하셨고, 기회가 되면 근처 절에 가서 마음을 키울 것을 추천해주셨다. 그로부터 얼마 후 부모님과 함께 대둔산으로 등산을 갈 기회가 생겨 근처의 절을 알아보니 ‘태고사’가 있어 잠시 들르게 되었다. 불자가 된 이후에 처음으로 가게 된 사찰이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스님의 말씀을 되새겨, 절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자 했고, 불상 앞에 가서 한참 동안 올 한 해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부처님께 가감 없이 말씀드리고 나왔다.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다. 이후 여름방학 기간에는 문경의 한마음선원에 찾아가 많은 법우님들, 스님들과 함께 좌선을 하는 시간을 가졌고, 밤에는 촛불을 켜놓고 예불을 올렸다. 스님들께 말씀을 여쭙고 고민을 털어놓은 뒤에, 스님들께서 전해주시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근심 걱정이 맑은 공기 사이로 날아갔다. 예불 시간에도 마음이 환해지면서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 색다른 행복함을 느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하지 못했던 연등회와 같은 큰 동아리 행사와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들이 차츰 재개된다고 하니 시간이 나는 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참선하는 진실된 불자가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래서 20여 년 동안 발견하지 못한 내재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학교 동아리에서 하는 법회를 비롯해 여러 가지 활동들이 나의 참된 모습을 찾고자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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