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하는 간단한 불교의 건강법! | 일상 속 불교 건강법

몸으로 하는 간단한 불교의 건강법!


공일 스님
봉은사 교육지도법사, 동국대학교 객원교수


절은 대지에 자신을 내려놓아 참회와 발원을 하는 예경의 자세이다.
이 간단한 불교의 예절은 호흡을 차분하게 하며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교정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 신체 동작은 면역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불교의 가르침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불교에서 가르치는 예경법으로 손을 교차해 아랫배에 차분히 대고 있는 차수(叉手)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분산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합장(合掌)은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무릎을 꿇고 몸을 최대한 수축하는 방법인 절은 하심과 겸손과 예경에 대한 표시이다. 차수, 합장, 절이라는 세 가지 사찰의 기본 예절은 아주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건강법이기도 하다.

무명! 불국토를 보지 못하는 장애
『금강경』의 표현 방식에 의하면, 신체는 유위법에 해당하므로 꿈과 허깨비, 물거품과 그림자, 이슬과 번갯불(夢幻泡影露電)과 같은 현상일 뿐이다. 중생의 신체는 기세간을 이루는 지수화풍을 토대로 구성되므로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이 몸은 주인 없는 버려진 땅(地)과 같으며, 이 몸은 실체가 없는 불(火)과 같다. 이 몸은 바람(風)과 같아 생명이라 할 수 없고, 이 몸은 물(水)과 같아서 실체로서의 존재라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불교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생명체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흐름을 겪는다. 물질계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이 전제 조건을 인정하게 되면, 나이 들어 노쇠해지는 것에 대한 시선은 달라진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 질병?
현대 의학이 제시하는 안티에이징(Antiaging) 개념은 노화를 질병이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생명현상에 대한 왜곡으로 커다란 잘못이다. 생명에 대한 연기적 흐름을 무시하고자 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불교는 일체에 대해 참회와 발원의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음을 권하고 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합장은 흐트러진 마음을 모으게 한다. 나아가 억겁의 과거로부터 무량한 미래의 시간 그 한가운데서, 또한 상하좌우 시방의 공간 한가운데서 자신의 불성을 찾도록 요구한다.

삼간! 시간 공간 인간, 그 한가운데!
시간과 공간의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기게 된다. 즉 시간과 공간, 인간이라는 삼간(三間)을 깨달아 모든 물상의 근본 토대인 땅을 가까이하며 원력을 세운다. 불성을 가슴에 포개고 껴안은 상태인 합장으로부터 서서히 무릎을 꿇는다. 허리를 접으며 본원의 성품을 대지에 내려놓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예경으로서의 절이다. 스스로를 작은 씨앗이라 여기는 태도이기도 한다. 서서히 일어서면서 씨앗이 발아해 나무로 자라나는 형상을 재현한다. 반듯하게 일어서서 합장한 손을 끌어내려 두 손을 배꼽 아래 차분히 거두어두는 차수를 한다.

차수, 합장, 그리고 절하기!
차수는 마음을 아래로 끌어내려 심지의 뿌리를 깊이 하는 하심이다. 합장은 한마음으로 설명되는 일심을 뜻하지만, 삼간을 온전히 인식하는 우주적 사건에 동참하는 종교적 태도로 이어진다. 절은 대지에 자신을 내려놓아 참회와 발원을 하는 예경의 자세이다. 이 간단한 불교의 예절은 호흡을 차분하게 하며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교정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 신체 동작은 면역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불교의 가르침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눈이 멀고 마음이 어두워 삶이 고단하거든 손을 모으고 차분히 절을 해보시라!

공일 스님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수의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봉은사 교육지도법사와 동국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