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교 이야기 ②
42,000km를 오가며 키운 불심
김민정
대원아카데미 졸업생
20년 전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문득 염불 테이프를 주시면서 힘들 때 들으면서 108배를 하라고 권유했다. 우연히 접한 염불 소리는 내가 처음 불교를 접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참이 지나 염불 테이프를 틀어놓고 108배를 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다음 날에도 염불 테이프를 들으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그러자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고요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는 염불 소리가 지친 마음에 편안하게 안정감을 주어 신선하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나의 삶 속에 불교가 천천히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가족끼리 나들이를 가더라도 지역의 사찰 등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당시 부처님이 누군지, 수행이 무엇인지,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법당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그 시간을 통해 불교는 나의 마음의 안식처였으며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주부이다 보니 뭘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몇 해 전부터 자녀들도 성년이 되어 내가 하고 싶은 취미, 강좌 등을 조금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래서 『BBS불교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박사님의 권유로 제대로 체계가 잡힌 전문적인 곳에서 평소 관심 있었던 상담과 불교에 대해 배워보고자 대원아카데미를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마음속에서 갈등과 고민이 컸다. 광주광역시에서 매주 1회 금요일마다 당일로 서울을 다녀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한 혼자서 외지를 다녀본 적이 없었기에 두려움이 앞섰다. 당일 왕복거리만 해도 700km나 되었다. 결혼 후 가정주부로만 살았던 나에게는 부담과 압박이 크게 다가왔다. 새로운 도전에 지인과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더 늦기 전에 더 건강할 때 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보았다.
막상 다녀보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을 오가며 강의를 듣고 매주 과제와 시험이라는 일의 고단함과 수고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2~3일 전부터 스케줄을 정리해두어야 하고 6시에 일어나서 23시경에 집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하루 종일 굶는 날이 많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열차 안에서는 취식이 금지되어 음식을 먹지 못하니 어느 때는 지하철에서 파는 떡과 김밥 등으로 단출하게 끼니를 때워야 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교’와 ‘불교와 융합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 힘든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내고 용맹정진했다고 자부한다. 또한 지도교수님들의 응원과 함께 공부하는 법우들의 격려 덕분에 4학기를 수료했다. 교수님들께 배우고 익혀서 실천행으로 생활하면서 내 삶 속에서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어느 수업에서는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실천하면서 한 주를 보내고 오라던 교수님의 과제가 떠오른다. 실천해보면서 정말 내 마음이 행복했다. 상대방에게 감사라는 표현을 하면 상대방은 한층 더 너그러움과 관계의 이완을 통해 나에게 더 친절함으로 답한다. 정말 서로 즐거워지고 행복해지고 내면에는 좋은 감정들로 가득하게 되는 것을 실제로 느끼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내 삶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상담과 대화를 할 때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하면 아는 만큼 이야기한다는 말처럼 나 자신에게도 자신감이 생기고 체계적인 상담과 내담자의 심층 마음을 더 이해하고 헤아리는 데 어려움이 덜하고 공감이 잘 이루어지니 소통 또한 자연스레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만의 상담 기술과 나만의 지도하는 법이 자연스레 생기게 되었다.
불교를 만나, 상담을 만나 참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었다. 나 자신을 유익하게 하는 지혜로운 삶의 시간이 되었고 최고의 부지런함과 함께 아름다운 생활이었다. 이러한 경험과 쌓아온 배움을 바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을 새긴다.
김민정
대원아카데미(2년 4학기 과정의 평생교육기관)의 심리상담사 과정을 마쳤다. 요가지도자, 실버인지놀이지도자, 실버건강운동지도사, 웃음운동지도사, 아로마전문관리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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