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적과 기후위기에 대한 불교적 해법 | 기후위기 3

기후위기 3


지구의 기적과 

기후위기에 대한 불교적 해법


김성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지구와 같은 기적적인 행성이 우주에는 몇 개나 있을까?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행성으로 태양계와 은하계에서 이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지구는 46억 년에 걸친 우주 생성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최적의 화학 조성을 가진 핵부터 은하계 중심에 숨어 있는 블랙홀에서 안전한 거리에 있다는 점까지 다양한 조건들이 잘 맞아떨어진 덕택에 지구는 각종 생명체로 가득하다. 생물 총량으로 보면 식물이 82%, 박테리아가 13%, 동물은 0.4%, 인간은 0.01%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위기는 0.01%의 반란이다. 


지구의 조건

지구는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지구는 생명 친화적인 탄소를 계속 재순환한다. 먼저 대기 중으로 방출된 탄소가 지각에 묻힌다. 수백만 년 동안 지각에 묻혀 있던 탄소가 지구 중심의 지각판이 충돌하는 영역으로 스며든다. 뜨거운 맨틀로 들어가면서 녹는점에 도달하고 화산 활동을 통해 지표면으로 올라와 대기 중으로 다시 배출된다. 1만 7,000년 동안 이어진  안정기를 지나 대기 중으로 탄소를 뿜어내는 인간에 의해 지구는 새로운 기후의 시대를 맞이했다. 지구에는 해로운 광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있다. 지구의 자전축이 요동치지 않게 고정해주는 큰 달도 있다. 달이 없다면 지구의 지축은 20도 정도 요동쳐 생명이 지속적으로 번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구의 다채로운 표면은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지구의 자기장은 태양풍을 막아준다. 태양의 하전입자 때문에 오존층 위에 생긴 극광은 태양에서 분출되는 해로운 방사선과 폭발 물질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

19세기 말 이래 지구의 평균 기온은 0.85℃ 올랐다. 지구온난화는 1960년대 이후에 대부분 진행되었다. 기후의 자연 순환을 통해 지구온난화에 지역적 차이가 있으며 불균등하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이 현상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가 산업화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났다.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기적의 지구에 환경 위기가 진행되고 있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2016년의 기록적인 더위는 지표면 온도가 20세기 평균보다 0.94℃ 올랐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속적으로 지구를 두껍게 둘러싸며 지표면의 열기를 가둔다.

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는 주장에 90% 이상의 과학자가 동의한다. 1832년 284ppm, 1911년 300ppm,  1987년 350ppm,  2016년 400ppm을 넘었다. 이산화탄소를 1톤 배출할 때마다 3㎡의 북극 얼음이 녹는다. 이 현상으로 북극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의 얼음의 양은 해수면을 70m 이상 높일 수 있다.

기후가 혹독해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폭우, 폭설이 일어나고 있다. 2003년 유럽의 폭염은 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대 제트기류는 높은 고도의 기류로 극소용돌이라고 불리는 북극의 저기압 대기를 남쪽의 따뜻한 고기압의 대기로부터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기류가 남쪽 깊숙이 내려가면서 온대지방에 한파와 폭설을, 북쪽으로 튀어나온 기압마루 아래 지방에는 더위와 가뭄을 가져온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원자력, 풍력, 태양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 


불교적 해법 

인간의 비약적인 발전은 축적할 수 있는 능력에 기인한다. 인간 외 어떤 생명체도 축적을 하지 않는다. 축적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40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지구 생명체의 0.01%에 불과한 생명 총량을 지닌 인간이 지구를 인간 중심의 무대로 바꾸었으며, 무절제한 개발이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업의 근본 뿌리는 탐심과 진심과 치심이다. 무명인 치심에 의해 물질적 탐욕인 탐심과 정신적 탐욕인 진심이 생기고 축적된다. 결국 탐욕이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지구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 지구 곳곳에서는 한파와 폭설이 일어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줄 온전한 지구는 없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지구가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져서 다른 지구를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다른 지구를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을 개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는 환경파괴를 극복할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탐욕을 절제하고 정화하는 방법은 깨우침을 세우는 길밖에 없다. 깨우침으로 부처가 되는 길은 일심동체이며, 공이며, 자비이며, 인드라망이다. 일심동체 하나이기 때문에 대긍정이다. 부처의 모습은 일심동체이며 공이다. 부처의 내용은 자비이며, 부처의 관계는 연기인 인드라망이다. 『화엄경』에는 인드라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인드라망은 넓고 큰 그물인데 그물코마다 구슬이 달려 있어 한 구슬이 움직이면 모든 구슬이 움직인다는 전일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법성게」에서는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 한 티끌에 온 세상이 들어 있고, 세상의 모든 티끌이 다 그러하네”라고 표현하고 있다. 

연기를 깨치는 방법이 고, 집, 멸, 도 사성제이다. 고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문제로서 과제의 제시이다. 집은 고가 생긴 원인, 이유이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구환경 문제도 그렇다. 문제인 고가 해결된 상태가 멸이다.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모르니까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멸을 하기 위한 실천 방법이 도이다. 부처님께서 팔정도를 말씀하신 것이다. 불교의 인식 체계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다. 

몸의 오장육부가 썩고 있다면 그냥 내버려둘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옆에 있는 하천에 오물이 쌓여 썩고 악취가 나도 아무도 자신의 몸과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인식이 세상을 구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큰 우산 속에 있는 인드라망같이 연결되어 있는 구슬과 같은 것이다. 한 생명체는 하나의 구슬이지만 모든 생명체가 연결되어 있는 구슬이다. 한 구슬의 자각이 전체 구슬에 영향을 미치며 전체를 구할 수 있다. 하나의 구슬이라도 깨우침으로 나아가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절제된 기운을 발산하게 하자. 경주 남산에 있는 옥돌로 이런 구슬을 하나 만들까.  

육조혜능이 남악회양에게 “어떤 한 물건이 여기에 왔는가?” 하고 묻는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온 회양은 8년 동안 이 물음에 매달렸다. 깨우침을 얻고 혜능에게 달려가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 하고 답했다.  


김성규 

영남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교실 교수를 거쳐 현재는 영남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통섭연구원 대표로 있다. 저서로 『불교적 깨달음과 과학적 깨달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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