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치를 알려준 불교 | 나의 불교 이야기

나눔의 가치를 알려준 불교


박경표 

경기대학교 관광개발학과 4학년



10년 전 독실한 불자인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대구 대관음사 어린이 법회 봉사자로 처음 불교에 발을 디딘 날이 생각난다. 불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생이었지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법회의 특성상 참여자가 아닌 봉사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나에게 어머니는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보림회의 독거노인 대상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권유하셨고, 절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졌다.

두 달이 지나고 또래 불자 친구들과 친분이 생기고 무엇보다 자원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불교 교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동생과 함께 교리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다. 제4회 나란다축제 교리 대회에 함께 참가해 동생은 장려상을 수상한 경험도 있다. 수상은 하지 못했으나 불교와의 인연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면서 청소년 법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청소년 법회 대표로 제등 행렬 때 앞 주자로 걷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절에 다니시던 어머니는 부처님을 만나 삶의 힘을 얻었고, 불교 교리가 주는 교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시곤 하셨다. 사춘기 시절 많은 걱정과 고민들을 나는 어머니와의 고민 상담을 통해 해결했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는 불교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셨던 기억이 난다. 특히 독거노인 무료 급식 봉사는 나에게 나눔의 가치를 알려준 계기였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청소년 시기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러한 배움을 기반으로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더 넓은 분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나의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500시간이 넘는 자원봉사와 공익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약 9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저소득층 청소년 멘토링, 일손 돕기, 보육원 방문, 장애인 행사 보조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손과 발이 되고자 노력했다. 대학교 재학 중에는 사회봉사와 관련된 동아리인 가온누리에 가입해 사회 공헌을 위해 노력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대관음사에서 불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눔’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마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불교와의 인연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로 참여했던 『BBS불교방송』의 청년 토론, 해외 봉사로 파견된 캄보디아에서 만난 스님과 제자들, 4학년을 앞두고 가입한 교내 불교 동아리 등 늘 불교는 나의 옆에 있었다.

2021년에는 대한불교진흥원의 제3기 대원청년 불자상도 받으면서 불교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 또한 불교연합회를 통해 참여한 ‘2021 세계일화불교국제영화제(OIBFF)’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많은 불자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최초로 개최된 불교영화제에 참여해 불교문화를 알리는 데 함께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의의 있는 활동이었다.

또한 길상사의 ‘맑고 향기롭게’ 후원 가입을 신청했다. ‘맑고 향기롭게’에서는 홀로 어르신, 장애인, 결손 가정, 저소득 가정에 반찬 나눔과 김장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월마다 적은 금액이지만 불자로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도움을 더하고자 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꾸준히 봉사를 다니시던 ‘대관음사 감포도량’에서 일손 지원을 했다. 전국적으로 들어오는 기도 접수를 돕고, 도량 청소와 공양간 일을 보조하는 등 절 운영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다.

나는 앞으로 인연을 소중히 여기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고자 한다. 어릴 적부터 연이 닿았던 절에서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나눔의 미학’을 깨닫는 불자가 되었다. 지난해 대원청년 불자상이라는 광영을 통해 신행 생활을 더욱 알차게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불자로서 무주상보시를 몸소 실천하고 바라밀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수 있길 깊이 발원해본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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