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명상 |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

길 위의 명상


가을이 오면 눈부신 햇살과 나무, 빛이 좋다


이태훈 

여행 칼럼니스트, 여행연구소 소장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중에서 어느 계절이 가장 좋을까? 봄은 모든 생명이 시작하는 계절이라 좋고, 여름은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계절이라 좋고, 가을은 봄과 여름 동안 부지런히 성장한 결과들을 누릴 수 있어 좋고, 겨울은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여 좋다. 이 중에서도 눈부신 햇살과 빛바랜 단풍이 빚어내는 가을 풍경에 마음이 더 가는 이유는 왜일까?

가을이 오면 눈부신 오후 햇살을 즐기며 거품이 풍성한 커피 한 잔으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고, 마당에 굴러다니는 낙엽을 태우며 그 타는 냄새를 맡아도 좋다. 이른 아침 안개 자욱한 전나무 숲길을 호젓하게 걸어도 좋고, 굴곡진 우리의 삶을 닮은 소나무 숲에서 사진을 몇 장 찍어도 좋고, 바람에 의해 낙엽이 이리저리 뒹구는 거리를 사랑하는 여인과 걸어도 좋고, 공원 벤치에 앉아 나른한 오후의 햇살을 즐겨도 좋다. 가을이 오면…, 무엇을 해도 좋다. 모든 것이 행복하고 모든 것이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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