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연 시인은 전남 광양 출생으로 2013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송광사 가는 길』, 『자작나무 애인』 등이 있다. 시집 『자작나무 애인』을 펴내면서 쓴 ‘시인의 말’에서 “물 위에 글을 쓰는 것처럼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리라”라고 밝혔듯, 우정연 시인의 시는 불교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수심(修心)의 차원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고명수 시인은 “우정연의 시들은 모성적 자애를 바탕으로 하여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연민과 자비의 시선으로 사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우정연의 시는 오랜 수행을 통해 얻게 된 평상심과 자기극복의 결과에 기인한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우정연 시인의 시의 내용이 되는 불교적 재료는 매우 다채롭다. 사찰의 도량 공간, 전생과 환생의 문제, 빈녀 난타 등 경전에 등장하는 인물들, 방하착(放下着)의 가르침, 화안시(和顔施)를 포함한 무재칠시(無財七施)의 공덕, 큰스님과의 인연, 사찰에서 먹는 국수를 뜻하는 승소(僧笑) 등 사찰 음식, 수행의 체험과 그로 인해 얻게 된 마음의 안심(安心) 같은 것을 두루 다룬다.
가령 철야정진의 경험은 시 「불꽃 화엄」에서 “좌복마저 송송송 땀으로 얼룩질 적에사/ 이 마음의 진흙바닥에서 어둠을 다 태운/ 부처님의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난다/ 신새벽 화엄세계가 열린다”라고 써서 수행을 통해 마음속에 일어나는 기쁨을 노래했다.
시 「여여하다」는 화엄사 일주문 돌담장 앞에 느티나무와 바위가 한데 달라붙어 있고, 서로 섞이듯 있는 것을 보고 쓴 시다. 시인은 서로 한데 뭉쳐 있는 그 둘을 보면서 나무라고 명명해야 할지, 바위라고 명명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인심(人心)만이 갈라 나누고, 여러모로 따져보고 비교하는 것이지 한데 얽혀 있는 느티나무와 바위는 그런 간택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간택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흔들림이 없이 그대로 한결같을 것이다.
문태준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BBS불교방송』 제주지방사 총괄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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