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읽는 선어록 / 백운어록
백운경한(白雲景閑 1299~1375)백운의 선법은 꾸밈없고 자연스럽다. 그는 어느 종파나 조사의 선법을 강조하지도 않았고 그때그때마다 종지에 부합하는 내용을 빌려와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견해를 무리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유행하던 간화선의 경우 몇몇 구절의 화두가 등장할 뿐 화두 참구의 방법을 애써 강조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백운은 원나라에 들어가 견문을 넓힌 이래로 꾸준히 선사상의 정보를 비축함으로써 당대 조사선의 선법을 충실하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 원문 전체 보기
- 10분으로 배우는 불교
자기 자신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일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다. 오랫동안 자신을 다그치는 언어에 익숙해진 사람일수록, 친절한 말은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가 그러하듯, 자기 자비 역시 연습할수록 자연스러워진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보다 훨씬 더 큰 존재이며,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할 자격이 있다. (계속) 원문 전체 보기
- 문진건(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 다시 읽는 선어록 / 진각어록
“둥지나 구멍에 사는 미물들은 하늘의 이치에 통하는 눈이 있고,1) 초명2)은 땅을 뒤덮는 몸을 가지고 있으며, 대천세계의 뜻을 포괄하는 경전들은 단지 하나의 미세한 티끌 속에 들어 있다.3)
여러분은 하나의 미세한 티끌을 알고 싶은가? 있다고 말해도 하나의 티끌이 되지 못하고, 없다고 말해도 하나의 티끌이 되지 못하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해도 하나의 티끌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해도 하나의 티끌이 되지 못한다.
열에 아홉은 이미 여러분에게 다 말했다. 하나를…
10분으로 배우는 불교
불교는 ‘너도, 그리고 나도 부처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쉽게 말해 깨달음을 얻으면 모두가 부처님과 동급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많은 생에서 수행과 공덕으로 깨달음을 얻으신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지장보살 등 대보살님들은 그 능력이 부처님과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래서 우리는 그분들을 부처님과 똑같이 예경하는 것이다.(계속)원문 전체 보기
- 정상교(금강대 교수)
- 인공지능 시대를 사는 불자의 자세
부처님의 수승한 지혜는 단순히 ‘한 생각 바꿈’으로 도달할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금생에 완전한 성불을 이루겠다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에 매달리기보다는, 성불을 향해 확고히 나아가는 ‘수다원향(須陀洹向, Srotāpatti-magga)’6)을 이루는 것을 현실적 지표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인생 별거 없더라” 따위 사이비 달관이나 타락의 길을 멀리 떠나, 성자의 흐름에 들어 결코 퇴전하지 않는 확신을 얻는 것, 그것이 다생에 걸쳐 성불을 기약하는 가장 정직한 수행의 길이 아니겠는가.(계…
- 자유민주주의와 정법(正法) 수호
불교의 “중도(中道)”는 양극단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하는 ‘기계적 중간’이 아니다. 고행과 방종을 넘어 실상을 바르게 꿰뚫어 보는 ‘바른 수행(八正道)’이자, 유·무(有無)의 집착을 타파하고 연기(緣起)의 진리를 여실히 보는 통찰이다. 불이(不二) 또한 현상에 매몰되지 않는 높은 차원의 깨달음을 말하는 것이지, 현실 세계에서 진실과 거짓을 뒤섞으라는 뜻이 아니다.(계속)원문 전체 보기
- 구상진(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법학박사·변호사)
다시 읽는 선어록
진각은 역대 조사들의 문답과 언구들을 사통팔달 꿰뚫는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꼿꼿하게 자신의 견해를 보여준다. 조사로서의 품격을 따진다면 한국 선종사에서 필적할 인물이 없고, 우리나라 조사선·간화선의 종조(宗祖)로 자리매김할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 걸출한 인물이다. (계속)원문 전체 보기
『서유기』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불교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 소설은 깨달음의 길이 결코 특별한 영웅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것은 두려움에 흔들리고, 집착에 넘어지면서도 끝내 방향을 놓지 않는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다. 그리고 수행의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재난은 우리를 좌절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임을『서유기』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계속)원문 전체 보기
- 문진건(동방문화대학원대 명상심리상담학과 교수)
『능엄경』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명법 스님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모든 이야기에는 발단이 있다. ‘발기인연’이라고 불리는 경전의 도입부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잘 보여주는데, 승원의 일상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탁발 후 공양을 마친 부처님에게 수보리가 질문함으로써 시작되는 『금강경』의 차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하안거를 마친 대중이 파사익 왕의 공양 청을 받아 승원을 비운 사이 홀로 탁발을 나간 아난에게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설법이 시작되는 『능엄경』은 시작부터가 매우 파격적이다. 다문제일인 아난과 주술사인 마…